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한화운용 "디폴트옵션 성과, 연금 비즈니스 확대 교두보"최영진 본부장 "법인 DB 적립금 확보로 한단계 도약할 것"
이돈섭 기자공개 2023-01-25 09:54:0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8일 08: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상품 선정 과정에서 깜짝 성과를 냈다. '한화 Lifeplus TDF' 시리즈가 교보생명과 대신증권, 하나은행 등 전 금융업권 20개 퇴직연금 사업자 선택을 받은 것. 한화운용은 2018년 TDF를 출시하고 올해로 5년째 운용하고 있는데, 운용성과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는 전언이다.한화운용 TDF 세일즈를 진두지휘한 인물은 최영진 전무(사진)다. 단국대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상해교통대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그는 한화그룹 공채 출신으로 한화생명과 한화투자증권, 그룹 경영기획 실 등에서 자산관리와 해외사업 등을 담당해왔다. 2020년 1월 경영전략본부장으로 한화운용에 합류, 현재 채널연금마케팅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화운용의 5100억원 증자를 주도하기도 했던 최 전무는 디지털 자산팀을 꾸리고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를 전개하는가 하면 사무실 한 층의 칸막이를 모두 없애고 펀드 직판 채널 '파인(PINE)'을 구축하는 등 운용업계 파격적 행보를 이어온 인물이다. 최 전무는 이번 한화운용 TDF 디폴트옵션 상품 선정 결과가 향후 연금 비즈니스 확대의 물꼬를 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무가 퇴직연금 시장에 집중하는 배경엔 한화운용의 유가증권 체력과 연관이 있다. 대체투자 분야에선 성과를 꾸준히 내왔지만 뮤추얼 펀드 성적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고 봤다. 운용사는 투자자의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줘야 하는데, 연금 시장이 그 무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평소 생각도 상당한 동기 부여가 됐다.
그렇게 지난해 6월 초 연금 솔루션 테스크포스 팀을 구성했고, 경쟁사 펀드들을 하나하나 뜯어보기 시작했다. 최 전무는 "국내 시장에 나와 있는 TDF 전체 성과와 데이터를 촘촘하게 분석했다"며 "유사 상품이 가득한 시장에선 뭐든지 한 가지는 특출난 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무의 시선을 끈 건 자산 구성에 따른 수익률이었다. 위험자산에는 환노출 전략을 구사하고 안전자산에 환헤지 전략을 녹여내면 중장기적 시각에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상품을 심사하는 고용노동부가 각 펀드 수익률과 변동성 관리 성과뿐 아니라 보수 수준 등을 따져볼 것은 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다.
한화운용 Lifeplus TDF는 JP모건 자문을 받아 운용하는데, 퇴직연금 사업자와 접촉하기 전 JP모건 사전 협의를 통해 보수 수준을 선제적으로 낮추는 등 시장 진출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거쳤다. 그 결과 한화운용 TDF는 단일 상품 라인업으로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 전 금융업권 20개 퇴직연금 사업자 선택을 받는 데 성공,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1차 심사 과정을 경험하면서 2차 심사 과정에서는 사전에 검증된 상품을 선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이번 디폴트옵션 상품 선정 결과를 보면 업계 운용사 수탁고 순위와 같은데, 한화운용이 규모 대비 성과가 단연 좋았다"고 말했다.
물론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상품에 포함된다고 해서 대규모 적립금이 펀드로 곧바로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하긴 힘들다. 지난해 초 이후 매크로 환경 변화로 은행 예적금 금리가 연 5% 이상으로 튀어오른 상황 속에서 펀드 투자 매력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퇴직연금 사업자는 원리금보장형 우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최 전무는 디폴트옵션 상품 선정을 다음 단계 진입을 위한 교두보로 바라보고 있다. 다음 과제는 법인 DB 적립금 확보다. 한화운용은 지난달 초 기관솔루션본부와 개인솔루션본부를 솔루션운용본부와 채널연금마케팅본부로 재편했다. 기존에는 자금 성격에 따라 조직을 구분했다면, 올해부터는 운용과 마케팅 등 역할 기준으로 본부를 꾸린 셈이다.
지난해까지 최 전무는 개인솔루션본부를 지휘하면서 DC, IRP 상품을 주로 팔아왔다면 채널연금마케팅본부장으로 모든 적립금 유치에 주력하게 되는 셈이다. 그 일환으로 현재 외부 자문사와 협업해 EMP 펀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개별 ETF 등 '재료'로 승부 볼 것이 아니라 ETF 조합을 통한 '밀키트' 판매 성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생각이다.
증권사 근무 경험을 살려 앞으로 법인 고객에 자산운용 솔루션을 직접 제공하는 업무도 확대해나갈 생각이다. 최 전무가 생각하는 자산운용 비즈니스는 '장기전'이다. 그는 "한화운용이 놓치고 있는 조각들을 하나하나 잘 모아 조립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작은 성공 경험을 하나씩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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