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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현물출자 명암]'자구책' 없는 산은, 산금채 조달 여건은⑤지난 달부터 발행 저조…충당금 적립률 '365%'에 자산 건전성 관리 필요성

김서영 기자공개 2023-04-28 07:20:07

[편집자주]

KDB산업은행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BIS비율이 13.4%로 떨어지면서 통합산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1조원 현물출자 카드를 꺼내 들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주요 공기업 지분으로 현물출자를 받았다. 실질적인 현금 유입없는 현물출자가 진정한 재무 건전성 개선인지에 대한 논란이 생긴다. 해당 지분의 가치 변동에 따라 미래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더벨은 산업은행이 현물출자로 받은 보유 지분의 현황과 경영 방향, 현물출자에 따른 재무구조 변화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산은)의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정부다. 정부의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국책은행인 산은은 정부와 사실상 한몸이다. '자구책'이랄 게 있을 수 없는 구조다. 정부가 보증하면 된다.

문제는 현금 유동성이다.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정부는 현물출자 방식으로 산은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현물출자는 정부가 보유한 공기업의 지분을 넘겨 주는 것일 뿐 '현금'이 유입되진 않는다. 산은의 정책 자금 집행을 위해선 별도로 현금을 구해야 한다. 거의 유일한 방법은 산금채 발행이다.

하지만 올 들어 산은의 주요 자금 조달 창구인 산업금융채권(산금채) 발행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정부란 든든한 뒷배 덕분에 채권시장에서 AAA등급을 받고 있으나 스프레드가 벌어지며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 고금리 상황 속 정책금융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자산 건전성 저하를 대비하기 위한 유동성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산금채 발행 '먹구름'…스프레드 벌어지며 규모 줄고, 가격 하락

산은은 지난해 기타포괄손실을 인식하고 이익잉여금이 감소해 전년(36조5029억원) 대비 자기자본 규모가 35조6684억원으로 감소했다. 또 산은이 최대주주(32.9%)로 있는 한국전력공사가 24조원의 순손실을 내며 산은은 8조원의 연결 기준 순손실을 기록했다.

산은 BIS비율은 13.4%까지 떨어졌고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분 1조원 규모로 현물 출자를 단행했다. 산은의 자본 보강은 정부의 영역이므로 산은이 할 수 있는 건 매우 제한적이다. 현물출자든, 유상증자든 산은의 재무 건전성 강화는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게 된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남은 건 정책금융 기능을 위한 현금 조달이다. 현물출자는 실제 현금이 유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산은은 산금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다만 올 들어 발행 상황이 나빠지고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올해 3월 초 이후부터 발행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다"며 "올해 초에는 채권이 다 발행됐었는데 최근에는 등급별로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작년 말에 정부에서 산금채 발행 자제령을 내렸으나 자금을 채울 수 없어 부채가 쌓이면 채권을 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올 들어 산금채 발행 규모는 작년 말과 비교해 확연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 산금채 발행 규모는 6조3100억원에 달했다. 정부의 산금채 발행 자제령이 떨어지자 작년 12월 4조10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월 4조7200억원으로 증가하나 싶었으나 2월 2조원으로 감소하더니 3월 7100억원으로 1조원을 넘지 못했다. 이달 25일 현재 산금채 발행 규모는 2조3400억원이다.

산금채 발행 규모가 줄어든 원인은 스프레드에 있다. 올해 3~4월 들어서 산금채는 국고채와의 스프레드가 눈에 띄게 벌어졌다. 올해 1월 대비 20bp 가까이 벌어지면서 채권 가격이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치솟은' 충당금 적립률에 자산 건전성 관리 강조

산금채 발행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산은의 자산 건전성 관리 중요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출처: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산은은 지난해 매출 감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유동성 위험이 확대되면서 유동성 공급에 만전을 기했다. 유동성이 고갈된 기업들에 대해 대출을 확대하고 원금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이었다. 또 채권시장안정펀드, 회사채 신속인수 제도 등을 통해 회사채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도 고금리 등에 따른 실물경기 둔화로 인해 산은의 자산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제기된다.

산은은 국내 산업의 시장 실패를 보완하는 정책자금 지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필연적으로 잠재적 부실 발생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실제 지난해 산은의 충당금 적립률(부실여신 대비 충당금 비율)은 365.1%까지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 평균인 265.7%보다 무려 99.4%p 차이가 난다. 170.1%였던 전년과 비교하면 195%p 급증했다.

산은의 유동성은 현재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산은법에 따라 산은이 독점하고 있는 산금채의 발행액과 지급보증채무의 합계액은 납입자본금과 이익준비금 합계액의 30배까지 가능하다. 지난해 말 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Liquidity Coverage Ratio)이 187.4%로 100%를 크게 웃돈다. 시중은행 평균인 108.4%와도 크게 차이 나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은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수행하는 국책은행의 특성상 부실여신 규모가 클 수밖에 없어 시중은행 대비 자산 건전성 지표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준"이라며 "지난해 금리 상승 여파에 따른 취약업종 지원 등 정책 기능 수행의 중요성이 최근까지도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금융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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