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1월 09일 0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연말, 서울 명동 인근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눈부시게 반짝였다. 사람들은 일렬로 줄을 서서 카메라 프레시를 터트리며 연신 "예쁘다", "아름답다"는 평가를 남겼다. 시선이 향한 곳에는 롯데백화점 소공점 건물을 뒤덮은 대형 파사드가 있었다.파사드는 사전상 의미로 건축물의 입면 또는 정면을 뜻한다. 통상 실생활에서는 건물 외벽에 LED 등을 부착해 꾸미는 기법을 포괄한다. 건물 외벽을 극장처럼 만들어 조명이나 미디어를 송출하는 방식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연말 소공동 본점 외관에 길이 100M, 3층 높이의 대형 파사드를 구축했다. 그간 영플라자가 소규모 파사드를 시도한 적은 있지만 소공점 외관 전체에 이 같은 스케일의 미디어 파사드를 적용하고 힘을 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소공점은 2017년 국내 1등 백화점 타이틀을 신세계에 빼앗기며 수년간 매출 정체에 시달려 왔다. MZ세대를 비롯한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끌어모을 유인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 패착으로 거론된다.
유통업계에서 데코레이션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볼거리를 제공하며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매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소비의 패턴이 온라인으로 옮겨 가는 가운데 백화점이 오프라인 경쟁력을 지탱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실제 2021년 신세계 본점이 선보인 서커스쇼 미디어 파사드는 SNS상에서 큰 화제를 일으키며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롯데도 백화점의 뿌리 격인 소공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변화했다. 롯데쇼핑은 신세계 출신 정준호 대표를 백화점 수장으로 선임하면서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정 대표 체제의 롯데쇼핑은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을 위해 지난해 연초부터 TF팀을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외부 인재도 적극 수혈했다. 그간 그룹차원에서 순혈주의 기조가 만연했지만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미션으로 과감하게 전문성을 지닌 인재를 받아들였다. 현대백화점 출신 정의정 상무보를 백화점 비주얼부문장으로 영입해 파사드 작업을 전담시키며 약 1년여간 시각물 구성 작업에 매달렸다.
'아름다운 것들에는 치열함이 어려 있다. 아름다움은 치열한 앓음에서 탄생한다' 박노해 시인이 출간한 '걷는 독서'에 삽입된 내용 중 일부분이다. 새롭게 태어난 롯데백화점의 행보도 이와 결이 비슷해 보인다. 시민들이 느낀 롯데백화점 파사드의 아름다움에는 위기감을 느낀 롯데의 치열함이 담긴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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