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판매사 지형도 분석]타이거운용, 한국증권 빈자리 미래에셋으로 채웠다특정 채널 편중현상 해소…판매사 다각화 진행 중
윤종학 기자공개 2023-06-14 08:21:20
[편집자주]
저금리 추세 속 판매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헤지펀드가 연이은 사고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책임이 무거워지자 주요 판매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내세우며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점검이 장기화되자 운용사들은 판매사들의 그물망 심사에 대응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고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이거자산운용의 한국투자증권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 특정 판매사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로 변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설립 초창기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한국투자증권의 설정잔액 감소폭을 타 판매사를 통해 온전히 메우지 못하며 전체 판매잔고 감소로 이어졌다.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타이거자산운용의 판매사 설정잔액은 469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4999억원과 비교해 3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변동장세 속에 신규 펀딩에 어려움을 겪으며 주요 판매사들의 설정잔액이 모두 감소한 탓이다.
특히 최대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설정잔액이 급감한 것이 눈에띈다. 한국투자증권은 타이거자산운용이 일임사 시절부터 연을 맺어온 곳이다. 운용사 전환 초기에는 판매 비중이 60%를 넘어설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었다.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 등이 주요 판매처로 올라서고 2020년 말 이후 판매채널이 확대되며 2021년 말 한국투자증권의 비중은 37%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도 한국투자증권의 비중이 27%까지 빠지며 단일 판매사의 의존도가 낮아지는 경향은 유지됐다.
하지만 지난해 비중 축소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부분이 있다. 앞서 60%에서 37%로 비중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설정잔액은 1445억원에서 1880억원으로 증가했었다면, 지난해는 1880억원에서 1290억원으로 설정잔액이 줄어들면서 전체 비중 축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펀드 운용성과가 부진하며 한국투자증권과 타이거자산운용의 돈독한 관계에 금이 간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PB업계 관계자는 "타이거자산운용의 초기 외형성장에 한국투자증권 PB센터가 핵심 역할을 했다"며 "지난해 하락장에서 성과가 부진하자 기존 고객들의 불만이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타이거자산운용의 핵심 라인업은 국내외 주식, 채권, 메자닌, 파생상품, ETF, IPO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멀티전략 펀드들이다. 다만 주식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저평가된 기업의 가치 상승을 노리는 롱전략을 주로 사용한다. 시장 부진이 펀드 성과와 연동될 공산이 높은 셈이다. 이에 지난해 대부분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주요 판매사의 설정잔액 역시 모두 감소한 만큼 추후 펀드 판매 현황을 지켜볼 필요도 있다. 2021년 말 기준 판매사 비중 2, 3위였던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설정잔액이 감소했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 말 712억원에서 693억원으로 설정잔액이 소폭 줄었다. 비중은 14%로 유지됐다. 삼성증권도 같은 기간 520억원에서 418억원으로 설정잔액이 줄었다. 이에 판매사 비중은 10%에서 8%로 낮아졌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판매잔고를 확대하며 주요 판매사로 부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8년부터 판매사 계약을 맺었지만 2020년 말까지는 타이거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2020년 말 설정잔액은 21억원에 불과해 비중도 1%에 그쳤다.
하지만 2021년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 해만에 400억원 가량을 판매하면서 비중도 7%로 불어났다. 지난해에도 230억원 이상 설정잔액을 늘리면서 비중 역시 14%로 확대됐다. 이에 삼성증권을 밀어내고 판매사 비중 3위로 올라섰다.
한편 타이거자산운용은 안정적인 펀딩을 위해 판매채널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0년 10곳이었던 판매사는 2021년 13곳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DB금융투자가 신규 판매채널로 등장하며 총 14곳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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