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승계 프로그램 점검]JB금융, 오너십·전문성 고려한 '외부 출신' CEO 선임 관행최대주주 삼양사 의중 반영…계열사 CEO가 검증 무대
최필우 기자공개 2023-08-29 08:10:39
[편집자주]
윤종규 KB금융 회장 용퇴로 금융지주 CEO 장기 집권 시대가 막을 내렸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제동을 건 금융 당국의 시선은 이제 차기 회장 선임으로 향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CEO 승계 프로그램을 금융권에 안착시킨다는 목표로 모범관행 수집에 한창이다. 더벨은 각 금융지주 승계 프로그램 모범 사례와 개선점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11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지주는 국내 금융권에서 드물게 최대주주의 오너십이 CEO 승계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전북은행 설립 당시부터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양사는 JB금융 성장을 견인할 전문 경영인을 외부에서 찾는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들은 계열사 CEO로 검증 절차를 거친다. 역량을 입증한 CEO들은 회장 승계 절차가 개시되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이사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평가를 받는다. 이와 같은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자산운용사 대표가 지주 회장으로 영전하는 드문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1·2대 회장 면면에서 엿보이는 삼양사의 의지
JB금융 초대 회장은 지주사 설립을 주도한 김한 전 회장이다. 전북은행장을 맡아 JB금융지주 출범을 성사시킨 그는 삼양사 오너 일가로 김윤 삼양사 회장과 사촌 지간이다. 김한 전 회장이 삼양사 일가 중 드물게 금융권에 종사하면서 전북은행장과 JB금융 회장을 맡게 됐다.
김한 전 회장의 뒤를 이은 김기홍 회장은 2014년 12월 JB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하기 전만 해도 JB금융과 인연이 없었던 인물이다.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냈고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과 지주회사설립기획단장을 역임한 것으로 금융권에서 유명했다.

금융권에서는 김한 전 회장과 삼양사가 차기 회장 후보로 김기홍 회장을 낙점하고 영입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오너 일가가 능력을 검증하고 그룹을 맡길 수 있다고 판단한 인물을 중심으로 승계 구도가 짜이는 셈이다.
JB금융은 전북은행 시절을 포함해 줄곧 외부 출신 CEO를 기용하고 있다. 2021년 취임한 서한국 전 전북은행장이 전북은행 사상 첫 내부 출신 CEO였으나 임기가 2년에 그쳤다. 서 전 행장의 후임은 다시 외부 영입 인사인 백종일 행장이 맡았다.
JB금융이 외부 출신 중심의 승계 프로세스를 선호하는 건 시중은행 금융지주나 다른 지방금융에 비해 CEO의 전략적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JB금융은 거대 자본인 시중은행 금융지주, 지역 산업 기반이 탄탄한 타 지방금융보다 영업 기반이 약하고 대외 금융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 인수합병(M&A) 전략을 수립하거나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CEO를 선임하기 위해 외부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2018년 김기홍 회장과 숏리스트에 포함됐던 신창무 전 프놈펜상업은행장도 외부에서 합류한 인물이다. JB금융에선 JB우리캐피탈 상무, 지주 전무, JB자산운용 감사, 프놈펜상업은행장을 거쳤다.
2021년에는 김기홍 회장과 함께 송종욱 JB금융 부사장(당시 광주은행장), 서한국 전 전북은행장,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 최원철 JB자산운용 대표 등이 숏리스트에 올랐다. 이중에선 박 대표와 최 대표가 외부에서 영입된 인물들이다.
◇흔치 않은 '자산운용사 대표→지주 회장' 이동 사례
'외부→계열사 CEO→지주 CEO 숏리스트'로 이어지는 승계 프로그램의 존재로 JB금융은 자산운용사 대표 출신 회장을 배출했다. 국내 금융지주 회장은 대부분 은행장 출신으로 증권사,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계열사 대표의 지주 CEO 이동은 흔치 않은 일이다.
김기홍 회장은 KB국민은행 부행장 시절 KB금융지주 출범을 주도했던 인물로 지주 경영에 적합한 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자산운용사 경험은 없었다. JB자산운용 대표를 거치면서 다양한 계열사를 포괄하는 금융지주 경영에 최적화된 인물로 거듭났다는 평이다.
한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 "전업주의 성향이 강하고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금융지주에서 은행장 외 다른 계열사 CEO들이 회장에 도전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유연한 CEO 승계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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