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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홀딩스 '균형 맞추기' 필요한 이유 [thebell note]

이민호 기자공개 2023-05-10 07:33:5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9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홀딩스 계열에서 최근 존재감을 키운 자회사로는 아이언그레이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아이언그레이 지분가치(지분율 100%·장부금액 기준)는 지난해말 4517억원으로 4082억원(지분율 61.7%)인 세아베스틸지주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세아홀딩스 전체 종속기업 지분가치(1조426억원)의 43.3%를 차지하면서 최고 지분가치를 지닌 자회사로 등극했다.

세아홀딩스가 투자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봉에 선 자회사가 아이언그레이다. 세아홀딩스는 아이언그레이에 유상증자 자금으로 2019년 합산 800억원, 2020년 650억원, 지난해 2000억원을 쏟아부었다. 2018년말 1067억원이었던 지분가치가 4년 만에 급증한 이유다. 같은 기간 핵심 계열사 세아베스틸을 보유한 자회사 세아베스틸지주나 세아특수강에 유상증자 자금을 한 번도 투입하지 않은 것과 비교된다.

아이언그레이로 귀결되는 자본재분배 전략은 일견 납득할 만하다. 세아홀딩스 계열 사업은 특수강에 치우쳐있다. 아이언그레이를 통한 국내외 기업 직접투자와 벤처펀드·사모투자펀드(PEF) 간접투자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단순투자에 대해서는 추후 차익도 손에 쥐겠다는 복안이다.

아이언그레이가 2014년부터 꾸준히 플러스(+)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무리한 출자로 보기도 어렵다. 당장 핵심 자회사 세아베스틸지주나 세아특수강이 지주사의 자금지원 없이도 자체조달만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내실을 갖추고 있어 투자사업으로의 자금투입 여력도 있다. 세아홀딩스가 지난 1월 국내기업 투자를 위해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세아기술투자 출범에 110억원을 별도로 투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언그레이로부터 거둬들일 투자이익 규모와 시기를 고민해야 할 때다. 아이언그레이로 투입된 자금은 비주력 자회사 매각대금 외에도 주력 자회사들로부터 거둬들인 막대한 배당수익이 핵심 재원이기 때문이다. 세아홀딩스는 최근 4년(2019~2022년)간 세아베스틸지주로부터 합산 531억원, 세아특수강으로부터는 206억원의 배당을 각각 수취했다. 반면 자금투입이 집중된 아이언그레이로부터는 같은 기간 배당을 한 번도 수취하지 않았다.

특수강 사업은 세아홀딩스 계열의 근간이다. 주력 자회사의 자금유출은 사업경쟁력 강화 여지를 줄이는데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 외부조달을 늘려 재무건전성이 약화될 개연성이 있다. 실제로 세아베스틸지주는 2019년 회사채(합산 1000억원)와 2020년 신종자본증권(1000억원)을 잇따라 발행하기도 했다. 세아홀딩스의 자회사간 균형 맞추기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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