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공정위 공방에 드러난 한화의 '답답함' 공정위 우려 '봉쇄 효과' 현실성 낮아… 미니 이지스함 수주전 '실기' 가능성도
강용규 기자공개 2023-04-05 17:50:38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4일 17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기업결합심사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와 공방을 펼치고 있다. 공정위 입장에서는 대립각을 세우려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수위 높은' 움직임은 그만큼 한화가 심사 진행 상황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시선이 나온다.한화의 답답함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어 보인다. 공정위가 우려하는 군함정 시장에서의 '봉쇄 효과'는 현실화 가능성이 제로(0)에 가깝기 때문이다. 피심사자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잣대가 들이대어지는 사이 양사가 기업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선보일 첫 군함 수주전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4일 방산업계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해 벌어지는 한화 측과 공정위 측의 공방을 놓고 한화가 이례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는 상방 산업인 한화 무기사업과 하방 산업인 대우조선해양 특수선(함정)사업의 수직결합으로 봉쇄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화가 무기 판매에서 경쟁사 대비 대우조선해양을 우대하는 등 방식의 경쟁제한을 우려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의 이행을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할 것으로 봐 왔다.
그러나 앞서 3일 공정위가 세종 정부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이 문제가 됐다. 공정위는 "신고회사(한화)와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시정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화 측은 "공정위로부터 시정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안받은 바 없고 협의 중이라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앞서 2월 선박엔진회사 HSD엔진의 경영권까지 확보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4월 중 기업결합심사를 시작해 3분기 중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한화로서는 HSD엔진의 인수 역시 공정위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만큼 당장 공정위와 대립각을 세워서 좋을 것이 없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자칫 '괘씸죄'로 번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공정위를 상대로 강경 움직임을 보인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한화 측의 답답함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말도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공정위 심사에 가로막혀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공정위가 결정을 지연하는 이유가 한화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공정위의 업종 특성에 대한 낮은 이해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국내 방위산업은 정부 단일고객 체제의 소규모 시장이다. 게다가 군수품의 생산과 판매는 방위사업법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한화가 자의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쟁사에 공급을 거부하거나 불이익을 줄 수도 없다. 애초에 봉쇄 효과가 발생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심지어 앞서 3월 방위사업청이 이번 기업결합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에 방산업체 매매계약의 승인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화 입장으로서는 공정위가 존재하지 않는 우려를 억지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느끼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지연되는 사이 해군의 최신예 호위함 6척 개발사업 '울산급 배치3(Batch-Ⅲ)' 사업의 마지막 발주건인 5번함과 6번함의 발주가 다가오고 있다. 이 호위함은 전기-가스터빈 하이브리드 방식의 유연한 추진체계뿐만 아니라 대공방어능력과 대잠수함 탐지능력까지 갖춘 사양으로 방산업계에서는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린다.
방사청은 상반기 안에 함정 발주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로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조기에 마무리한 뒤 양사 시너지를 앞세워 수주전에 참여하는 그림을 그렸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공정위의 석연치 않은 심사 지연에 수주 경쟁력 강화의 시점 역시 미뤄지고 있다.
지난해 말 한화는 국내 공정위를 비롯해 베트남, 싱가포르, 영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튀르키예 등 8개 나라의 경쟁당국에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다. 국내 공정위를 제외한 나머지 7개 나라 경쟁당국은 이미 조건 없는 승인 결정을 내렸다.
한화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승인한 기업결합심사의 국내 심사 지연으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있다"며 "방위산업과 관련한 대우조선해양의 사업적 특수성상 국가 방위에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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