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신한증권도 펀드 수탁 채비…성장 여력은 시스템 고도화 쉽지않아…벤처조합 국한 무게
양정우 기자공개 2023-06-22 08:29:4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9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이 펀드 수탁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비즈니스의 성장 여력에 관심이 쏠린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가 수탁 시장 전반을 타깃으로 삼은 것과 달리 인프라 한계상 소규모 벤처조합만 소화할 것으로 관측된다.19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신한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최근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AC협회)와 벤처투자조합의 결성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두 증권사는 국내 AC가 벤처펀드를 조성하는 데 수탁사 역할을 소화할 방침이다.
그간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중소형 벤처투자사도 수탁 거부에 부딪혀왔다. 현행 벤처투자촉진법에 따르면 벤처투자조합(벤처펀드)을 조성하려면 반드시 수탁 계약을 맺어야 한다.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는 AC업계에서는 딜과 투자자를 구한 상황에서도 수탁 기관을 찾지 못해 펀드레이징이 좌초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 때문에 벤처펀드의 수탁 대란을 해소하고자 정부 부처(중소벤처기업부), 한국벤처투자, 각종 협회가 머리를 맞댔다. AC협회가 신한증권과 유안타증권을 회원사의 전담 수탁사로 선정한 것도 그간 고민해왔던 대책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이들 증권사는 앞으로 투자조합 규모와 상관없이 0.3% 이하의 수수료로 수탁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펀드 수탁 사업을 향한 두 증권사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건 수탁 비즈니스에 대형사가 너도나도 뛰어든 시점이기 때문이다. NH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메이저 증권사가 신사업으로 확정한 뒤 잇따라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선두 주자인 NH증권의 경우 론칭 6개월여 만에 수탁고 1조원을 돌파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 궤도에 안착한 상태다.
다만 신한증권과 유안타증권이 펀드 수탁 사업을 벌이는 데는 성장 여력에 한계가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무엇보다 NH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수탁 신사업에 나서고자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에 인적, 물적 재원을 대규모로 투입해왔다.
이 수탁 시스템의 핵심 기능은 기준가 산정과 자금결제 자동화로 요약된다. 수천여개의 펀드를 놓고 내부 자산 포트폴리오의 평가액 변동에 맞춰 정확하게 일일 기준가를 산출하는 건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다. 현재 증권업계에서 이 업무를 소화할 수 있는 건 지난해 말 IT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한 NH증권뿐인 것으로 파악된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06/19/20230619155446556_n.png)
결과적으로 이런 IT 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하지 못한 신한증권과 유안타증권은 비시장성 자산만 담는 소규모 벤처펀드만 수임하는데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 말 기준 국내 운용자산은 1366조원이다. 이 중에서 공모펀드가 312조원, 사모펀드가 517조원, 투자일임이 537조원 수준이다. 투자조합의 경우 사모펀드 볼륨에서 10%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소규모 벤처펀드의 존재감은 훨씬 더 희박한 것으로 여겨진다.
WM업계 관계자는 "신한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수탁 업무를 처리할 때 필요한 자금결제 자동화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은행 계좌를 활용할 때 수탁 시스템을 확보한 대형사와 달리 번거로운 작업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수탁 비즈니스를 제대로 키우려면 IT 인프라부터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의 경우 이달 말을 전후해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정식으로 수탁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내달 원화 서비스를 시작으로 오는 10월 외화 서비스까지 정식으로 론칭할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증권과 수개월 정도의 격차를 두고 공식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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