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DL그룹]DL케미칼, 글로벌 확장 '꿈'이 낳은 결과물은①카리플렉스·크레이튼 인수 효과 봤지만…이자비용 대폭 증가
박기수 기자공개 2023-02-27 10:11:28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2일 08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케미칼의 해외 자회사인 카리플렉스(Cariflex)와 크레이튼(Kraton)이 DL케미칼로 편입된 이후 모회사의 재무적 변화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인수 이후 양 사 모두 견조한 수익성을 거두며 캐시카우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인수 과정에서 일으킨 인수금융을 비롯해 피인수 이후 자회사들의 레버리지 부담이 가중되면서 연결 재무부담이 커졌다.◇크레이튼·카리플렉스, '캐시카우' 자처
DL케미칼은 전신인 대림산업 시절인 2019년 10월 말 이사회를 통해 미국 크레이튼(Kraton)사의 카리플렉스(Cariflex) 사업부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2020년 3월 초 카리플렉스 지분 100%를 최종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카리플렉스 인수는 DL케미칼이 처음으로 인수하는 해외 경영권이었다. 카리플렉스는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생산하는 곳이다. 생산 제품들은 수술용 장갑과 주사용기 고무마개 등 의료용 소재로 사용된다.
인수 당시 전개됐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카리플렉스는 일부 수혜를 봤다. 이는 실적으로 반영됐다. 2020년 인수 이후 시점부터 당해 매출 1988억원, 영업이익 333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매출 2609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매출 3024억원, 영업이익 611억원을 기록하며 매해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인수 이후 매년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작년 영업이익률은 20.2%로 제조업 기업 기준 상당 수준의 수익성을 올렸다. 매출 역시 매년 성장세를 보였다.
이어 DL케미칼은 작년 3월 원래 카리플렉스의 주인이었던 크레이튼을 인수했다. 크레이튼은 고성능 엘라스토머 제품인 SBC(Styrene Block Copolymer)와 소나무 원료 기반 바이오케미칼 제품인 CTO(Crude Tall Oil)와 CST(Crude Sulfate Terpentine)를 원료로 TOFA(Tall Oil Fatty Acids)와 TOR(Tall Oil Rosin)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SBC의 경우 범용 SBC인 USBC는 글로벌 점유율 3위, 수소화 SBC는 글로벌 2위다. CTO·CST 기반 제품은 글로벌 1위다.
특히 크레이튼은 한해 매출만 한화 기준 2조원을 상회하는 거대 기업으로 전세계 13개 생산공장과 5개의 R&D 센터를 보유 중이다. 작년 3월 DL케미칼로 편입된 후 바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크레이튼은 매출 2조3779억원과 영업이익 506억원을 기록했다.
◇차입 부담 '내상'도…이자비용 '10배 이상' 증가
내실있는 사업부와 거대 기업을 인수한 만큼 재무적 내상도 있다. 우선 카리플렉스 인수 당시 DL케미칼은 총 인수금액 5억3000만달러(한화 약 6182억원)중 2억3000만달러(2922억원)만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금액인 3억달러(3653억원) KDB산업은행 싱가포르지점에서 인수금융을 일으켰다. 3억달러에 대해서는 DL케미칼이 채무보증을 섰다.
이후 카리플렉스는 추가 차입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DL케미칼 공시에 따르면 카리플렉스는 KDB산업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3억9000만달러(약 5046억원)의 채무잔액이 남아있다.
크레이튼 인수는 DL케미칼의 미국 자회사인 'DLC US Holdings'의 'DLC US Inc.(비상장)'과 크레이튼이 합병해 'Kraton Corp. (비상장)'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인수가는 15억1000만달러(약 1조7967억원)로 이중 약 1조원이 DL그룹 측에서 출자됐다. DL케미칼이 보유한 현금에 모회사 DL이 DLC US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나머지는 금융권 차입으로 이뤄졌다.
카리플렉스와 크레이튼을 연속 인수하면서 DL케미칼의 부채 부담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작년 말 연결 기준 DL케미칼의 차입금은 3조5504억원으로 자산총계 7조6769억원의 46.2%를 차지했다. 2021년 말 차입금(1조2361억원)과 비교하면 약 3배가량 늘어났다.
차입금 이자비용 역시 상당수준 늘어났다. 작년 3분기 누적 사채와 리스부채 이자를 포함한 차입금 이자는 891억원이다. 2021년 74억원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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