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나인테크, 최선책 택했다…대주주 지배력 '무탈'②CB 전환 따라 약 18% 신주 발행 가능…창업주 지배력 33% '견고'
서하나 기자공개 2023-08-18 08:09:50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터리 공정장비 기업 나인테크가 코스닥 상장사로서 이례적으로 영구채 성격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CB 발행은 나인테크 최대주주의 지배력 약화 위협이 적으면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좋은 방안이 됐다는 평가다. 여러가지 시나리오상 메자닌 전환에 따른 지분 희석이 용인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된다.16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나인테크는 최근 160억원 규모의 제4회차 영구채 발행을 결정했다. 영구채는 만기가 없지만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통해 사실상 만기를 정한다. 이번 사채의 경우 표면·만기이자율이 각각 2%, 5%, 만기일이 2053년으로 만기 30년물로 발행됐다.
나인테크가 지분 희석 우려를 덜면서도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단 평가다. 이번 CB 발행에 따른 전환 가능 물량은 총 발행 주식 대비 10.98% 수준이다. 이는 최초 전환가 3613원 기준이며, 향후 전환가 변동에 따라 신주 상장 규모는 어느 정도 변화할 수 있다.
나인테크는 앞서 8월 12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발행 조건(전환가 3738원)에 따른 CB 전환시 약 7.37% 물량이 출회될 예정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약 18% 정도의 물량이 추가로 상장될 예정이다.
투자자들의 CB 전환 시나리오를 보면 최대주주쪽에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아도 지배력 유지엔 다소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인테크 최대주주겸 창업주인 박근노 대표이사는 1분기 말 기준 주식 1220만4784주, 지분율로는 약 30.98%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이석주 부사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모두 합치면 약 33.19%(1307만9904주)다.
나인테크는 2020년 교보7호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와 스팩(SAPC) 합병하는 방식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분이 희석됐으나 여전히 지배력이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박 대표는 상장 전 지분 약 36.9%를, 박 대표와 함께 나인테크를 창업한 이문경 전 이사가 7.5%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밖에 메디치 중소선도기업 투자조합, IBKC-메디치세컨더리투자조합 등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벤처펀드가 약 14%를 보유하는 구조였다.
또 이번 투자자들이 대부분 박 대표와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있거나 단순 재무적투자자(FI) 성격임을 감안하면 경영권 분쟁의 소지는 극히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나인테크 주가가 계속해서 상승할 경우 투자자들이 CB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최근 나인테크 주가는 3300원선에서 횡보 중이나 2차전지 신사업 다각화 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한창 부풀었던 지난 7월 14일 최고가 4150원을 찍기도 했다.
나인테크는 최근 주력인 배터리 공정 장비 외 신사업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 장비, 열전소재 등을 개발하며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5월 폐배터리 재활용 장비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최근 폐배터리 재활용인 전처리 자동화 분해 장비를 개발하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2007년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로 설립됐다. 초창기 디스플레이 진공물류와 자동화 장비로 시작해 2010년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진공 설비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LG화학,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계열사를 주요 거래처로 확보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이후 디스플레이 엔지니어 출신 박근노 대표가 한 단계 높은 성장을 위해 신규 먹거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전기차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2차전지에 장비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번 영구채 발행을 통해 대규모 신규 자금을 조달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영구채는 일반 CB와 달리 이를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순이익에 대한 영향도 제한적이다. 일반 CB는 기본적으로 금융부채로 분류돼 주가 변동에 따른 전환가액과 차액을 평가손실로 반영한다. 이는 곧 순이익의 감소로 이어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