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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박영준 더네이쳐 대표의 때아닌 인턴 생활

서지민 기자공개 2023-03-23 07:21:25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0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표가 움직이지 않는 기업은 성장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 그는 2015년 내셔널지오그래픽협회의 패션사업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에 망설임 없이 하겠노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때아닌 인턴 생활이 시작될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패션에는 발도 들여본 적 없던 그가 브랜드에 대한 애정만으로 낯선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이미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백팩과 캐리어 판매만으로 충분히 안정적인 수입을 내고 있었고 패션 시장은 유행이 빠르고 위험부담이 큰 예측 불가능한 시장이었다.

박 대표가 때아닌 인턴 생활을 시작한 배경이다. 채용한 의류 담당 임직원들을 사수로 여기며 실무를 배웠다. 한 명 한 명에게 과외 수업을 듣듯 디자인, 공정, 마케팅, CS 등에 대해 질문했다. 한 번 시작한 회의는 그가 궁금증을 해결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인턴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단계 중 하나가 외부 실습이다. 박 대표도 옷의 출시부터 사후 관리까지 모든 공정을 쫓아다니며 일종의 외부 교육을 들었다. 외부 실무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의류 생산 공장 등 현장을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그는 현장에서 무엇을 배우려고 했던 걸까. 한 내부 직원은 그 시절 박 대표에게 "마케팅에 이렇게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되냐"고 묻자 "그 걱정은 내가 할테니 실무진은 그 돈을 어떻게 제대로 쓸지만 고민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털어놨다.

박 대표가 실무진과는 다른 고민을 안고 인턴 생활을 보냈음을 보여준다. 현장에서 단순히 직무에 대한 전문지식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돈을 벌지, 어떻게 예산을 효율화할지,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있던 셈이다.

항상 현장에서 사업을 키워온 그에게는 익숙한 과정이었다. 처음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를 들여오기로 했을 때 그는 전자사전 하나를 들고 중국 시장을 누볐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공장을 통해 더네이쳐홀딩스의 히트 상품인 백팩과 텐트, 캐리어가 탄생했다.

현재 박 대표는 성공적인 중국 진출을 목표로 다시 한번 인턴 생활에 뛰어들었다. 올해 코로나19로 지연됐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내 오픈할 내셔널지오그래픽 베이징 1호점으로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한 달에 절반을 홍콩에서 머물며 시장 조사를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 2016년 박 대표의 인턴 생활은 더네이쳐홀딩스를 연 매출 5000억원에 육박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의 홍콩 인턴 생활이 만들어 낼 결과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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