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곽봉석 체제' DB금투, IB 조직 재편 나섰다지난해 말부터 전략 변화 감지…기존 IB·PF사업부 합쳐 '확대'
이정완 기자공개 2023-05-15 07:50:08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0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기업공개(IPO) 대표주관 실적을 늘리고 있는 DB금융투자가 본격적인 기업금융(IB) 사업 확대에 나섰다. 둘로 쪼개져 있던 IB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직을 합친 뒤 업무 성격에 맞게 다시 나누는 방안이 유력하다.이 같은 전략 변화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작년 12월 IB 사업 경험이 풍부한 곽봉석 신임 대표이사가 내정된 뒤 조직 개편을 추진했다. 연초 정식으로 대표에 선임된 후 더욱 힘이 실렸다는 평이다.
◇부동산PF 실적 위축되자 전통 IB 공략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IB 조직 재편을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IB사업부와 PF사업부를 하나로 합친 뒤 이를 IB1사업부와 IB2사업부로 나누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조직 개편 후 주식자본시장(ECM), 부채자본시장(DCM) 같은 전통 IB 영역에서 본격적인 인력 충원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3월 말 있었던 인사에서 황세연 IB사업부장만 직무대리 형태로 보임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다른 본부와 팀의 경우 수장이 정식으로 보임됐는데 황 사업부장만 직무대리로 소개됐다.
IB업계 관계자는 "IB 조직 개편이 진행 중인 만큼 1·2사업부로 나뉘어지기 전까지 황 사업부장이 직무대리 형태로 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말 곽봉석 사장(사진)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뒤부터 본격화됐다. 곽 대표는 지난해까지 총괄부사장으로서 IB와 PF 조직을 모두 이끌었다. 1969년생으로 고려대 법대 졸업 후 대한투자신탁을 거쳐 2005년부터 DB금융투자에 합류했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로 정식 선임됐다.
곽 대표는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PF 사업 실적이 위축되자 전통 IB 사업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PF 사업 실적이 포함된 지난해 IB 사업 영업이익은 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873억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DB금융투자는 2010년대 후반 들어 PF를 중심으로 IB 실적 전반을 키워나갔는데 곽 대표는 당시 PF사업부장으로 해당 사업을 이끈 바 있다.
◇새 대표 전략 변화에 ECM 실적 쌓기 '한창'
부동산PF 사업 성과에 따라 IB 사업 실적 변동성이 커지자 전통 IB 공략에 대한 갈증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새 대표의 IB 강화 드라이브에 발맞추기 위해 ECM 영역에서 주관 실적 쌓기도 한창이다.
DB금융투자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팩(SPAC)을 제외하곤 매년 1건의 IPO 대표주관 실적을 쌓는데 그쳤다. 2021년에는 제노코, 지난해는 바이오에프디엔씨의 IPO를 이끌었다.
다만 올해 들어선 연초 이미 한 건의 대표주관 실적을 쌓은 것을 비롯해 다수의 추가 상장 실적이 예정돼있다. 올해 첫 IPO 대표주관은 3월 상장한 임상시험 수탁업체(CRO) 바이오인프라였다. 바이오인프라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5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일반청약에서 1조7655억원의 증거금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월 대표주관 계약을 맺은 화장품 제조기업 뷰티스킨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면서 연내 추가 실적도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3월 말과 지난달 초 반도체 장비 기업 제이엔비와 산업용 레이저 기업 한빛레이저를 각 DB금융스팩9호와 DB금융스팩10호에 합치기 위한 예심을 청구하기도 했다. 예심 청구 때 세운 계획대로라면 한빛레이저는 8월 말, 제이엔비는 9월 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전망이다. DB금융투자는 스팩 영업력 개선에 힘입어 지난달 신규 스팩 상장에 나서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DB금융투자가 IPO 실적 확대를 위해 관련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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