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고려저축은행]'오너 리스크' 해소…경영 정상화 본격 시동이호진 전 태광 회장 지분 30.5% 사수…경영권 분쟁 가능성 사라져
이기욱 기자공개 2023-05-09 08:13:23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8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저축은행이 오너 리스크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고려저축은행의 최대 주주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금융위원회와의 오랜 법정 공방 끝에 자신의 지분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안정화된 지배구조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고려저축은행의 경영 정상화 작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특별 3부는 최근 이 전 회장이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한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 및 주식처분명령 취소청구의 소’에 대해 ‘심리불속행기각’ 결정을 내렸다. 심리불속행은 대법원으로 올라온 상고 사건 가운데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사건을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기각하는 제도다. 이로써 원심 그대로 판결이 확정됐다.
이번 소송은 이 전 회장이 금융위가 내린 주식처분 명령에 대해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류 상 횡령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금융위는 이듬해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고려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킬 것을 명령했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금융관계 법령과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은 이는 금융사의 최대주주가 될 수 없다. 금융위는 결국 이 전 회장의 지분을 10% 미만으로 낮출 것을 명령했다.
고려저축은행은 태광 그룹 내 계열사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경영권 다툼의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아왔다. 과거 이 전 회장과 분쟁을 벌였던 조카 이원준씨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이 30.5%의 지분으로 최대 주주로 있으며 이씨가 그 다음으로 많은 23.2%의 지분을 갖고 있다.
만약 이 전 회장의 지분이 1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면 이씨가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전보다 지배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이 전 회장은 2021년 3월 금융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전 회장 측은 처벌의 대상이 된 불법 행위가 대주주 적격성 유지 심사제도가 도입된 2010년 9월 이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소급적용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1년여의 재판 끝에 1심 재판부(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금융위는 곧장 항소를 제기했지만 지난해 11월 2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 제9-3행정부) 역시 항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이 난 현재 고려저축은행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완전 해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 회장과 이씨의 지분율 차이가 7.3%포인트로 유지됐고 이 전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태광산업, 대한화섬 등도 지분을 20.2%씩 갖고 있다.
지배구조 안정화는 향후 고려저축은행의 경영 정상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저축은행은 지난해 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순익이 전년(357억원) 대비 369억원 줄어들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21년말 4.45%에서 지난해말 4.74%로 0.29%포인트 하락했으며 충당금 전입액은 337억원에서 472억원으로 40.1% 증가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3.09%에서 -0.09%로 낮아졌다.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BIS비율도 14.26%에서 12%로 2.26%포인트 악화돼 경영 전반에 걸친 쇄신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저축은행의 경영 정상화는 이 전 회장 개인 입장에서도 중요한 작업 중 하나다. 이 전 회장은 최근 수년 동안 실적 변화에 관계없이 고려저축은행으로부터 배당금을 수령해왔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동안 고려저축은행은 매년 1주당 5000원의 배당을 유지해왔다.
연간 배당 총액은 112억원이며 이 전 회장은 34억원씩 총 170억원의 배당 수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적자로 인해 배당금을 받지 못했다. 다시 안정적으로 배당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고려저축은행의 흑자 전환이 선결돼야 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메시 네트워크' 메를로랩, 코스닥 출사표
-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예비입찰 흥행 조짐, 대형 PE들 도전장
- SK스페셜티 예비입찰, '한앤코 vs MBK' 붙었다
- [현장 인 스토리]한컴라이프케어, 새 먹거리 '화재진압' 주력
- 폴라리스오피스, '산업단지의 날 기념식'서 이사장상 수상
- [i-point]감성코퍼레이션, 기업가치 제고안 "4분기 중 발표"
- [i-point]ICTK, '서울 유니콘 챌린지' 대상 수상
- 아샘운용 1년만에 수장 또 교체…김대환 대표 사임
- 알펜루트운용 최대주주 교체…김항기 전 대표 엑시트
- 더블유운용, NH증권 루키리그로 랩어카운트 '출격'
이기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HLB '넥스트 리보세라닙' 발굴, CAR-T부터 PD치료제까지
- [한미 오너가 분쟁]신동국 이어 송영숙도 "전문경영 시스템" 오너는 견제기능
- 에이비온, 바바메킵에 AI 접목 '대세' 병용요법까지 공략
- [바이오 스톡 오해와 진실]프리시젼바이오, 한투파 매도에 급락 "펀드 만기도래 탓"
- 상장 새내기 이엔셀, 줄기세포 핵심 물질 첫 기술수출 '쾌거'
- HK이노엔의 넥스트 케이캡 '만성변비 치료제', 본임상 진입
- 제테마, 규모보단 확장성 의미 '뇌졸중 치료' 진출 초읽기
- [셀비온 IPO In-depth]국내만으로도 1000억 매출 자신감, 2년 내 흑자전환 기대
- 삼진제약의 내실경영, 비용효율화에도 '수출'은 드라이브
- 파마리서치 2000억 투자 유치, 유통사 M&A '정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