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빅뱅 2라운드]'후발주자' 포스코케미칼, 잭팟 뒤에 남은 과제는④원자재 등 그룹내 밸류체인 확보 장점, 짧은 업력에 따른 의구심 해결 과제
이호준 기자공개 2023-02-23 07:33:27
[편집자주]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한 양극재 경쟁 1라운드가 마감되고 2라운드가 시작됐다. 이제는 양극재 고도화 경쟁·공급망 확보 경쟁이다. 주요 플레이어로는 에코프로비엠·LG화학·포스코케미칼·엘앤에프 등이 꼽힌다. 여기에 배터리사들과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인 코스모신소재 등 막 차를 탄 후발주자도 보인다. 이중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자본력을 등에 입은 대기업부터 기술력과 내재화로 똘똘 뭉친 전통의 강호들까지, 양극재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의 면면을 더벨이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7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케미칼은 공급망 불안을 계기로 대규모 수주 행진을 기록, 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니켈·리튬 조달 체계를 보유한 그룹사 덕분에 2차전지 회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게 된 것. 향후 광물 가격 상승세가 점쳐져 경쟁력 측면에서도 경쟁사보다 한 수 위다.에코프로와 LG화학에 비해 후발주자로 평가받는 포스코케미칼은 그동안 이들에 맞설 만큼 양극재 사업이 크지 못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렇게까지 성장할 줄은 몰랐다"고 말할 정도. 포스코케미칼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양극재 강자'로서의 위상을 굳힐지 주목된다.
◇공급망 재편에 따른 스포트라이트
포스코케미칼은 전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움직임의 최대 수혜 기업이다. 그동안 포스코케미칼을 바라보는 시선은 안팎으로 엇갈렸다. 경쟁사 대비 출발(2012년)이 늦어 사업 노하우가 적고, 그룹 내에선 철강 분야에 밀려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변화가 생겼다. 배터리 등 전략물자에 대한 공급망 관심이 높아지면서 양극재를 바라보는 눈도 광물 조달 체계 측면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포스코케미칼의 경우 '포스코그룹(광물)→포스코케미칼(소재)'이라는 조달 체계가 최대 장점으로 작용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발효되면서 주목도는 극에 달하고 있다. IRA는 배터리 핵심 소재들을 중국산으로 사용할 경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중국산 광물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양극재 업계의 최대 과제다.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원재료의 75% 이상을 중국에서 매입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광양 율촌 산업단지(4.3만톤, 23년)와 아르헨티나 염호(5만톤, 25년) 등에서 광석·염수리튬 생산이 본격화한다. 리튬은 양극재 원가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광물이다.
포스코그룹의 리튬 생산 목표는 30만톤(2030년)이다. 2030년 기준 회사의 양극재 목표 생산량(61만톤)의 대부분이 조달 가능하다는 평이다. 중국산 원료 조달 비중도 점진적으로 낮출 수 있고, 에코프로나 LG화학 등보다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케미칼은 리튬뿐만 아니라 니켈까지 조달받기 때문에 밸류체인 하나는 양극재 업체들 가운데 최고"라며 "국내 배터리 3사를 모두 고객사로 둘 만큼 경쟁구도도 없어 매출 확보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짧은 업력에 대한 의구심 해소 방안은
포스코그룹의 자본력도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분야를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상태다. 포스코그룹이 20조원의 현금(연결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더 이뤄질 수도 있다.
이미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에만 60조원이 넘는 양극재 수주 계약을 따냈다. 고객사는 얼티엄셀즈(LG에너지솔루션·GM 합작사)와 삼성SDI) 등이다. NCA 전용 라인 등 시설 투자도 단행 중이다.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을 갓 넘겼는데 잭팟에 증설까지 순항 중이다.
관건은 짧은 업력에 대한 업계의 의구심을 포스코케미칼이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는지 여부다. 양극재는 기술집약도가 높은 소재다. 사업 노하우를 얻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어 업력이 짧다는 것은 기술력이나 숙련도가 뒤쳐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수주잔고나 생산능력 등의 숫자는 포스코케미칼이 단기간 내에 따라잡을 수 있지만, 차세대 양극재에 대한 접근은 기존 업체들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이제 막 하이니켈 NCA 양극재 공급 시설을 갖추기 시작한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업력이 짧다는 건 수율이나 원가 등 수익성 고도화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것"이라며 "각각 30년, 20년 경력의 LG화학과 에코프로비엠 등이 양극재 부문에서 영업이익률이 왜 높은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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