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1년여 만에 투자계획 '새로고침', 배경은 지난해 5월 말 발표 이후 1년 1개월 만에 8개년 계획 발표
조은아 기자공개 2023-07-05 09:19:5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1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이 1년여 만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새로 발표했다. 불과 1년 만의 '새로고침'이다. 지난해 발표와 비교했을 때 금액이 크게 늘었다는 점, 구체적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 외에 발표 방법 등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지난해 5월 말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국내 주요 그룹들은 일제히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포스코그룹도 동참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 동안 국내외를 더해 모두 5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내 33조원, 해외 20조원으로 국내투자가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이번에 내놓은 계획에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 동안 모두 121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단순 비교해도 액수가 크게 늘어난 걸 알 수 있다. 기존 연평균 10조6000억원 수준에서 연평균 15조1250억원 수준으로 50%가량 증가했다.
포스코는 이번에 투자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철강, 수소, 이차전지 분야에 투자하고 전체의 60%인 73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내용 정도만 밝혔다.
다만 지난해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하다. 지난해 포스코는 크게 4개 사업(국내 기준)에 투자한다고 밝혔는데 △철강 20조원 △친환경 미래소재 5조3000억원 △에너지·건축·인프라·식량 5조원 △벤처투자 및 연구개발이 2조7000억원이었다.
이번 역시 투자금의 대부분이 철강 사업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을 위한 전기로 신설과 친환경 설비 도입 등이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 아래 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기존 고로 대신 전기로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밖에 이차전지나 수소 등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 투자금은 원료의 안정적 확보, 설비 증설, 차세대 기술 확보 등에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발표나 올해 발표 모두 해외투자분이 상당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국내가 많지만 해외에는 설비 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꽤 큰 금액이 해외에 투자되는 셈이다.
해외투자에 쓰이는 48조원은 대부분 이차전지 사업에 할당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튬과 니켈 등 이차전지 소재에 들여가는 원료 확보가 핵심이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 아르헨티나 염호를 3100억원에 인수했고 같은해 호주 리튬광산 업체 필바라의 지분도 사들였다.
지난해부터는 1조5000억원을 들여 아르헨티나 염호 2단계 증설에 들어갔으며 호주 필바라 리튬 정광도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가공될 예정이다. 여기에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세계 1위 니켈 생산국 인도네시아에 니켈제련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의 이번 발표가 이뤄진 시기와 장소, 방법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번 발표는 포항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에 이뤄졌다. 지난해의 단순 보도자료 배포와 달리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직접 포항에 내려가 참석한 행사에서 발표됐다.
포스코그룹은 여전히 포스코홀딩스의 본사 이전 등을 놓고 포항 지역사회와 갈등 중인데 이를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례적으로 포항과 광양 등 지역 이름을 직접 제시한 점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투자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이뤄진 발표라는 점 역시 주목된다. 최정우 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해외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무려 4차례나 빠지는 등 안팎에서 위기설에 휩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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