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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정기 신용평가 점검]롯데그룹, 케미칼이 쏘아올린 '등급 조정' 마무리② 총 6개 계열사 등급 하향…"추가 강등은 쉽지 않다"

김슬기 기자공개 2023-07-18 07:05:20

[편집자주]

2023년 정기 신용평가가 마무리됐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4월부터 6월까지 회사채 장기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정기평정을 진행했다.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부동산 PF 리스크 등에 따른 기업 실적 급감으로 올해 정기평정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 가운데 시장이 주목하는 기업과 그룹, 크게는 산업의 신용등급 변화를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시작이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신용도를 받치고 있는 핵심계열사이지만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등급하향이 가시화됐다. 여기에 롯데건설 유동성 확보도 문제가 되면서 상반기 내내 롯데그룹 신용도가 위태로웠다.

결국 신용평가사 3사 모두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0로 하향 조정하면서 계열사에 영향을 줬다. 다만 각 신평사별로 조정범위는 차이가 있었다. 한국기업평가가 가장 변동폭이 컸고 한국신용평가의 조정범위가 적었다.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의 추가적인 신용등급 조정이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롯데케미칼 나비효과, 계열사 등급 줄하향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2023년 정기평정을 진행한 결과 올해 대기업 집단 가운데 롯데그룹 계열사의 신용도가 가장 많이 움직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효등급이 있는 총 14곳의 계열사 중 2곳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고 4곳이 등급 불일치(스플릿) 상황에 놓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신평사 3사 모두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AA+, 부정적'에서 'AA0, 안정적'으로 롯데지주 역시 'AA0, 부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한 노치(notch) 하향조정했다. 이들 기업이 그룹 내 중요도가 높은 곳들인만큼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의 신용등급 조정은 지난해 말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0월 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분 인수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를 고려,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의 장기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등재했다. 이후 11월 신평사 3사 모두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일제히 조정했다.

그룹 핵심인 롯데케미칼의 실적저하와 투자 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 정평에서 신용등급 강등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2조2761억원, 영업적자는 7626억원이었다. 화학사업비중이 절대적이었기에 업황 변동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됐고 지분 인수 설비투자 등에 소요되는 자금 지출도 컸다.

지난해 자본적지출만 2조6000억원대였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1800억원대에 불과했다. 운전자본투자도 4000억원대였다. 총차입금이 6조3000억원대까지 확대되면서 그간 마이너스였던 순차입금 역시 2조6000억원대까지 커졌다. 올해 초 1조20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음에도 재무안정성 회복이 쉽지 않았다.

롯데지주의 신용도는 핵심 계열사의 신용도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산출되는 통합기준신용도 등이 반영된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조정되면서 롯데지주의 신용등급 하락도 불가피했다. 또한 2020년 이후 그룹 경영효율성과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분투자가 지속되면서 재무부담이 커졌다.

2020~2021년까지 롯데케미칼, 롯데푸드,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칠성음료, 롯데자산개발 등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고 2022년 코리아세븐 유상증자 참여(3984억원), 롯데헬스케어 설립(700억원),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1789억원)에도 힘을 보탰다. 올해 초 롯데케미칼 유상증자에도 2939억원을 투입했다.

◇ 신평사, '3인 3색' 결과…한국기업평가, 변동폭 가장 컸다

신평사 3사 모두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에 대한 평가는 비슷했지만 계열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한국기업평가는 3사 중 등급 변동폭이 가장 컸고 계열사 중 총 6곳의 신용등급을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4곳, 한국신용평가는 2곳의 신용등급을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계열통합신용도가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했다. 롯데물산과 롯데캐피탈, 롯데렌탈은 'A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롯데오토리스는 'A0,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한 노치씩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그룹 계열통합신용도를 볼 때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 5곳의 자체신용도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계열통합신용도가 떨어졌고 개별 기업의 자체신용도와 차이가 축소되면서 유사시 계열지원가능성을 반영할 수 없게 됐다고 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추가적으로 롯데캐피탈과 롯데렌탈에 대해서 신용등급 조정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기존에 이들 기업의 신용등급에 반영했던 계열지원가능성을 제거하면서 자체신용도인 'A+,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평가에서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 외에 등급변동을 하지 않았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조정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신평사별로 평가가 생각보다 갈리면서 시장의 의구심도 크긴 했다"며 "특히 롯데캐피탈의 시장 익스포저는 다른 계열사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어서 관심이 컸는데 의견이 갈리면서 스플릿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등급 추가 강등 쉽지 않다"

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의 신용등급 하향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평했다. 다만 향후 추가적인 계열사 등급 하락도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신용등급 변동 트리거는 결국 롯데케미칼인데 중국의 경기회복이 더딘 상태여서 석유·화학 업종의 실적 하락이 불가피했다"며 "지주 신용등급을 롯데케미칼이 받치고 있었는데 결국 지주 등급까지 조정되면서 지원가능성이 떨어졌고 다른 계열사의 등급까지 영향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계열사들의 경우 추후 등급 조정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차환에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건설은 2022년말 'A+, 안정적'에서 'A+, 부정적'으로 변경된 바 있다. 신평사 3사 모두 등급 산정할 때 계열사 지원가능성을 반영해 1노치 높게 평가했다. 현재도 지원의지가 큰 만큼 향후에도 변동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롯데그룹의 신용등급이 추가적으로 더 하향 조정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하지만 강등된 곳을 제외하면 자체 신용도로 현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하향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실적이 더 악화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실적이나 재무수준을 감안하면 떨어질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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