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은 지금]3세 경영수업에서도 돋보인 신창재 회장의 '신념'⑥계열사·외부서 경력 두루 쌓아…장남 신중하 42세에 8년차 차장 직급
서은내 기자공개 2023-04-26 07:30:17
[편집자주]
교보생명은 '대한교육보험'으로 시작해 지난 65년 동안 선대 신용호 회장에서 신창재 회장으로 한차례 리더십 변화를 겪었다. 두 리더의 지휘 아래 교보생명은 한국 생명보험 시장에서 다양한 업적을 만들었다. 더벨은 교보생명그룹의 규모와 계열 구조, 리더십, 소유 구조, 사업 흐름 등을 짚어보고 지주로 도전을 꾀하는 교보생명의 위상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0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은 경영 승계라는 주제를 놓고도 '정도(正道)'를 걷고있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교보생명은 세대를 이어 가며 보통의 재벌가와는 다른 길을 걸어 왔다. 2003년 창립자 신용호 회장이 별세한 이후 오너일가가 주식 현물 등으로 18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납부했다는 스토리는 유명하다. 당시로서는 국세청이 개소한 이래 최대 액수의 상속세액으로 회자됐다.오너 2세이자 맏아들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가업을 잇고 상속세를 부담하는 과정에서 지분율이 45%에서 33%까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부친인 고 신용호 회장이 경영철학으로 강조했던 '성실'의 원칙은 대를 이어 경영 뿐 아니라 납세에서도, 또한 경영 승계에 있어서도 올곧은 신념으로 적용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같은 흐름은 후대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오너 3세들의 경영수업에서도 다른 재벌기업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회사에 입사할 때부터 핵심 요직에서 임원직을 달거나 빠른 속도로 승진하는 일반적인 3세들의 전형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관계사에서 실무 단계를 비교적 탄탄히 거치고 있으며 승진도 느린 편이다. 오히려 비슷한 경력의 일반직원보다 승진이 늦다.
신창재 회장의 장남인 신중하 차장(42)은 지난 2015년 처음 교보생명 관계사에 발을 들인 이후 8년이 지난 현재 교보생명에서 차장 직급으로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한화 오너 3세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38)과 자주 비견된다. 김동원 사장은 2014년 그룹에 팀장직급으로 입사했으며 한화생명 부실장, 상무를 거쳐 올해 사장자리까지 올랐다.
신중하 교보생명 차장은 지난해 말 그룹의 데이터전략을 통솔하는 팀장 직무를 맡았다. 신 차장은 꽤 오랜 기간 교보생명의 관계사들을 거치면서 금융 데이터 분야에서의 전문 이력을 쌓아오고 있다.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 졸업 후 크레딧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간 근무했으며 2015년 교보생명 계열사 KCA손해사정에 입사한 것이 경영수업의 시작이다.
신 차장은 이후 다시 미국 콜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하며 유학생활을 했으며 2021년 교보정보통신으로 재입사, 디지털혁신 신사업 팀장을 맡았다. 교보생명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것도 그해였다. 차장 직급으로 입사해 디지털전환 지원담당 직무를 수행했다. 지난해 말 그룹전략팀이 신설되면서 그룹데이터전략 팀장에 올랐다.
교보정보통신에서도 신 차장은 그룹 내 디지털 사업과 관련한 각사별 협업 업무를 담당해왔다. 당시 그룹 데이터전략의 실행을 위해 자회사 디플래닉스가 신설된 바 있으며 교보생명에 입사한 후에도 디플래닉스 업무를 겸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신창재 회장의 차남인 신중현 씨(38)는 교보생명 온라인 보험 자회사 교보라이프플래닛에서 재직 중이다. 신중현 씨는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업을 마친 후 바로 교보생명이나 계열사로 들어오지 않고 외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일본 SBI그룹의 인터넷 금융자회사 SBI손해보험, SBI미신넷은행에서 전략, 경영기획 업무를 맡았으며 교보라이프플래닛에 입사한 것은 2020년이다. 당시 디지털전략파트의 매니저 직급으로 입사했다. 이후 디지털 신사업 전략 수립과 글로벌 기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지분 승계에 있어서도 교보생명은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오너 3세들은 경영승계와 발맞춰 일찍부터 회사의 지분을 보유해 나가는 형태를 취하나 교보의 3세들은 현재 전혀 회사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의 경우 창업자로부터 2세까지 모범적인 경영 승계를 보인 대표적인 회사"라며 "향후 교보생명의 승계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 지가 금융업계와 재계의 큰 관심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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