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국책은행 찾는 글로벌 거래소, 한국물 '달라진 위상'런던·룩셈부르크 상장…국내 기관 유치 위해 절차 '간소화'
이정완 기자공개 2025-03-18 09:04:05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0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책은행이 발행한 한국물(Korean Paper)의 글로벌 증권거래소 상장이 이어지고 있다. 연초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산업은행이 발행한 글로벌본드가 모두 런던증권거래소(LSE)와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LuxSE)에 상장했다.우량한 한국물을 상장시키려는 글로벌 주요 거래소의 의지와 유럽 내 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국책은행의 수요가 맞아 떨어졌다.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는 매년 한국을 찾아 상장 관련 세일즈 활동을 펼칠 정도로 한국물 유치에 적극적이다.
◇'채권' 중심 룩셈부르크거래소, 매년 한국 찾아 세일즈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을 비롯 자금시장단 관계자는 지난달 말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열린 글로벌본드 신규 상장 기념식에 참석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1월 올해 첫 한국물 발행사로 등판해 비상계엄 후폭풍 속에서 30억달러 조달에 성공했다. 이렇게 발행된 채권이 런던과 룩셈부르크, 싱가포르 거래소에 동시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산업은행 역시 지난해 2월 한국계 기관 중 처음으로 SSA 스타일로 발행한 글로벌본드를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시켜 앞서 동일한 행사를 가졌다. 산업은행이 발행한 채권의 런던증권거래소 상장은 2005년 이후 19년 만이었다. 산업은행은 올 초 발행한 글로벌본드 또한 런던·룩셈부르크·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시켰다.
IB업계에서는 글로벌 증권거래소의 한국물 유치 기조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AA급 글로벌 신용도를 갖춘 대한민국 정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나 수출입은행/산업은행 채권을 거래되게끔 하려는 것이다. 해외 증권거래소도 경쟁 체제인 만큼 우량한 국내 발행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연초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가 해외 주요시장으로 지정된 것이다. 금융당국은 비상계엄 이후 외환 수급 개선방안 중 하나로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 상장 절차를 용이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주식보다 채권 거래가 중심이 된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는 엄격한 상장 절차로 인해 국내 외화채 상장이 뜸했다. 2023년 기준 글로벌 채권 상장 중 34%가 룩셈부르크에 상장할 정도로 큰 시장이다.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 역시 한국물 발행사의 저조한 상장 참여도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매년 두 차례씩 우리나라를 찾아 기획재정부는 물론 주요 발행사를 만나 상장을 제안해왔다.
IB업계 관계자는 "런던증권거래소와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 모두 국내 발행사를 대상으로 상장 절차를 간소화 해주면서 상장을 유도했다"며 "국내 발행사 입장에서도 투자자 인지도를 높이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만큼 최근 유럽 거래소로 적극 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SSA 투자자 대상 인지도 상승 효과
글로벌 채권 상장 비중 1·2위인 룩셈부르크와 런던 거래소에 상장하면 당연히 국내 발행사도 이점이 있다.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최근 들어 정부, 중앙은행, 국제기구 같은 SSA 투자자 수요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국물 발행사 중 유일하게 SSA 스타일을 선택해 이 같은 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유럽 지역에 SSA 투자자가 몰려 있다. 글로벌 IB도 런던에 SSA를 대상으로 하는 신디케이트(Syndicate) 조직을 갖추고 있다. SSA 수요를 원하는 발행사가 런던 시간에 맞춰 주관사 맨데이트를 발표하고 인베스터 콜을 실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유럽 소재 거래소에서 채권이 거래되면 SSA 투자자의 한국계 기관을 향한 인지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즉각 가격을 확인할 수 있어 그만큼 정보 접근성도 나아진다. 아시아 지역 주요 SSA 스타일 발행사로 꼽히는 ADB(아시아개발은행) 채권도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에 상장해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SA 투자자에게 우리 국책은행도 다른 SSA 발행사의 기조를 따라가려 한다는 점을 알린다는 측면이 크다”며 “투자자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딜
-
- 부동산·바이오 꽂힌 김정규 회장, 자본시장 큰 손 '급부상'
- '매각 난항' 한양증권, 원점 재검토 가능성 높아지나
- 원동일 에스아이플렉스 대표, 웰투시에 1000억 '재투자'한다
- '우본 LP 확보' 신한자산운용, 1150억 인수금융 투자 펀드 결성
- [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롯데카드 카드채권 부실 여부에 시장 '예의주시'
- [원일티엔아이 IPO]글로벌 친환경 기업 목표, 에너지 전환기 '기회'
- [테라뷰 IPO]'영국 1호' 타이틀의 무게…외국기업 상장 한계 넘을까
- [New Issuer]금호타이어 공모채 조달 데뷔전, 자금 창구 '다변화' 성과
- [GC지놈 IPO]국내사 턴어라운드 아직…미국·이탈리아 '피어그룹' 채택
- [Korean Paper]코레일, 관세 전쟁 속 한국물 복귀전 나선다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orean Paper]코레일, 관세 전쟁 속 한국물 복귀전 나선다
- [에스엔시스 IPO]예심 청구전 이사회 완비…실적 발표후 '속전속결'
- [에스엔시스 IPO]삼성그룹 자회사로 봐야할까…지배구조 소명 계획
- [에스엔시스 IPO]삼성중공업서 독립후 8년…상장 도전 나섰다
- 환경업 매각 나선 SK에코플랜트, 부채비율 의식했나
- [Korean Paper]외화채 고심 커진 SK온, 국책은행 문 두드릴까
- [판 바뀐 종투사 제도]우물 안 개구리 피하자…해외 투자에 '인센티브'
- [Deal Story]세아제강, 3년물 회사채 흥행 이어갔다
- [키스트론 IPO]사외이사 진용 구축…이사회선 3년 전 상장 논의
- [Korean Paper]관세 충격에…신한은행 결국 한국물 발행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