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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eu 2022]특례상장 이끈 '소부장' IPO, 내년에도 이어간다'숫자'로 확인되는 안정성 주목...티이엠씨·센서뷰 등 대기

안준호 기자공개 2022-12-21 08:35:53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9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은 2022년에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종 상장은 꾸준히 이어졌다. 수요예측 경쟁률 네 자릿수 이상을 달성한 기업이 연이어 나타났다. 일반 상장 이외에도 소부장 전용 트랙을 이용해 상장한 기업도 11개사로 제도 도입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며 바이오, 플랫폼 등 적자 기조를 유지하는 성장주보다 안정적인 소부장 기업이 각광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소부장 기업 대부분이 구체적 기술력과 탄탄한 고객사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도입 3년차를 맞은 소부장 특례제도 역시 증시 입성의 도우미 역할을 했다.

◇'3년차' 소부장 트랙...10개사 상장하며 시장 안착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소부장 패스트 트랙을 이용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술특례 기업은 총 11개사다. 지난 2월 전력변환장치 생산 기업인 이지트로닉스가 포문을 연 뒤 지난달 약물전달 플랫폼 기업 인벤티지랩이 상장을 완료했다.

소부장 트랙은 지난 2019년 한국거래소가 도입한 제도다. 일본발 수출 규제 여파로 기술 국산화 필요성이 커지며 관련 기업의 증시 입성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신청 기업에게는 특례 상장에 필요한 기술성 평가를 완화해주고, 상장예비심사 기간도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해주는 것이 골자다.

기술특례 상장을 이용하려면 2개 기관으로부터 BBB등급과 A등급 평가를 받아야 한다. 소부장 기업은 1개 기관에서만 A 이상의 등급을 받으면 심사 자격이 주어진다. 초기에는 신청 기업이 적다는 우려도 존재했지만 3년차에 접어든 현재는 기술성장기업의 주요 상장 트랙으로 자리잡았다.

소부장 트랙을 이용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의 숫자는 지난 2019년 1개사에서 2020년 6개사, 지난해 9개사로 나타났다. 올해는 증시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도 소부장 트랙 상장 기업이 증가했다. 급격한 금리인상 여파로 공모주 투심이 악화되지 않았다면 더욱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수요예측 이후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한 자람테크놀로지 역시 소부장 트랙을 이용해 증시 입성을 추진했다.


◇'숫자'로 증명 가능한 경쟁력에 주목...내년도 증가 전망

공모 과정도 성공적이었다. 11개사 중 7개사가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첫 타자였던 이지트로닉스는 수요예측과 청약 경쟁률이 각각 1343.5대 1, 887.4대 1을 기록했다. 퓨런티어, 풍원정밀, 레이저쎌, 넥스트칩, 영창케미칼, 에스비비테크 역시 수요예측 경쟁률 네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다. 밴드 이하로 공모가를 확정한 기업은 아이씨에이치, 플라즈맵, 엔젯, 인벤티지랩 4개사에 그쳤다.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지며 안정적 실적이 예상되는 소부장 기업에 공모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소부장 기업들은 명확한 전방산업과 고객사가 있고, 기술력과 실적 등 '숫자'로 입증 가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주류였던 바이오, IT 기업보다 성장 가능성은 낮더라도 투자 관점에서의 안정성은 더 큰 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기업은 몇 년 뒤 예상되는 기술이전(L/O) 계약 등을 토대로 실적을 추정하기에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소부장 기업들은 주요 고객사의 투자 계획이나 잠재적 고객과의 계약 논의 과정 등을 점검해 매출을 추정하기 때문에 신뢰도도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바이오 업종은 올해 상장 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우수한 기술이전 실적을 보유한 기업도, 기술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도 모두 공모 과정에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 7월 상장한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해 5400억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따내며 주목을 모았지만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내년 IPO 시장에서도 소부장 트랙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을 전망이다. 현재 반도체 공정용 가스 생산 기업인 티이엠씨, 5세대 이동통신(5G) 케이블 전문기업 센서뷰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체 특례상장 기업 수가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소부장 특례상장은 증가했다"며 "내년에도 주식 시장 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익을 거두고 있는 소부장 기업의 특례 상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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