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은 지금]샤힌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들은 누구?④CEO·CFO에 더해 샤힌 프로젝트 본부장 등 역할에 눈길
김위수 기자공개 2023-04-28 07:30:50
[편집자주]
9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투입되는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올해는 에쓰오일에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투자금이 막대하고 예상되는 효과도 큰 만큼 에쓰오일은 물론 국내 정유·화학업계에서도 샤힌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도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된 에쓰오일과 샤힌 프로젝트에 대해 더벨이 면밀히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6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이 샤힌 프로젝트 투자를 본격화하며 가장 먼저 변화를 준 것은 최고경영자(CEO)다. 4년 만에 에쓰오일이 새로 맞게 되는 CEO는 안와르 에이 알-히즈아지 아람코 아시아 총괄 사장이다. 대규모 투자가 집행되는 만큼 아람코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인물에게 에쓰오일 경영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샤힌 프로젝트로 아람코 내부에서도 에쓰오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안으로 해석된다.알-히즈아지 신임 CEO와 함께 샤힌 프로젝트를 이끌 에쓰오일의 주요 임원진에도 주목된다. 직책에 '샤힌'이 들어간 임원들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재무적 측면에서 투자를 지원할 최고재무책임자(CFO) 방주완 수석부사장도 샤힌 프로젝트를 언급할 때 있어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샤힌프로젝트 본부는 어떤 조직?
에쓰오일이 '샤힌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석유화학 2단계 투자를 공식화한 것은 2019년이다. 아람코와 신규 투자와 관련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샤힌 프로젝트의 윤곽을 드러냈다. 샤힌 프로젝트 본부가 설립된 것은 이듬해인 2020년으로 보인다.
샤힌 프로젝트 본부의 초대 본부장은 김형배 부사장(사진)이다. 지금도 샤힌 프로젝트 본부장으로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추진 과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본부에서는 스팀크래커 등 석유화학 설비를 건설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맡고 있다. 설계·구매·공사와 같은 업무를 맡은 부서로 주로 구성돼 있다. 본부 소속 인력은 100여명 수준으로 전해진다.
에쓰오일이 김 부사장을 샤힌 프로젝트를 이끌기에 적합하다고 평가한 이유는 과거 이력 때문이다. 에쓰오일의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잔사유 고도화 설비(RUC)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복합단지(ODC) 설립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2015년 전무로 승진하며 RUC본부장 겸 프로젝트 매니저 직책을 맡았다. 이듬해인 2016년 RUC/ODC의 착공을 시작했다. 공장 설립을 차질없이 이행시키기 위해 에쓰오일은 2017년 김 부사장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RUC/ODC는 2018년 완공, 가동을 시작하며 에쓰오일의 '효자'로 자리 잡은 상태다.
석유화학 1단계 프로젝트를 통해 이미 역량을 입증한 상황인 만큼 에쓰오일로서는 김 부사장을 샤힌 프로젝트 본부장으로 선임하지 않을 이유가 없던 셈이다. 과거 사례를 살펴봤을 때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김 부사장에 대한 승진 인사를 통해 추진력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에쓰오일에서는 부사장 위에 수석부사장이 있고, 그 위에 사장급 임원들이 위치한다.
올들어 새로 신설된 '샤힌 오퍼레이션 레프리젠터티브(Shaheen Operations Representative)'라는 직책에도 관심이 모인다. 직전까지 신사업부문장을 맡아온 이정익 전무가 올해부터 이 보직을 맡게 됐다. 샤힌 프로젝트 본부에서 설비 건설에 주력한다면 이 전무는 주로 설비의 운영과 관련된 업무를 맡는 것으로 보인다. 샤힌 프로젝트 본부와 Shaheen Operations Representative는 모두 에쓰오일의 운영총괄 산하에서 별도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현재 운영총괄은 박봉수 사장이 맡고 있다.
◇'9조원 투자' 재원 마련 담당할 CFO
방 수석부사장도 샤힌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 기업설명회(IR) 등 일정에서 샤힌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을 담당하는 것은 대부분 방 CFO였다. 투자금이 있어야 설비 설립을 추진할 수 있는 만큼 프로젝트에 있어 CFO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들어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등 자금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들이 늘어나고 있어 CFO의 역할이 더 부각되고 있다.
방 수석부사장이 에쓰오일의 CFO로 발탁된 것은 2021년부터다. 재무관련 파트에서만 커리어를 쌓은 에쓰오일의 '재무통'이다. 직전까지 감사본부장을 역임하다가 CFO로 보직이 변경됐다. 그러다가 이듬해인 2022년 중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프로젝트 추진을 앞두고 최대 화두였던 재무관리를 맡은 방 수석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정유 및 윤활유 업황이 호조를 보였던 점은 방 수석부회장을 든든하게 하는 요소다. 지난 2개년간 에쓰오일이 기록한 EBITDA(상각전 영업이익)는 5조5461억원이다. 운전자본의 확대와 투자 확대 및 차입금 상환으로 지난해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부담은 완화된 상황이다.
샤힌 프로젝트 총 투자금인 9조2580억원 중 71%인 6조5371억원을 차입 없이 내부적으로 조달한다는 것이 에쓰오일의 계획이다. 나머지 금액은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차입과 아람코로부터 대여를 통해 확보한다.
샤힌 프로젝트에 따른 투자비 지출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2025년 가장 큰 규모로 일어난다. 이에 따라 방 수석부사장은 올해 운전자본 관리를 통해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각종 비용 관리를 통한 긴축 재정을 실시하며 투자금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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