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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경영분석]하나은행, 2분기 대출자산 성장세도 경쟁사 압도'KB·신한·우리' 관망 틈타 나홀로 광폭 영업…기업대출 확대, 가계대출 조절

고설봉 기자공개 2023-06-19 08:17:13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6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의 성장세가 매섭다. 올해 초 대출자산의 가파른 성장을 발판으로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순이익 1위에 올라선 뒤 2분기에도 성장세를 그대로 이어가는 모습이다. 은행별 순이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만큼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경쟁사들은 대출자산 성장세를 늦추고 시장 추이를 관망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상생금융 요구가 이어지면서 공격적으로 대출금리를 높게 취급할 수 없는 만큼 대출자산 확대 경쟁에서도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각 은행들의 순이익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2분기에도 하나은행이 유리한 고지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영업활동을 전방위로 펼치며 경쟁사보다 한껏 외형을 불린 모습이다. 5월말 기준 대출자산 성장세에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말 기준 원화대출 총액 276조11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말 273조5751억원 대비 2조5441억원 더 대출자산을 늘렸다. 증가율은 0.93%로 전체 1위다. 지난해 12월말 대비 3월말 기준 원화대출 증가율인 0.18%보다 증가세가 한껏 가팔라진 모습이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국민·신한·우리은행의 대출자산 성장세는 하나은행보다 낮았다. 지난 3월말 대비 5월말 원화대출 성장세는 신한은행 0.79%, 우리은행 0.65%, 국민은행 0.43%를 각각 기록했다.


증가액 측면에서도 하나은행의 성장폭이 더 컸다. 지난 3월말 대비 5월말 원화대출 증가액은 하나은행 2조5441억원, 신한은행 2조2320억원, 국민은행 1조7048억원, 우리은행 1조7048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대출자산 성장세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은행들의 영업전략에 가장 부합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들은 앞다퉈 가계대출은 줄이고 기업대출은 늘리는 형태로 대출자산 확대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업대출 성장세는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노력과 은행들의 고마진 전략이 결합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은행들 입장에선 안정성이 담보된 기업금융에서 비교적 대출이율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는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은행들은 가계대출은 성장세를 늦추는 모습이다. 가계대출 이자율이 기준금리 상승세 영향을 받지 않고 각종 상생금융 정책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은행들은 마진에 해당하는 가산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춰 전체 가계대출 이율을 낮췄다.

하나은행은 기업대출에서 치고나갔다. 하나은행 기업대출은 5월말 기준 146조5904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말 142조4299억원 대비 4조1605억원 가량 늘었다. 성장률 2.92%로 전체 원화대출 성장률보다 3배 가량 더 높았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가계대출은 3월말 127조8123억원에서 5월말 125조9764억원으로 1.44% 감소했다.

경쟁사들도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서 증가세를 보였지만 하나은행 대비 가계대출 감소세는 비슷한데 반해 기업대출 증가세는 낮았다.

경쟁사 가운데 하나은행과 가장 비슷한 대출자산 성장세를 보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 3월말 147조4951억원에서 5월말 150조1613억원으로 1.81% 성장했다. 반면 가계대출은 지난 3월말 129조3111억원에서 5월말 128조8357억원으로 0.37% 줄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비슷한 성장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지난 3분기말 162조4141억원이던 가계대출을 5월말 162조2379억원으로 0.11% 줄였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164조2631억원에서 165조8486억원으로 0.97% 늘렸다.

우리은행도 3월말 130조7980억원이던 가계대출을 5월말 130조4237억원으로 0.29% 줄였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130조3691억원에서 132조4686억원으로 1.61% 성장했다.

은행권에선 하나은행의 거침없는 성장세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지배구조 이슈와 상생금융 요구 등에 민감하게 반응해 이익 목표를 낮추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사이 상대적으로 해당 이슈에서 자유로운 하나은행이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올 1분기 경쟁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간 경쟁 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최근 몇 년 간 순이익 경쟁에서 1위를 놓고 다투던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산성장 속도를 늦추며 4위로 내려 앉았다.

하나은행은 올 1분기 순이익 9707억원을 달성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나란히 각각 93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격차는 각각 392억원 벌어졌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 순이익은 8595억원으로 하나은행과 격차는 1112억원으로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전반적인 영업활동에서 경쟁사 대비 더 공격적으로 자산 성장을 하고 있다”며 “관심은 이러한 성장세가 순이익 극대화로 이어져 연간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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