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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을 움직이는 사람들]근간 지키는 이찬기 전무, 현장 설비 전문가④정통 엔지니어 출신...냉천 범람 아픔 딛고 실적 개선 자신감

이호준 기자공개 2023-03-09 10:05:26

[편집자주]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벌써 60조원의 수주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도 리튬과 니켈을 안정적으로 수급받을 수 있는 밸류체인이 장점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내재화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끊임없이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양·음극재 수요 증가 속에 본격적인 성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관측이 압도적이다. 포스코퓨처엠의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회사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0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찬기 포스코퓨처엠 전무의 이름 앞에는 '기술·현장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고성능 강판의 개발부터 포항제철소 내 스마트 팩토리 안착까지, 포스코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두루 쌓은 경험들이 이러한 칭호의 바탕이 됐다.

이 전무는 지난해부터 기초소재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의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현장경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곳에서는 내화물·생석회 강자라는 회사 본업의 경쟁력을 다시 책임지고 지켜내고자 하는 것이다.

◇노사 간 협력 이끄는 현장통

회사의 근간인 기초소재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 전무는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88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해병대 부사관 출신으로 포항제철소에서 전기강판정비과장, 공장장 등을 거치며 현장 경험을 두루 쌓아 왔다.

소탈한 성격으로, 포항제철소 근무 당시 직원들과 어울려 잠수동호회 생활을 하다가 제철소 내 해난구조대를 창설한 적도 있다. 평소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탓에 지금까지도 노사 간 소통에 많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무는 프리미엄 방향성 전기강판 'Hyper NO'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상용화 작업에 참여했다. 방향성 전기강판은 모터의 철심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제품이다. 철강 경기 불황에서도 이익이 뚜렷한 제품을 내놓으며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도왔다.

압연설비그룹장 시절 이 전무(맨 오른쪽)

그룹장 시절엔 포스코의 대표적인 제철 기술들의 수출 가능성을 엿봤다. 연주공정과 압연공정을 통합한 CEM(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 기술과 용융환원제철법인 FINEX(파이넥스) 기술 등이 주된 사례다. 인도 및 중동 시장 진출을 추진한 바 있다.

김준형 현 포스코퓨처엠 사장(당시 신사업실장)과는 압연설비그룹장 시절 인연을 맺었다. 이밖에 2018년 포스코그룹 사장에 오른 최정우 회장과는 같은 부산대학교를 졸업한 사이다. 그는 최 회장이 부임한 이때 상무로 승진한 바 있다.

◇제철소 선진화에 기여...내화물 생산성도 높일까

이 전무가 기술과 설비 분야에서 전문가 칭호를 달게 된 건 2019년 포항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다. 설비담당 부소장은 제철소의 설비 보전, 개선, 정비 등을 총괄하는 제철소 내 중책 중의 중책이다.

당시 이 전무의 주된 관심은 제철소 선진화였다. 그는 2고로와 3고로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기술을 도입해 포스코 최초의 스마트팩토리를 일궜다. 조업 품질 안정성도 한 단계 높아져 안전한 생산환경을 구현하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포스코퓨처엠으로의 이동도 이러한 성과와 맞닿아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내화물 회사라는 이미지를 벗고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정체성 전환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진 기초소재가 회사의 근간이자 주력 사업의 지위를 가졌다는 평가다.


기초소재는 고온에서도 설비 손상 없이 쇳물을 이동시키는 재료인 내화물과 철강 제품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라임(생석회)으로 나뉜다. 모두 제철소 현장 경험이 절대적인 만큼 그가 신제품 개발·생산성 증대 효과를 낼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실적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 읽혀

이 전무의 부임 첫해에는 냉천범람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포항제철소 침수 등의 직격타를 입어 가동률이 하락, 영업이익 157억원이라는 부진을 겪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처음으로 역전 당한 해이기도 했다.

다만 올해 1월 20일 제철소 내 전 공장이 복구를 마친 데 이어 철강 시황도 올해 상반기부터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초소재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 사업부 내부적으로도 실적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읽히는 상황이다.

기술·현장 전문가인 이 전무의 역할이 주목된다. 일단 회사는 지난해 말 소성공장 내 내화물 생산설비 개선 작업을 차적으로 마무리했다. 올해에도 노후설비의 안전 점검을 수시로 실시,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이 전무는 정통 엔지니어 출신 인물"이라며 "기초소재 사업의 재기를 위해 사업 내용을 세세하게 챙기고 있고 직원들과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큰 강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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