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우리은행, 차기 행장 힌트 사외이사 '지주 겸직'절반이 지주 소속, 사실상 '원팀'…임종룡 회장 겸직 또는 영업통 기용 유력
최필우 기자공개 2023-03-10 08:21:07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11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사외이사 절반을 지주 이사회 소속으로 채운다. 은행 이사회 출신이 지주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겸직 체제를 구축한 건 우리은행 뿐이다. 지주와 은행 이사회가 사실상 '원팀'을 이뤄 우리은행을 경영하고 있다.겸직 체제로 은행을 강하게 통제하는 기조가 차기 행장 선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가 사외이사 겸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한 만큼 회장-행장 겸직도 가능하다. 임 내정자가 강조하는 '성과주의'를 정착시킬 영업통 행장 선임설도 힘을 받고 있다.
◇4명 중 2명 지주와 연결고리…'겸직 체제' 졸업 아직
우리은행은 최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박승두, 윤수영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이들이 퇴임하는 박상용, 노성태, 박수만 사외이사를 대체한다. 김준호, 정찬형 사외이사는 자리를 지킨다. 사외이사 수는 기존 5명에서 4명으로 1명 줄었다.

새로운 사외이사 진용에서 절반은 지주 이사회에도 소속돼 있다. 신규 선임되는 윤수영 사외이사는 지주 사외이사로도 합류한다. 정찬형 사외이사는 줄곧 지주와 은행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다. 이들이 지주와 은행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겸직 체제는 2019년 지주사 전환 때부터 이어지고 있다. 손 회장이 회장과 행장을 겸했을 뿐만 아니라 은행 사외이사 3명이 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상임감사위원을 포함한 이사진 7명 중 4명이 두 이사회에 적을 뒀다. 이듬해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이 취임하면서 회장-행장은 분리됐으나 사외이사 겸직 체제는 졸업하지 못하고 있다.
지주와 은행 이사회는 사실상 원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월 라임 사모펀드 징계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는 간담회에 지주와 은행 사외이사 전원이 집합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여전히 은행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다소 제한돼 있는 구조다.
임종룡 체제에서도 사외이사 겸직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건 아직 지주를 중심으로 한 은행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임 내정자가 혁신의 강도와 범위를 어디까지 염두에 두고 있냐에 따라 회장-행장 겸직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임기 초반 임 내정자를 필두로 은행 조직 문화 혁신에 드라이브를 건 뒤 신임 행장을 선임할 수 있다.
◇'지주-전략·계열사-영업' 중심 재편…영업통 선임 시그널
우리은행에서는 내부출신 행장 선임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외부 출신 회장이 취임하는 만큼 행장은 내부 인사를 기용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회장이 행장을 겸직하면 지주와 은행 이사회에 내부 출신이 단 한명도 없어 임 내정자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 내정자의 경영 철학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영업통 출신 행장 필요성이 제기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7일 조직 개편에서 지주는 전략 중심으로, 자회사는 영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성과주의 안착이라는 방향을 제시한 임 내정자와 은행 임직원 사이에서 매개체 역할을 할 행장이 필요하다.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사회와의 호흡을 염두에 두고 후보들을 추릴 것으로 보인다. 김종득 전 우리종합금융 대표와 박화재 전 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김 전 대표는 그룹 내에서 리더십을 입증했고 탁월한 영업 성과를 냈다. 박 전 사장은 인수합병(M&A)을 맡아 지주 이사회와 합을 맞춰본 경험이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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