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손바뀜 소룩스, 아리바이오 인수로 '화룡점정'⑤정재준 대표 경영권 지분 활용, 9.96% 지배력 확보…72.6% 소액주주 '우회상장' 여부 촉각
신상윤 기자공개 2023-07-05 08:24:55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3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명 전문기업 '소룩스' 경영권 변동이 새로운 주인 정재준 대표가 지배하는 '아리바이오' 인수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정 대표는 소룩스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쌓은 투자금을 아리바이오 지분 매각으로 현금화했다. 한국거래소는 소룩스가 아리바이오 지분을 인수하자 우회상장 여부 검토에 나섰다.코스닥 상장사 소룩스는 지난달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경영권을 인수한 정 대표 등 아리바이오 주요 임원들이 주주총회를 통해 소룩스 이사회에 입성했다.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김근호 아리바이오 미국지사 임상담당임원과 송혁 아리바이오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노병구 제이더블유시티 대표가 소룩스 경영진으로 합류했다.
소룩스는 이날 정관 사업목적에 '퇴행성뇌질환치료제 개발사업'을 추가해 향후 아리바이오 사업과 협업할 기반도 마련했다. 시장의 관심은 소룩스와 아리바이오 결합 방법론에 쏠렸다. 상장기업인 소룩스뿐 아니라 비상장기업인 아리바이오도 수많은 소액주주가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 대표가 소룩스를 직접 인수하면서 아리바이오의 직상장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소룩스는 아리바이오 경영권을 품는 전략을 선택했다. 정 대표를 포함해 성수현 부회장, 투자자 산업은행이 구주 매각 대상자로 나섰다. 소룩스가 인수한 아리바이오 주식은 224만주(9.96%)다. 전체 거래금액은 537억원이 넘는다. 이달 말 잔금을 받는 산업은행을 제외하면 정 대표와 성 부회장은 잔금 수령을 마쳤다.
정 대표가 아리바이오 주식 94만3254주(6.78%)를 소룩스에 처분해 확보한 현금은 226억원 상당이다. 소룩스 경영권 구주 인수에 300억원을 쓴 그로선 75% 이상을 회수한 셈이다. 소룩스는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3억원 규모의 현금만 보유 중이었다.
소룩스가 정 대표 등에게서 아리바이오 지분을 인수한 자금은 최근 경영권 손바뀜과 맞물려 발행한 1회차 전환사채(CB) 200억원 등으로 마련했다. 1회차 CB는 아리제1호투자조합이 투자한 가운데 주요 조합원 중에는 성 부회장을 비롯해 송혁 CFO 등 아리바이오 경영진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성 부회장 등은 향후 투자조합 해산 시 소룩스 주식을 전환가격(7434원) 수준에서 인수해 차익을 실현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다만 정 대표는 당분간 차익 실현이 쉽진 않다. 그는 소룩스 경영권 구주 인수 외에도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거래로 3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발행된 신주와 BW는 1년간 보호예수가 걸린 상황이다. 대신 정 대표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코스닥 상장사 소룩스를 인수하고, 기업공개(IPO) 난항을 겪던 아리바이오를 다시 품는 거래까지 마무리를 지었다.
관건은 이번 정 대표의 행보를 지켜보던 아리아비오 투자자들이다.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투자자를 주주로 맞았다. 여기엔 삼진제약과 같은 유수의 제약사를 비롯해 신용보증기금 등 여러 기관투자자도 있다.
주요 기관 투자자들 제외하면 올해 1분기 말 일반 주주가 보유한 아리바이오 지분율만 72.62%다. 당초 소액주주들은 아리바이오 상장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정 대표가 소룩스를 통해 아리바이오를 인수함으로써 당장 상장을 위한 절차를 밟진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기대했던 투자금 회수 등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소룩스의 아리바이오 지분 인수를 우회상장 여부인지 판단에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도 쏠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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