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을 움직이는 사람들]100세 시대, 콘텐츠로 브랜드 차별화 홍국일 대표⑦"퇴직연금 DC·IRP 중심 성장세, 인식 재정립 필요"
윤기쁨 기자공개 2023-06-08 13:21:33
[편집자주]
NH투자증권은 그 이름만으로도 내공이 느껴지는 증권사다. 오랜기간 국내 최고의 투자은행(IB) 하우스 지위를 누려왔고 트레이딩(Trading)과 자산관리(WM) 부문에서 항상 톱티어였다. 어느덧 취임 6년차를 맞은 정영채 사장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각 본부 대표들의 몫이다. NH투자증권을 현장에서 움직이는 주요 인물들을 만나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1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퇴직연금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퇴직연금으로 노후 생활을 미리 준비하는 근로자들이 늘면서다. DB(확정급여형)·DC(확정기여형)·IRP(개인형퇴직연금)을 비롯해 일시금·연금 등 퇴직금 적립과 관련된 선택지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은행·보험·증권 등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고 일찍부터 뛰어들었다.NH투자증권은 최근들어 더욱 퇴직연금에 집중하고 있다. 정영채 사장도 DC·IRP 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이미 다수 사업자들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단순 영업만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100세시대 연구소 등 콘텐츠를 활용한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통해 건강한 퇴직연금 문화를 조성하는데 앞장선다는 구상이다.
NH투자증권에서 퇴직연금 중책을 맡은 이는 홍국일 연금컨설팅본부 대표(사진)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연금컨설팅본부는 연금영업 관련 기획 업무를 지원하는 △연금사업추진부, 퇴직연금 컨설팅을 담당하는 △연금컨설팅 1·2부, 콘텐츠 기획과 고객동향 리서치 등을 수행하는 △100세시대연구소와 연구소 산하에 퇴직연금 상품, 연금계리 업무 등을 지원하는 △연금솔루션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80여명이 근무 중이다.
◇대다수 근로자 퇴직연금 활용 못해 “인식부터 바꿔야”
홍국일 대표는 2000년 LG증권(현 NH투자증권)에 입사해 올해로 24년째 한곳에 몸담고 있다. 본사 재무관리팀을 거쳐 WM(자산관리), IB(기업금융)기획부, IB영업 등 여러 부서를 두루 거쳤다.
다양한 경험은 연금 산업을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배경이 됐다. 특히 그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대다수인 퇴직연금 시장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었다. 홍 대표가 판단하는 한국의 연금시장은 아직 걸음마도 떼지 않은 상태다.
그는 "국내 퇴직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332조원 규모인데 이중 은행이 51%, 나머지는 보험사와 증권사가 약 5.5 대 4.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총 적립금 중 원리금보장상품이 2021년 기준 약 86%에 이르는데 IB 관점에서 바라보면 모든 상품은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따져보고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사실 원리금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며 "은퇴가 임박한 50대 후반 IRP 가입자의 평균적립금도 2021년 기준 약 3064만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 은퇴자의 95.7% 정도가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고 있다. 노후에 사용해야 할 자금을 재직 중 주택 구매 등의 이유로 앞당겨 쓰거나 이직시 한 번에 받는 식이다.
반면 미국은 은퇴가 시작되는 60대가 일시금으로 인출하는 비중이 2020년 기준 2%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퇴직금 제도인 ‘401(K)’는 59.5세 이전 조기 인출시 10%의 패널티와 세금을, 59.5세 이후에는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퇴직연금·IRP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고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인식 변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우리 본부에서 이러한 업무를 하고 있는데 100세시대 연구소 등을 통해 맞춤형 퇴직연금을 설계하거나 경영성과급 DC 제도 등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양한 상품을 제공해 고객들의 선택권을 넓히려고 하는데 우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부터 하려고 한다”며 “우량등급 위주의 회사채, 국채,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ETF(상장지수펀드)·리츠 등 증권사에서 매매할 수 있는 상품 등 라인업을 계속해서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DC·IRP 중심 성장 전망…플랫폼 기반 콘텐츠 제공 목표
NH투자증권은 올 한해도 퇴직연금 시장이 DC·IRP형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가 도입되면서 IRP에 자금이 매섭게 모여들고 있다. 3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자문위)가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가입 연령을 각각 종전 9%, 59세에서 상향할 필요성이 있다는 경과 보고서도 제출한 상태다.
홍국일 대표는 “공적연금을 ‘지금보다 많이, 오래 내고 더 늦게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퇴직연금 시장 변화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를 대비해 타 금융사보다 우수한 고객 맞춤형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DC·IRP를 선택한 고객들 성향에 맞는 상품과 솔루션을 정교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중”이라며 “직원 개개인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는데 퇴직연금 도입·운용·연금설계까지 차별화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과 프로세스를 조만간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1년 9월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운영한 100세시대 연구소는 NH투자증권만이 가지고 있는 최대 경쟁력이다. 사회 초년생부터 은퇴자까지 생애자산관리에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와 함께 하는 100세시대 인생대학 및 아카데미, 은퇴 컨설팅(세무·재무·부동산), 매거진 등을 발간하고 있다. 퇴직연금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고객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 나갈 전망이다.
한편 온라인과 오프라인 센터와 연계해 유기적인 영업체계를 갖추는 것을 장기 계획으로 잡고 있다. 가령 퇴직연금을 담당하는 연금컨설팅본부와 연금 전담 자산관리센터를 결합해 고객의 연금자산을 증대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식이다. 현재 지점을 내방하지 않아도 NH투자증권의 QV, namuh(나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DC·IRP 가입과 상품 운용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퇴직연금 제도와 관련된 상담과 적립금 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고객 전담 콜센터, 연금 전담 관리사와 일대일 매칭해 펀드수익률 알림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익률 Care Program, 가입자 성향에 따라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퇴직연금 QV 포트폴리오,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로 연금 자산관리가 가능한 △NH QV APP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결국 콘텐츠가 중요한데 퇴직연금은 갓 입사한 신입사원부터 고액자산가들까지 장기간에 걸쳐 설계·운용·수령 등 복잡한 자문이 필요한 서비스”라며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솔루션과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퇴직연금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회사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 홍국일 연금컨설팅본부 대표 약력
<학력>
대구 심인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학사)
<주요 경력>
2008 ~ 2009 IB사업부 IB영업전략부 부서원
2010 ~ 2016 IB사업부 Strategy Industry부 RM
2017 ~ 2022 IB사업부 Strategy Industry부 부서장
2023 ~ 현재 연금컨설팅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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