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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체제 1년 리뷰]새로운 비전과 과제 기대감 높지만 '임기'가 변수⑤선명성 짙어진 정책에 시장 안정화…임기 2년 남았지만 중도하차설 여전

고설봉 기자공개 2023-06-13 07:56:42

[편집자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금융권과 적극 소통을 통해 연착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도 개선 및 혁신을 유도하며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에도 기여했다. 특수통 검사에서 금융당국 수장으로 변신한 이복현 원장의 1년과 금감원의 변화를 돌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1년을 맞아 새로운 각오와 비전을 밝혔다. 금융시스템과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또 금감원 내부 개혁을 지속해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금감원 안팎에선 비전 실행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한다. 임기를 끝까지 수행할 수 있느냐 하는 우려가 여전히 이 원장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정권 실세로 부각된 만큼 내년 총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원장이 중도하차할 경우 금감원이 그간 추진해온 여러 굵직한 현안들은 급속도로 힘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금감원이 펼친 발빠른 시장 대응과 다양한 정책들은 이 원장 주도로 펼쳐졌다. 구심점을 잃은 정책은 추진력도 동시에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이 원장 취임 뒤 주도권을 잡았던 금융위원회와 관계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이 원장 퇴임 뒤 수면 아래 머물던 금융위와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 대한 주도권도 다시 금융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복현식 5대 핵심 비전…금감원 주도 금융시장 안정화

취임 1년을 맞은 이 원장은 지난 1일 '금감원장 취임 1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다음 1년을 위한 출사표’ 타이틀을 달고 다섯가지 핵심 비전을 발표했다. 지난 1년 이 원장 주도로 펼쳐졌던 다양한 정책들을 시장 상황에 맞춰 조금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첫째로 이 원장은 ‘감독원 업무혁신에 대한 성과 가시화’를 약속했다. 그는 “각종 인허가 진행상황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감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금융사 검사 프로세스도 처벌 중심에서 자율적·선제적 개선 중심으로 개선하겠다”며 “디지털시대에 필요한 감독 업무의 디지털 전환도 적극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금융시스템과 민생 안정’을 내세웠다. 그는 “경기 하방 압력과 부동산 PF 등 잠재 불안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하겠다”며 “금융산업에 대한 신뢰와 평판을 높이고 불법사금융과 사기 등 근절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자본시장의 공정한 질서 정착 △디지털 금융혁신 기반 조성△금융회사의 해외진출 적극 지원 등을 핵심 비전으로 선정했다.


◇이 원장 퇴임이 벌써부터 불안한 금감원

이 원장의 확신 가득한 비전 발표에도 불구하고 실행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가 존재한다. 정권 실세로 취임 초기부터 주목 받아왔던 이 원장의 거취 문제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총선 관련 거취를 묻는 질문에 “임명권자가 있고 저는 낙제점을 면했다고 자평한다”며 “임명권자가 결정하는 것인데 제 역할이 다했다고 임명권자가 판단하면 제가 임기를 채우겠다고 말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 원장이 중도에 하차할 경우 금감원의 부담은 클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금융시장 주요 현안에 대한 발언권과 정책적 선명성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와 관계에서도 금감원이 지금처럼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동안 금감원이 보여왔던 체계적이고 발빠른 시장 대응력은 이 원장 체제의 특징이다. 이 원장은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고 종합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보여왔다. 또 김주현 금융위원장보다 더 광범위하게 금융권을 돌며 정책적 이슈도 선점해왔다.

금감원의 조직 체계도 재편되면서 일의 효율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아직 조직 체계 개선이 완성되지 않았고 금융위와 관계도 이 원장 개인의 역량에 따라 재정립된 부분이 크다.

이 원장이 중도에 떠난다면 금감원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이전보다 조직 분위기가 침체되고 체계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원장이 주도하던 개혁의 속도가 빠르고 강도도 셌기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채 멈추면 혼란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금감원 한 직원은 “이 원장 이후에 대한 우려가 조직 내부에 있다”며 “시장에 대한 대응력과 금융위와의 관계 등에서 금감원이 너무 잘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큰 만큼 불안감도 큰 것이 사실이고, 이 원장이 지금 추진하고 있는 일들을 매듭짓지 못하고 떠난다면 그 리스크는 전부 금감원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스스로 자리를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기재부와 한국은행, 금융위, 금감원 등 4개 기관 중심으로 여러 정책을 논의하고 대응하는데, 그중에 어느 분이 갑자기 바뀌면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에서 누가 손들고 나가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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