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피드백' 빨라진 거래소…표준평가모델 고도화 착수업종별 배점 조정, 전문가 참여 확대 등 질적 개선 추진…업계 평가도 '긍정적'
안준호 기자공개 2023-08-09 07:58:46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7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연초 도입한 표준기술평가모델 손질에 들어간다. 금융당국의 특례상장 제도 개편안 가운데 기술성 평가 개선 내용도 포함됐다. 평가 핵심인 기술성·시장성의 배점을 조정하고, 기술 전문가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거래소 측은 표준모델 시행과 함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개선안도 이에 기초해 기술성 평가를 고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배점과 전문가 참여 확대는 도입 당시부터 표준모델의 ‘약한 고리’였던 만큼 적절한 방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등급편차’ 감소 효과 확연…기술성-시장성 배점 조정으로 고도화 추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표준모델 도입 이후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받은 기업은 총 6개 사다. 특례 신청 가능 등급을 받은 기업이 3곳, 탈락한 기업 또한 3곳으로 집계됐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평가를 통과한 기업은 아이엠티(IMT)와 하이센스바이오, 에스더블유엠(SWM)으로 추정된다.
통과 여부에 관계없이 기관별 판정 결과가 2등급 이상 벌어진 경우는 없었다. 통상 등급 편차가 두 단계 이상 벌어지면 평가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한다. 도입 전 1년간을 살펴보면 총 35개 사 중 총 4개 회사에서 2등급 이상 차이가 발생했다.
다만 실제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를 반영해 거래소 역시 서둘러 제도 손질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편에 발맞춰 하반기 표준모델 고도화에 나설 예정이다. 기술성과 시장성의 배점 조정, 평가기관 참여 유인, 거래소 상장심사 과정의 전문가 참여 확대 등이 골자다.
배점 조정은 피평가자인 기업 입장에서 체감이 큰 변화다. 표준모델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업종별로 기술성과 시장성의 배점을 달리 적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의약품 업종은 기술성 항목 배점이 65%다. 반대로 서비스·기타 업종은 기술성 비중이 35%에 불과하다.
제조업의 경우도 기술성(45%)과 시장성(55%) 가운데 후자 배점이 더욱 크다. 가이드라인 상 배점이 강제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선 ‘기술’특례상장의 취지와는 어긋난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거래소는 이런 의견을 감안해 조만간 기술성에 대한 배점을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전문가 참여도 확대…예비상장 기업 의견 반영하며 ‘호평’
전문평가기관 확대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기평 참여 기관은 총 24개로, 7개 기술신용평가기관(TCB)와 17개 국책연구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국책기관의 참여도는 낮은 편이다. 수요에 비해 평가기관이 적다 보니 TCB 상황에 따라 평가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다.
앞으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책기관은 평가지표에 기평 참여 실적을 추가한다. 기관 풀 확대, 국가연구자정보시스템(NRI) 활용을 통한 전문가 섭외 등 다른 대책도 함께 시행한다. 거래소의 상장심사위원회에도 최소 기술전문가 2인 이상이 참여하도록 규정을 정비한다. 위원회 전문가 풀(Pool)도 이전보다 늘릴 예정이다 .
업계에서는 표준모델 고도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등급편차는 개선되었으니 심사의 질을 높이는 과정이 다음 단계라는 의견이다. 특히 현장 의견을 참고해 빠르게 배점 조정에 나선 점은 호평받고 있다.
한 기술평가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거래소가 표준모델을 만든 뒤 적극적으로 TCB와 예비 상장 기업을 만나 의견을 청취한 것이 구체적인 개선 방안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기술성 배점이 낮은 것에 대해서는 기업들도 불만이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빠른 피드백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책기관의 참여 제고, 상장위원회 기술 전문가 참여 확대 등 심사의 질을 개선하려는 방향도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거래소 등이 전문가 풀을 직접 꾸리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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