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재무분석]에이치라인해운, 성장 키워드 '장기운송'①'불황이 뭔가요' 운임·연료비 상승에 영향無…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고진영 기자공개 2023-04-19 07:28:33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17시4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해운업 업황이 내리막길에 들어선 지금 진가가 드러나는 기업이다. 사업구조가 장기계약 중심이다 보니 태생적으로 변동성에 강한 면역력을 가졌다. 2014년 출범한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이 3배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을 화주로 확보하고 있다.2022년 에이치라인해운은 연결 매출 1조3177억원, 영업이익 32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은 9142억원, 영업이익은 2211억원이었는데 각각 44%, 48%씩 늘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2021년 역시 매출 증가율이 30% 이상이었으니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했다.

연이은 M&A(인수합병)를 통해 단기간에 회사를 키울 수 있었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한앤컴퍼니가 2014년 유동성 위기를 겪던 한진해운으로부터 벌크선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했다. 사업을 개시하고 2년 뒤엔 현대상선 벌크전용선 사업부를 사들여 재차 사세를 키웠다.
성장의 기반은 장기운송계약이다. 2022년 말 기준 에이치라인해운은 건화물선(드라이벌크선) 47척, LNG운반선 9척 등 총 56척의 선대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이 장기계약에 투입됐다. 장기계약 화주와 일부 단기계약도 맺고 있지만 최소 수준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매출에서 단기 비중은 5% 안팎이다. 특히 2020년 이후 건화물선을 중심으로 장기계약이 확대되면서 매출 급증세가 시작됐다. 장기계약사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장기계약의 장점은 운임비나 연료비가 등락해도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부분이다. 연간 계약된 약정수송량에 대해 고정운임이나 원가보상 방식으로 운임이 적용된다. 고정운임계약의 경우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 변동분이 유류할증료(BAF)를 통해 화주에 전가되고, 원가보상계약은 원가에 일정 수준을 가산해 운임을 정산한다. 해운시장에 불황이 찾아와도 안정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한 이유다. 물론 유가가 떨어지면 연료비보전분이 축소돼 매출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손익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다.
현재 에이치라인해운은 포스코, 한국전력공사(KEPCO), 현대글로비스, 한국가스공사(KOGAS), 세계 회대 철광석 수출업체인 브라진 발레(Vale) 등 글로벌 우량화주들과 총 82건의 장기운송계약 및 장기대선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수행 중인 56건의 계약에 미개시된 계약 26건이 포함됐다. 잔존 계약기간은 평균 10년 수준으로 길다.

2026년 말이면 56건 가운데 19건이 종료되지만 미개시 계약(26건)이 빈 자리를 채운다. 2021년부터 작년까지 새로 수주한 건들이다. 다만 경쟁력 유지를 위해선 선종 다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 철광석, 석탄 등 드라이벌크 시장은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올해 전망이 좋지 않은 반면 LNG선은 물동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에이치라인해운은 수행 중인 계약 56건 중 47건이 건화물선이라는 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소 치중돼 있다. 그러나 신규계약들에 대해선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노력이 눈에 띈다. 26건의 절반 이상인 14건을 LNG선, 7건을 자동차 운반선으로 수주했다.
환경 규제와 관련한 리스크 관리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그간 신조선에만 적용되던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올해부터 현존선(운항중인 선박)에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배는 운항에 제한을 받는 데다 2050년까지 규제기준이 단계적으로 엄격해진다.
에이치라인해운은 기존 선박에 축출력제한 장치나 엔진출력제한장치 등을 설치하고, 신조선의 경우 친환경 선박인 LNG 추진선을 발주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LNG 추진선은 LNG를 실어나르는 LNG운반선과 다른 개념인데, LNG를 연료로 써서 운항한다. 국내 해운사 중 최초로 LNG 추진 벌크선을 도입한 곳이 에이치라인해운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
고진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밸류업 성과 평가]81위 랭크된 LG화학, 빚 부담 버겁다
- 카카오, 점프는 끝났다
- [밸류업 성과 평가]PBR 저평가 롯데쇼핑, 장기 성장 노린 자산 재평가
- [밸류업 성과 평가]잘나가는 현대차, PBR로 보면 여전히 중위권
- [밸류업 성과 평가]조선업 활황에…HD현대그룹 상위권 '독식'
- [the 강한기업/현대그린푸드]분할 2년, 외형 대신 얻은 순현금
- [the 강한기업/현대그린푸드]범현대가 급식소…'해외 성장 활로' 열렸다
- [이자비용 분석]LG디스플레이 '조단위' 이자 탈출…재무개선 신호탄
- [이자비용 분석]이마트 삼킨 이자비용, 5000억이 전부일까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IPO자금 들어온 엠앤씨솔루션…보유현금 왜 줄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