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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판매사 지형도 분석]SP운용-삼성증권 "우리가 남이가"…판매 비중 '껑충'박인홍 대표, 해외파 삼성맨 출신…DS증권 확대도 눈길

양정우 기자공개 2023-06-15 08:16:18

[편집자주]

저금리 추세 속 판매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헤지펀드가 연이은 사고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책임이 무거워지자 주요 판매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내세우며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점검이 장기화되자 운용사들은 판매사들의 그물망 심사에 대응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고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2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기업 시몬느의 계열사인 SP자산운용이 삼성증권과 공고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맨' 출신인 박인홍 대표가 설립 초창기부터 삼성증권의 신뢰를 얻어온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SP운용의 판매사 설정잔액은 1441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자산시장이 폭락을 거듭했던 시기인 만큼 2021년 말(2109억원)보다 설정 볼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P운용은 국내 헤지펀드(일반 사모펀드) 시장에서 메자닌 전문 하우스로 입지를 다져왔다. 설립 이후 SP 라벨이 붙은 메자닌펀드(코스닥벤처펀드 포함)를 가장 많이 판매해온 증권사는 삼성증권이다. 지난 4월 말 설정잔액이 439억원이다. 전체 설정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2021년 말 26%→2023년 4월 말 30%)이 3분의 1 수준에 육박한다.

운용사와 판매사로서 두 금융사의 접점은 박 대표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삼성증권에서 해외법인사업부장과 런던법인장 등을 거친 삼성맨이다. 본래 네트워크가 출중한 인사인 데다 하우스의 트랙레코드가 인정을 받으면서 삼성증권이 핵심 판매 채널로 자리를 잡고 있다.

옛 전문 사모운용사(현 일반 사모운용사) 라이선스를 취득한 초창기부터 삼성증권이 판매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SP운용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주로 삼성증권을 활용하고 있다. 박 대표 역시 삼성증권을 신뢰하는 데다 운용을 총괄하는 실무 파트에서도 삼성표 PBS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 메자닌 투자는 고도의 운용 기법과 금융 공학적 접근법이 필요한 영역은 아니다. 하지만 하우스마다 색깔 차이가 뚜렷하다. SP운용의 경우 업계에서 발행사의 오너나 임원진 리스크를 제대로 진단하는 하우스로 입지를 굳혔다.

대표 상품으로는 'SP 메자닌 일반 사모투자신탁 6호'가 꼽힌다. 2020년 6월 결성된 뒤 지난 4월 말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이 12%를 기록하고 있다. 'SP 코스닥벤처 일반 사모투자신탁 2호'와 'SP 메자닌 일반 사모투자신탁 4호'의 경우 각각 9%, 11%로 나타났다. 코스닥벤처펀드 역시 우선배정 요건을 메자닌 투자로 충족시키고 있어 이들 상품도 사실상 메자닌 전략의 무게감이 크다.

근래 들어 운용자산(AUM)은 감소 추세다. AUM이 위축되고 있는 배경엔 중간 배분이 자리잡고 있다. SP 메자닌 6호의 경우 수익자에 중간 배분으로 120억원 가량을 건넨 것으로 파악된다. 견조한 수익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중간 정산에 나서기 어렵다. 다만 글로벌 약세장에서 아직 감소분을 신규 펀드로 메우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유독 신규 판매 채널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게 DS투자증권이다. 2021년 말까지 설정잔액이 0원이었으나 단번에 273억원(2023년 4월 말)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DS증권은 DS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헤지펀드 판매잔고를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기도 하다. 그 대신 카카오페이증권의 설정잔액이 한번에 0원으로 급감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시몬느는 핸드백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명품 핸드백 제조 시장에 진출했다. SP운용뿐 아니라 시몬느자산운용, 인피니티투자자문 등의 주요 주주일 정도로 유휴자산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P운용은 최대주주의 자금뿐 아니라 최근 늘어나는 메자닌펀드 수요를 토대로 AUM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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