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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P 최대주주 변경 그 후]오경원 대표 체제에 확 바뀐 포트폴리오, 실현 가능성은①기존 해상풍력 철수, 신사업 전기차 충전 진출…성공 가능성 '반신반의'

성상우 기자공개 2023-08-11 08:02:57

[편집자주]

DGP가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경영진이 전면 교체되고 새 사업계획을 쏟아내는 중이다. 아이템 역시 ‘태양광·전기차 충전 인프라·수소연료전지’ 등 핫한 키워드로 가득하다. 회사는 벌써부터 지난해 연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자체 제시하고 있지만 시장과 주주들 시선은 갈린다. 더벨은 DGP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그린파워가 DGP로 사명을 바꾼 건 오너십이 바뀌면서 내린 결단이었다. 기존 추진 중이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재편하고 해외로 시장을 넓히겠단 취지에서 영문 사명으로 전환했다. 사명 변경과 동시에 사업 재편이 공격적으로 이뤄졌다.

가장 큰 변화는 해상풍력 사업에서 대부분 철수한 것이다. 그 대신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가했다. 기존 해 오던 태양광 사업도 글로벌 시장으로 넓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새 사업 구상을 바탕으로 회사 측은 올해 연간 500억원 규모 매출 달성을 전망했지만 평은 갈린다. 당장 최근까지 기달성한 실적이 부진하다. 상당수 주주들은 사업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오경원 대표 체제…해상풍력 철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 시작

DGP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해 9월이다. 기발행된 30회차 전환사채(CB)와 당시 새로 발행된 CB가 새 주주인 CBI 측으로 넘어가면서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는 지분 구조가 형성됐다.

당시 CBI 측은 그로우스앤밸류디벨로프먼트와 함께 190억원 규모 31회차 CB와 100억원 규모 32회차 CB를 매입했다. 보통주로 모두 전환된다면 기존 최대주주였던 코르몬파트너스의 지분을 뛰어넘는 물량이었다. 그로우스앤밸류디벨로프먼트는 CBI 최대주주다.

실제 지분 전환 전에 경영진 교체가 선제적으로 이뤄졌다. 새로운 잠재적 최대주주(CBI) 측인 오경원 그로우스앤밸류디벨로프먼트 부회장이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그를 포함한 8명의 새 이사회 멤버가 들어왔다.


새 경영진은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이전 경영진이 의욕적으로 진행했던 해상 풍력발전 사업을 축소시킨 게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통상 조 단위 이상의 사업자금이 필요하고 대기업 계열 플랜트 시공사들이 뛰어드는 곳이라 중소기업인 DGP 혼자서는 승산이 없다고 봤다. 비전은 좋지만 자금 부담이 크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힘든 영역이라는 판단 하에 과감한 사업 축소가 이뤄졌다.

현재 남아있는 해상풍력 사업은 전남 여수 삼산면 사업지 단 한 곳이다. 1분기 말 기준 사업시행자인 여수삼산해상풍력㈜ 지분 39.4%를 보유 중이다. 이 지분 장부가치는 분기보고서에 0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억6000억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새로 추진된 사업은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SK에너지, LS일렉트릭, 삼천리자산운용과 손잡고 합작법인 ‘SL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DGP는 자회사 대한그린파트너스를 통해 SL에너지솔루션 지분 25.3%를 취득할 예정이다.

SL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소재 주유소들을 전기 자급자족 및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으로 변모시키는 작업에 착수한다는 사업 플랜을 제시했다. SK에너지가 보유한 국내 주유소 30개소가 첫 번째 대상이다. 여기에 1MW급 이하 연료전지와 태양광(PV), 전기차 급속충전기, 열공급 설비 등이 적용된 도심 속 분산형 전원을 구축한다는 청사진이다. 계획대로 실행되면 DGP는 사업에 적용될 전기차 급속 충전설비 구축 및 운영부문을 담당한다.

태양광 사업 확장도 새 경영진 체제에서 나타난 눈에 띄는 변화다. 올해 상반기 김제수협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태양광 임대 분양사업 공동개발건은 당장 매출 기여도를 기대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는 게 DGP의 설명이다.

임대인이 제공한 지붕에 임차인이 1MW 이하 소형 태양광 시스템(PV)을 설치 및 분양하는 사업이다. 협약 상대방인 김제수협은 여기서 사업성 평가 및 임차인에 대한 PF 대출 조달을 담당하고 DGP는 임차인에게 제공할 장비 시공(EPC)을 맡는다는 게 골자다. 총 사업 규모는 80MW, 사업비는 1400억원으로 추산했다.

◇DGP "올해 연매출 480억 이상"…주주들 상당수 '비관적'

DGP 관계자는 “이 기자재 사업(태양광)을 기반으로 올해 반기 매출이 100억원을 넘고 연간으로는 48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SL에너지솔루션을 통한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구축 사업도 규모를 점차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이 구상의 실현 가능성이다. DGP는 지난해 연매출 335억원을 냈고 그 이전까지 연평균 매출은 200억원 안팎 수준이었다. 최근 5개년 중 2021년을 제외한 모든 해에 영업적자를 냈다. 물론 새 경영진 하에서 꾸려진 새 사업 계획이지만 프로젝트 대부분이 아직 제품 생산 조차 시작되지 않은 초기 단계다.

DGP의 설명대로 올해 매출이 지난해 매출 대비 50% 가량 성장한 500억원 수준이 되리라고 전망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DGP는 과거 사업 계획에 따른 매출 전망을 그대로 실현시킨 경험이 거의 없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역대 최저 수준인 13억원에 불과했다.


주주들 사이에서도 평은 갈린다. 회사 측이 제시한 사업 호재들 대부분을 믿지 못하겠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주주들 불만이 크게 터진 사례도 있다.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에 회사 측은 “주주분들의 상심과 분노를 절실히 느꼈다”며 “책임을 통감하며 주주분들 우려와 불안을 덜어드리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영역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노력할 것”이라는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DGP 측이 내세운 청사진의 검증은 오는 2~3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어느 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누적 매출이 공언한 100억원 규모를 달성하는 지 여부가 1차 시험대다. 3분기 실적 역시 연간 500억원 규모 매출 달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번에도 전망이 어긋날 경우 현 경영진 역량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를 장기적으로 잃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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