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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증권신고서 제출시한 연장 불구 '찜찜함' 남았다오후 6시에서 7시로 변경, 민평금리 오기 감소 기대감…"수정에 대한 융통성 필요해"

이상원 기자공개 2023-08-01 07:36:4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신고서 제출 시한이 다음 달부터 오후 6시에서 한시간 연장된다. 공모 회사채 발행에 따른 증권신고서 제출시 당일 민평금리를 반영하기에 시간적으로 빠듯해 기업 조달에 차질이 발생한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점들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관사 역할을 하는 IB들은 금융당국의 이같은 결정에 환영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HD현대오일뱅크가 동일한 이유로 발행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증권신고서 작성을 관행처럼 주관사가 떠맡으면서 실수는 앞으로도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오류 수정에 대한 금융당국의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IB들, 시간적 여유 확보에 기대감

금융감독원이 오는 8월부터 증권신고서 접수, 제출 시한을 기존 오후 6시에서 7시로 한 시간 연장한다. 현재 전자공시시스템상 증권신고서 제출 가능시간은 오전 7시반부터 오후 7시다. 하지만 오후 6시 이후에 제출된 증권신고서는 다음날로 접수해 공시한다는 점이 그동안 지적돼 왔다.

발행사는 회사채 발행 전날 발행조건이 확정된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는 당일 민평금리를 반영해야 하지만 국내 4대 평가사가 오후 6시 이후에 정확한 수치를 공시한다. 따라서 그동안 증권신고서 제출에 앞서 주관사들이 일일이 국내 4대 평가사에 유선으로 확인해 반영하는 만큼 오류에 대한 가능성이 늘 존재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주관사가 발행금리를 잘못 표기해 HD현대오일뱅크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고도 일부 만기 채권을 발행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127회차 무보증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3년물과 5년물, 7년물로 구성해 1000억 모집에 나선 결과 875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그중 7년물 200억원 모집에 1250억원의 주문을 모아 5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하지만 수요예측 이후 최종 발행금리가 포함된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두 서류의 7년물 금리가 일치하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 투자설명서에는 7년물 발행금리가 4.652%로 표기돼 있지만 발행조건이 확정된 증권신고서상에는 4.649%로 돼 있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3년물과 5년물은 그대로 발행하되 7년물은 발행 취소를 결정했다. 민평금리 확인과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구조적 한계로 빚어진 결과였다. 이를 계기로 증권신고서 제출 시한이 연장되자 DCM IB들은 반기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DCM 담당자는 "증권신고서는 미리 작성해 놓지만 민평금리가 오후 6시 넘어야 완벽한 수치가 나오는 만큼 실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증권신고서를 작성하는 사람으로서 이 리스크가 해소됐고 중간에 수정이 가능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했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릇된 관행에 따른 실수 불가피, 금융당국 융통성 필요해

일각에서는 증권신고서 제출 시한을 연장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증권신고서는 원칙적으로는 발행사에서 작성해야 한다. 재무제표를 비롯해 이사회 회의록 등을 첨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주관사의 PM(Product Manager)이 발생사를 방문해 작성하는게 현실이다.

가뜩이나 증권신고서에 담기는 내용이 방대한데 한 명의 PM이 발행사를 방문해 제한된 시간안에 작성하는 만큼 실수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최근 몇 년전부터 증권신고서 수정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JB금융지주가 1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당시 주관사였던 DB금융투자가 금리 오기로 수요예측을 두 번 치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시장에 파급효과를 감안하지 않은 과한 처사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들도 일정에 맞춰서 자금 포션을 다 맞춰 놨는데 수요예측을 다시 하는 것은 아무리 잘못했다 하더라도 시장에 주는 파급이 클 수 밖에 없다"며 "모든 일정이 지연될 경우 이로 인한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신고서를 잘 찾아보면 많은 오류가 나온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 타이트하게 관리하면서 단순 실수도 수정을 잘 안해준다"며 "수정 요청을 들어준다고 해도 반영되는 처리속도도 늦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융통성 있는 모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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