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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 두번째 자사주 소각, VIP운용 "여전히 아쉽다" 40억 수준으론 부족…자회사 행동주의 압박 강도 주목

황원지 기자공개 2023-07-14 08:13:4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1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세아가 두 번째 자사주 소각을 진행한 가운데 행동주의를 전개해 온 VIP자산운용은 소각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올해 처음 시작된 자사주 소각의 빈도가 잦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또 함께 결정된 중간배당의 규모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주사인 아세아의 주주환원이 본격화되면서 아세아제지 등 자회사에 대한 행동주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아세아제지는 올해 초 소액주주연대와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주주환원율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최근 자사주 매입 등을 진행했지만, 소액주주연대 측은 규모가 충분치 않아 효과가 미미한 만큼 중간배당 등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VIP운용 "자사주 소각·배당 규모 모두 아쉬워"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세아는 이달 31일 보유 자사주 중 2만8630주(약 40억원 규모)를 소각한다. 전체 주식(216만4534주)의 약 1.3%, 보유한 자사주(41만6942주) 중 6.8% 규모다. 아세아의 자사주 소각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3월 보유 자사주 중 40억원 규모를 소각한 바 있다. 그간 자사주 매입만 이어왔으나 소각을 결정한 건 지난 3월이 처음이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이번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지난 3월 첫 소각을 발표한 이후 소각 빈도가 잦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지만 규모가 전체 주식의 1% 정도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VIP자산운용은 2년이 넘게 아세아에 대해 주주행동주의를 이어왔다. 지난해 초 지분율을 9% 이상으로 높이면서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 기업가치를 높이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배당총액 증가와 함께 자사주 소각이 최우선적 요구사항이었다.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으면서 시장에 풀릴 잠재물량을 줄일 수 있어 기업가치 개선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자사주 소각 결정 이후 아세아의 주가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3월 9일 14만1500원이었던 주가는 10일 소각 결정 발표 후 꾸준히 올라 4월 20일 16만3500원을 기록했다. 다만 4월 이후 다시 하락세를 띄면서 현재 13만원대 후반~14만원대 초반을 오가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중간배당 규모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세아는 자사주 소각과 함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규모는 미정으로 주주명부폐쇄 기준일만 확정한 상태다. 아세아는 지난해 11월 첫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주당 500원으로 시가배당률은 0.42%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이어 중간 배당을 결정한 셈이다.

다만 소각과 마찬가지로 규모 면에서는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연결이 아닌 별도 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당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아세아는 2022년~2024년 배당성향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 50%를 목표로 삼고 있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가 지주사인 만큼 별도기준 순이익이 연결의 약 10%에 불과하기 때문에, 연결 기준으로 배당성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배당기준일을 7월 25일로 설정한 만큼 8월 중 중간 배당금 규모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제지·시멘트 주주환원책, 지주사 아세아 비해 아직 미흡 평가

지주사인 아세아의 주주환원이 시작된 가운데 자회사인 아세아제지와 아세아시멘트도 환원책이 강화될지 주목된다. 두 회사 모두 소극적인 주주환원에 주가가 실제 가치에 비해 낮은 상태로, 주주들의 행동주의 움직임이 진행중이다.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지난해 약 7%의 지분을 소유한 VIP자산운용이 공개 행동주의를 시작했다.

아세아제지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연대와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 회사 측에 주주환원책 강화를 요구한 바 있다. 신대양제지 등 동종업계 타 제지회사들의 주주환원책 발표가 이어진 만큼 이에 발맞춰 달라는 것이었다. 그간 하지 않았던 중간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등을 요구했다. 회사 측에서 이렇다 할 반응이 없자 아세아제지 소액주주들은 지분을 모아 전현직 경영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고, 지난 6월 장기적인 활동을 위한 비영리법인을 설립했다.


김태식 아세아제지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지주사인 아세아의 경우 자사주 매입을 꾸준히 이어왔고, 이번에 소각과 중간배당을 하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반면 자회사인 아세아제지는 아직 보유 자사주도 거의 없는데다, 중간배당도 하지 않는 등 아직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세아제지와 아세아시멘트는 보유한 자사주 비중이 미미하다. 지주사인 아세아의 경우 꾸준한 자사주 매입으로 전체 주식 대비 자사주 비중이 20%에 육박한다. 반면 아세아제지는 1.6%, 아세아시멘트는 0.03%로 매입도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배당정책 또한 지주사에 비해 적극적이지 않다. 아세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하지만 아세아제지는 2021년 중간(분기)배당 관련 규정을 추가했음에도 아직까지 중간배당을 결정한 적이 없다. 아세아시멘트도 마찬가지로 정관에 중간배당 관련 규정이 있음에도 진행하지 않았다.

아세아제지 소액주주연대 측은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소액주주연대 측 감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올려 회사 경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피려는 목적이다. 이를 위해 최근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전체 주주현황을 알 수 있는 주주명부를 확보했다.

아세아제지, 아세아시멘트의 주주행동주의가 성공해 배당이 늘어날 경우 지주사인 아세아를 보유한 VIP자산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세아 그룹은 지주사로 아세아를 두고 그 아래 연결대상 자회사로 상장사 아세아시멘트와 아세아제지를 두고 있다. 산하 자회사들에서 배당 규모를 늘려야 아세아의 배당도 늘어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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