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투자 한창인 SK가스, 올해 재무관리 '고비'신사업 효과 내년 나타날 듯, 올해는 실적하락+투자부담 예상
김위수 기자공개 2023-03-20 07:19:33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더벨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6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액화석유가스(LPG) 사업 호조는 중장기 투자를 진행 중인 SK가스의 위안이었다.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이 확대된 일은 안정적인 투자에 큰 밑받침이 됐다.올해 역시 투자활동이 지속되지만 실적은 지난해보다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 투자의 효과가 본격화되는 시점은 2024년으로 예상된다. SK가스는 본격적인 과실 수확을 앞둔 올해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재무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보내야 한다.
◇투자에 약화된 커버리지 지표, 호실적에 반짝 개선
SK가스의 지난해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는 4515억원으로 나타났다. 직전해 1664억원이었던 EBITDA가 1년새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액화석유가스(LPG) 수요가 크게 확대됐고 우호적인 환율 상황으로 호실적을 낸 덕분이다.
채무상환력을 나타내는 지표도 대폭 개선됐다. SK가스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4배였던 순차입금/EBITDA는 지난해 3.2배로 줄어들었다. 1년새 순차입금은 1조2333억원에서 1조4245억원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EBITDA의 증가로 배수가 감소한 것이다.
SK가스의 순차입금/EBITDA는 지난 2021년을 기점으로 크게 확대됐다. SK가스의 중장기 투자전략 발표 시점과 맞물린다. 당시 SK가스는 미래 먹거리로 수소를 지목하고 5년간 2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지난 2020년 말 6631억원이었던 SK가스의 순차입금은 2021년 말 1조239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EBITDA/순차입금 배수는 올해 늘어날 듯
올해에는 커버리지 지표가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 치솟았던 LPG 가격이 올들어서는 안정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해 톤(t)당 900달러에 달했던 LPG 가격은 올들어 700달러대로 하락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LPG 가격의 안정과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실적은 하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적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SK가스의 전반적인 차입 규모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올들어 22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하며 자금조달에 나선 상태다.
단기금융상품을 대거 현금화한 점도 눈에 띈다. SK가스의 지난해 말 연결 현금성자산은 4048억원이다. 직전해인 2021년 말에는 현금 보유량이 1627억원이었다. 1년새 현금 보유량이 2421억원 늘었다. 반면 단기금융상품은 2021년 말 6671억원에서 지난해 말 3171억원으로 감소했다. 경기침체 가능성에 앞서 유동성을 확보에 나섰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투자금 확보를 위해서라는 해석에 더 무게가 실린다.
보유 현금을 기반으로 투자를 실시할 경우 현금이 소진되며 순차입금이 늘어날 수 있다. 영업실적 감소와 순차입금 확대, 추가 차입 모두 EBITDA/순차입금 배수를 늘리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신사업 투자 효과 2024년부터, 올해가 '고비'
투자로 인한 신사업 효과는 이르면 2024년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LNG·LPG 복합화력발전 사업을 준비 중인 울산GPS의 설비 가동이 예정된 시점이다. 울산GPS 사업 시작으로 2024년 하반기부터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점쳐진다.
신사업으로 인한 외형성장이 기대된다. 고비는 커버리지 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고 투자부담은 여전히 높은 올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가스는 울산에 클린에너지 복합단지를 구축하기 위해 21만5000kl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저장할 수 있는 탱크를 지을 예정이다. 2026년까지 총 2428억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올해부터 투자를 본격화한다.
수소 등 신사업 추진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인프라 시설 구축 투자도 진행 중이다. 총 1781억원 규모인데 지난해까지 344억원의 투자를 완료했다. 투자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오는 10월까지 1437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이밖에 자회사 울산GPS의 LNG·LPG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을 위한 투자도 2024년 4455억원이 남아있다. 부지 및 발전설비에 대한 투자가 마무리되는 시점은 2024년 9월이다.
SK가스는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부채비율을 170% 이하로 관리해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49%로 안정권이지만 50%에 달하는 차입금의존도는 과도하다.
SK가스는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재무부담 완화에 나서고 있다. 유라시아 터널 프로젝트에 대한 간접투자 목적으로 보유 중인 SK HOLDCO 법인 지분 매각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SK가스는 이 법인의 지분 36.49%를 처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약 156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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