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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vs KCGI]우호세력 없는 최대주주 지분, 공격 빌미 됐다최규옥 회장 20.6% 보유, 기관 합산치보다 낮아…주식 절반 이상은 담보

최은진 기자공개 2022-12-23 09:06:25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2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프리컷홀딩스. 행동주의 운용사 케이씨지아이(KCGI)가 조성한 지배구조개선 펀드다. KCGI는 이 펀드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5.58%를 보유하고 있다고 21일 공시했다. 매수단가는 12만8026원, 총 1640억원을 투입했다.

보유 목적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로써 수년간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강성부 KCGI 대표의 두번째 타깃은 공식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가 됐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왜 강 대표의 행동주의 타깃이 됐을까. 근본적인 배경은 오스템임플란트 오너의 약한 지배력이 꼽힌다.

◇KCGI 등 5% 이상 보유한 기관 지분 총 22.55%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최규옥 회장의 지분율은 20.6%다. 우호지분이 되는 특수관계자 지분도 미미하다. 형인 최영일씨 지분이 0.03%, 전문경영인 엄태관 대표이사가 0.01%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를 포함한 총 지분 20.64%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의 지분이 상당하다. KCGI가 매입한 5.58% 외에도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 6.89%, KB자산운용 5.04%, 국민연금공단 5.04% 등을 보유하고 있다. 5% 이상 보유한 기관투자가 지분이 총 22.55%로 최 회장의 지분율을 넘어선다.

최 회장은 20%에 불과한 지분율로 자산 1조원의 오스템임플란트를 지배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9월말 기준 자산총액은 1조3708억원이다. 매출은 7791억원으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 회장은 당초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율을 늘리기 위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러나 현금여력이 부족했던데다 회사 규모가 계속 성장하며 주가가 올라 현실화 하지 못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최규옥 회장은 수년간 지분율 때문에 추가 매입하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주가가 오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낮은 지분율은 계속 고민거리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해당 지분으로 거액의 주식담보대출을 일으킨 상태다. 보유주식의 68%에 달하는 196만4286주를 메리츠증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1100억원을 대출받았다. 최초 계약일은 올해 2월 24일, 만기는 2년 뒤인 2024년 2월 26일이다.

올초 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횡령사건으로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거래가 정지되면서 SK·교보·한국투자·하이·삼성증권 등이 최 회장에게 주담대 상환을 요구했고 이 때 메리츠증권이 유일하게 대출을 해주면서 거래관계가 맺어졌다.

담보유지비율은 145%, 이자율은 6.5%다. 기존 계약의 경우 담보유지비율과 이자율이 각각 평균 178%, 3.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담보유지비율은 다소 완화되고 이자율은 두배가량 높아진 셈이다. 메리츠증권 입장에선 주식거래가 재개되지 않더라도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인 담보와 높은 이자율을 수취할 수 있는, 소위 나쁘지 않은 거래로 평가됐다.

반면 최 회장 입장에서는 지분율 하락은 물론 더 나아가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할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거래에 임했다. 주식가격이 떨어지면 최 회장은 담보비율만큼 추가로 현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식이 반대매매로 매도된다. 최 회장이 현금여력이 없어 주담대를 활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향방에 따라 지분율이 축소될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인 셈이다. 이처럼 취약한 최 회장의 지분율 기반은 KCGI가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KCGI의 타깃 '오너', 주총서 경영권 참여 위한 '표대결' 예상

과거 KCGI가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처음 시작할 당시 타깃은 지주사인 한진칼과 ㈜한진이었다. 2018년 말 약 2000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 10.7%를 확보했다. 최대주주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지분은 17.8%에 그쳤다. ㈜한진의 경우 최대주주인 한진칼 지분율은 22.19%였지만 오너일가 지분은 10%에 그쳤다.

KCGI가 각각 회사에 2대주주로 올라 오너일가를 압박하는 차원으로 한진칼과 ㈜한진을 타깃으로 삼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취약한 지점을 공략한 셈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한진그룹과 달리 지배구조도 단출하고 최 회장 외 지배력을 보강해 줄 주체가 없는 만큼 KCGI 입장에선 더 손쉽게 견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 도는 최 회장의 경영권 매각 가능성은 현재로선 '사실무근'이다. 이를 감안하면 추후 KCGI가 추진할 주주제안 등에서 최 회장은 표대결 등 분쟁을 벌일 가능성이 짙다. 당장 내년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KCGI가 어떤 안건을 들고나올 지 관심사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일단 KCGI의 지분매입과 관련해선 '무대응' 한다는 입장이다. 주주제안 등이 제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KCGI와 만난적도 없고 그 어떤 연락이 온 것도 없다"며 "최규옥 회장의 경영의지는 확고하고 변함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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