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유동비율 400%' 오성첨단소재, 추가 자금 수혈 배경은①이달 50억 신규 조달, 차입금 조기 상환 이슈 염두
김소라 기자공개 2023-05-12 08:27:32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0일 08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필름 제조사 '오성첨단소재'가 신규 자금 수혈에 나선다. 증자를 통해 현금을 보충한다는 계획이다. 표면적으론 운영 재원 확보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당장 유동성엔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앞서 차입한 자금의 조기 상환 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현금 확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오성첨단소재는 5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전체 발행주식수의 5%인 350만3852주를 신규 발행하는 내용이다. 주당 발행가액은 1427원이다. 오는 10일 신주 발행 대금을 납입 받을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오성첨단소재가 이미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말 기준 413%의 유동비율을 기록했다. 통상 유동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에 대해 재무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작년 말 기준 660억원으로 나타났다.
오성첨단소재의 추가 조달 배경으론 자금 조기 상환 이슈가 꼽힌다. 과거 발행한 메자닌과 관련한 상환 건이다. 실제 최근 기발행 전환사채(CB)에 대한 풋옵션(조기상환청구)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말부터 23회차 CB 대상 총 3차례 풋옵션이 행사되며 9억원 가량이 조기 상환됐다.
미전환 채권분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 기준 오성첨단소재는 총 228억원의 미전환 CB를 들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0월 발행한 28억원 규모의 24회차 CB를 제외하고 모두 풋옵션 행사 기간이 도래한 상태다. 전환가액은 주당 2224원으로 동일하다. 다만 이달 기준 주가가 1500원~1600원 선으로 사채권자 입장에서 전환 유인은 떨어진다.
오성첨단소재 관계자는 "CB 풋옵션 관련해 당장 추가로 행사 의사를 표시하는 투자자는 없지만 현재 주가 추이 등을 봤을 때 추후 어느 정도 가능성은 염두하고 있다"며 "주가 측면에선 최근 배터리나 친환경 섹터가 주목받다 보니 이와 비교해 전통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수급이 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 차입금 상환에 적극 대응하는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오성첨단소재는 지난해 장기 차입금 중 293억원을 갚았다. 만기가 1년 이상 남았음에도 일찍이 차입금 상환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총 이자발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전년대비 300억원 가량 감소한 603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차입분은 앞서 하나은행에서 주택자금대출 명목으로 빌린 자금이다. 이자율은 4.28%~5.78%로 작년 말 기준 차입을 위해 활용한 전체 금융상품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오성첨단소재 관계자는 "자회사 중 부동산 사업을 하는 '더블라썸묵동'에서 과거 건물을 지을 때 활용했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로 그중 일부를 작년에 상환한 것"이라며 "지난해 실제 분양을 진행하면서 발생한 임대 수익이 대여금 상환 재원이 됐다"고 말했다.
올해도 차입금 일부 상환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33억6500만원의 단기 차입금이 잡혀있다. 이는 장기차입금 가운데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다. 모두 산업은행에서 운영 및 시설자금 목적으로 차입했다. 연 이자율은 2.11%~2.5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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