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장기 CP '확' 늘렸다 각종 지표에서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발동, 적자 시 발행 늘린 선례 있어
안정문 기자공개 2023-08-03 07:58:4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31일 16시1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상반기 실적발표와 함께 장기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만큼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31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4000억원의 CP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6개월물 500억원을 제외한 87.5%는 만기구조가 335, 363일 등 300일 이상 CP다.
SK하이닉스는 차환 목적으로 이번 장기CP를 발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8월27일 2500억원 회사채, 9월27일 3000억원 CP 등 총 55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까지 범위를 넓히면 10월16일 1000억원의 CP까지 갚아야 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6일 2분기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하반기에는 일부 차입금 차환 발행 외에 상반기와 같은 대규모 자금조달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금리가 낮은 공모 회사채가 아닌 장기 CP를 활용한 데는 실적부진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각종 지표가 신용평가사의 등급하향 트리거를 건드리고 있는 기업은 공모 회사채 시장 접근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반기 6조원대 영업손실 기록, S&P는 부정적 전망유지
SK하이닉스는 상반기 매출 12조3940억원, 영업손실 6조2844억원, 순손실 5조5734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52.3% 줄고 영업손익과 순속익은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S&P는 SK하이닉스가 등급유지 여력이 여전히 충분치 않다고 진단하고 올해 2월 'BBB-, 안정적'에서 'BBB-, 부정적'으로 낮췄던 신용등급 전망을 이어갔다.
S&P는 SK하이닉스의 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올해 3.5배~4.5배를 기록한 후 2024년 1.5배~2.3배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차입금/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이 향후 1~2년간 2.0배를 웃도는 경우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신평사들이 제시한 신용등급 하향 검토 기준도 대부분 건드린 상태다. 국내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국기업평가는 '순차입금/연간 EBITDA>1배', 한국신용평가는 'EBITDA/매출 45% 미만' 및 '순차입금의존도 15% 초과', 나이스신용평가는 순차입금의존도 15% 초과 전망 시 등을 등급하향 변동요인으로 냈다.

올해 2분기 기준 EBITDA는 7660억원, 매출은 12조3940억원, 순차입금 23조3200억원, 총자산 102조8190억원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순차입금/EBITDA를 산출하면 30.44로 기준치인 1을 훨씬 웃돈다. 하반기 SK하이닉스의 EBITDA가 22조원 넘게 늘어나지 않는 이상 수치는 기준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크레딧업계에서는 2023년 해당 수치가 5~6 정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도 EBITDA/매출은 6.18%, 순차입금의존도는 22.68%로 모든 지표가 등급하향 변동요인을 충족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장기 CP, 적자와 함께 확대
SK하이닉스가 장기CP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 364일물 1000억원 발행에 이어 10개월 만이다. 작년 4분기를 시작으로 장기 CP 발행을 늘리고 있다. 이 분기는 2012년 3분기 이후 10년만에 적자를 기록한 때다.
SK하이닉스의 지난 CP 발행 내역을 살펴보면 3개월 등 단기물이 주를 이뤘다. 지난해 10월 이전 발행한 장기 CP는 공교롭게도 SK하이닉스의 적자 시점과 겹친다. 2012년 SK하이닉스는 2년물 CP 1700억원, 3년물 CP 2000억원을 찍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업황 회복과 현금흐름 개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하반기 대규모 자금조달은 현재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CP는 통상적인 재무활동의 일환으로 일부 활용 중이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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