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균주 논란]휴온스그룹, 유전자 서열 분석 결과 앞세운 '정공법'④메디톡스의 홀 A 하이퍼 균주, 제조 공정 차별화 성공에도 방점
최은수 기자공개 2023-02-24 12:48:35
[편집자주]
보툴리누스균이 만드는 독 중의 독. 보툴리눔 톡신의 핵심인 균주를 둘러싼 논란이 전환점을 맞았다. 당초 대부분의 업체들은 영업 기밀을 이유로 균주 출처 비공개 기조를 이어왔다. 이들은 국내 1호 업체 메디톡스의 문제 제기에 대해 시장을 뺏긴 '원조의 몽니'로 여겼다. 그런데 대웅제약과의 민사 판결은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대응 전략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톡신 제조사의 균주 출처 관련 리스크와 각사별 대응 전략, 향후 행보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2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년 공방 끝에 국내 민사에서 균주 도용 피해를 인정받은 메디톡스는 타사로의 확전을 시사했다. 당사자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예고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업체들은 공통으로 "보툴리눔 톡신 균주 도용 이슈는 당사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휴온스그룹도 위와 같은 입장을 내면서 자회사 휴온스바이오파마를 통해 자체 진행한 균주 염기 서열 분석 결과를 알렸다. 또 명확한 유전적 특성과 생화학적 특성을 확보한 균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의 대응 속에선 섣부른 움직임을 자제해 각 사의 감정싸움과 사업 경쟁력 저해하는 소모전을 막으려는 포석이 엿보인다.
◇유전 서열 분석→메디톡스의 '홀 A 하이퍼'와 별개 균주 재차 강조
이번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소송 결과 직후 휴온스글로벌 및 자회사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질병관리청에 보유 중인 균주의 전체 유전자 서열 분석을 완료한 사실을 별도 입장문을 내고 다시금 알렸다. 이는 보툴리눔 톡신 생산업체 간 균주 도용 이슈와 관련해 무관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행보다.
휴온스바이오파마가 직접 균주의 유전 서열 차이를 알린 배경은 양사의 균주가 전혀 다른 계통이라는 점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휴온스그룹은 그간 바이오 분야의 R&D 중심 회사 바이오토피아로부터 ATCC3052 계열 균주를 분양받았고 밝혀 왔다. 이는 독일 멀츠(Mertz)가 미국 균주은행에서 분양받은 균과 같은 계통으로 분류된다.
휴온스바이오파마의 이같은 데이터 공개는 일종의 정공법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입장문에선 휴온스바이오파마가 확보한 균주는 '홀 A 하이퍼'로부터 유래하지 않았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메디톡스는 그간 위스콘신대학에서 보관 중인 홀 A 하이퍼 균주를 분양받아 사업을 영위해왔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메디톡스가 2016년 공개한 균체 유전자 서열은 376만572개인데 휴온스바이오파마가 보유 중인 보유균주의 전체 유전자 서열은 384만1354개라고 밝혔다. 각 균주의 유전자적 분석 차는 8만782개, 전체의 2.1%다. 회사는 계통학적으로 유전자 서열 차이가 2% 이상이면 학문적으로 동일 균주로 볼 수 없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보유 균주가 홀 A 하이퍼 계통인 것은 맞지만 자체 배양 능력을 통해 그간 메디톡스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포자를 생산했다는 점을 법리로 삼았었다"며 "휴온스그룹은 애초에 균주가 다르다는 점을 출발점으로 잡아 추후 이어질 법리에서 우위에 서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제조공정·정제·완제생산 모두 독자 기술로… 위·수탁 사업도 가능했던 비결
휴온스그룹은 여기에 메디톡스를 비롯한 타사와는 생산 공정도 다른 점을 들어 재차 균주의 적합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통상 원액생산 시 발효기를 이용하는 타사와 다른 생산공정을 채택했으며, 발효와 정제 과정에서도 자체 기술 접목해 대량생산에 성공했다는 부분을 골자로 한다.
휴온스그룹과 휴온스바이오파마가 보유한 독자 기술은 휴온스그룹이 판매 채널을 '직접판매와 생산대행(수탁)'으로 나누는 전략도 가능케 한 모습이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종근당과의 협업을 통해 이원화하는 사례가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양사는 2020년 휴온스가 생산한 리즈톡스를 종근당이 사입해 판매하는 양도·양수 계약을 맺었다. 종근당이 판권을 가진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원더톡스'로 명칭을 정했다. 종근당 역시 최근 자체적으로 확보한 균주를 토대로 독자적인 톡신 제제를 만들고 있지만 원더톡스 판매는 지속할 예정이다.
휴온스그룹은 이같은 균주 안전성을 토대로 휴온스바이오파마를 통해 중국을 포함간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2021년엔 중국의 전략적투자자(SI)이자 에스테틱 기업 아이메이커(IMEIK TECHNOLOGY)로부터 1544억원을 조달해 사업 확장 마중물을 확보했다. 이는 그해 비상장 바이오벤처가 SI를 유치한 딜 가운데 최대 규모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앞서 생산 공정 외에 완제생산에서도 보툴리눔 톡신의 가장 중요한 단백질의 활성을 확실히 측정하는 방법을 이용해 제품의 균질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유럽에서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임상을 시작해 우수한 균주와 자사가 개발한 원액과 완제의 생산공정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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