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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페널티 없었다면...한화오션의 방산 과제는 기술능력점수 HD현대중공업 0.9735점 우위...설비·R&D 투자 확대 통해 격차 메울 듯

강용규 기자공개 2023-07-19 07:28:21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오션이 차세대 호위함 수주의 9부능선을 넘었다. 이변이 없는 한 수주가 유력하다. 옛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출범하면서 뜨거워진 특수선 시장의 HD현대중공업 대 한화오션 '라이벌 대결'에서 한화오션이 기선을 제압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의 페널티가 없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오션이 추후 진행될 수상함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지속 점유하기 위해서는 특수선 관련 투자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시선이 고개를 든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큰 이변이 없는 한 한화오션이 울산급 호위함 배치-III(Batch-III) 5~6번함 건조사업을 수주하게 된다. 이 사업은 2028년 6월까지 3500톤급 최신형 호위함 2척을 건조해 해군에 인도하는 사업으로 예상 사업규모는 8334억원이다.

앞서 14일 한화오션은 0.14점의 차이로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호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점수는 한화오션이 91.8855점, HD현대중공업이 91.7433점이었다.

이번 입찰은 옛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첫 군함 수주전이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끌어모았다. 결국 한화오션이 승자가 됐으나 업계에서는 수상함 분야에서 HD현대중공업의 우위가 재확인됐다는 시선도 나온다. 방사청이 진행하는 입찰에서 HD현대중공업이 페널티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20년 9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기본설계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한화오션의 개념설계자료를 빼돌렸다는 혐의로 2022년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2025년 11월까지 방사청의 무기체계 입찰에서 1.8점의 감점이 적용되고 있다. 이 감점이 없었다면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을 1.66점 앞섰다는 말이다.

이번 입찰에서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을 기술능력평가에서 0.9735점 앞섰다는 점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작은 차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다. 이번 입찰에서 점수 차이가 0.14점에 그치기도 했거니와 앞서 KDDX 기본설계사업에서는 양사의 점수차가 0.05점에 불과했다.

내년에는 KDDX 프로젝트의 건조사업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선체부터 전투체계, 각종 무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되는 첫 국산 구축함으로 '한국형 이지스함' 사업으로 불린다. 6500톤급 구축함 6척의 예상 건조비용이 무려 6조원이다.

이번 호위함 입찰에서 1.8점의 감점을 안은 HD현대중공업이 격차를 0.14점까지 좁힌 만큼 업계에서는 KDDX 입찰 역시 향방을 쉽게 예상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6척이 한꺼번에 입찰되는 방식이 아니라 선도함(1번함) 이후 순차적으로 입찰이 진행되는 방식인 만큼 HD현대중공업의 페널티가 사라지는 2025년 11월부터는 HD현대중공업이 확실한 우위를 가져가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능력평가 점수는 입찰 함정의 종류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만큼 이번 입찰에서의 기술점수 차이가 두 회사의 총체적 기술 격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한화오션으로서는 생각보다 큰 점수차가 확인된 것이며 추후 수주전을 위해서라도 수상함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6일 한화오션은 국내 최초로 수상함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실내공장과 함정 전용 다목적 조립공장의 신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투자를 조만간 확정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울산급 호위함 5~6번함의 수주가 최종 확정되면 건조 일정에 맞춰 설비를 증설한 뒤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화오션의 R&D(연구개발)투자가 다시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3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R&D 투자금액을 비교해 보면 기존에는 HD현대중공업의 우위가 100억원 이내였으나 2022년 들어 격차가 300억원 수준까지 벌어졌다.

심지어 이 기간 HD현대중공업은 개발비 무형자산화 규모가 89억원에서 292억원까지 늘어난 반면 한화오션은 꾸준히 0원이다. 한화오션의 R&D는 HD현대중공업에 비해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볼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한화오션은 HD현대그룹으로의 매각이 추진되다 무산되는 등 각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영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 한화그룹 산하에서 안정을 찾은 만큼 앞으로는 그룹 방산사업과 연계한 R&D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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