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 스토리]박근노 나인테크 대표 "2차전지, 사회 필수재이자 새 기회"2016년 디스플레이 기술 활용 '도전장'…영구채 조달 자금 추가 M&A·기술 투자 예정
평택(경기)=서하나 기자공개 2023-09-07 07:16:44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3: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는 사회 필수재이자 친환경 에너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기차(EV), 전기비행기 등 모빌리티뿐 아니라 스마트폰 관련 수요가 늘면서 시장도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본다. 나인테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함께 성장을 도모해 나가겠다."박근노 나인테크 대표이사 대표(사진)는 4일 더벨과 만나 나인테크의 비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 대표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출발한 사업의 무게추를 2차전지로 옮기는 결단을 내린 장본인이다. 최근 영구채 발행을 통한 자금을 활용해 추가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롤투롤 디스플레이 제조경험 살려 '2차전지' 전향…결단 통했다
박 대표는 1969년생으로 경북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LG디스플레이에서 몸담았다. 당시 디스플레이 공정과 장비에 대해 습득한 지식을 기반으로 2006년 나인테크를 창업했다. 그는 일본의 해리슨 도시바로부터 국내 디스플레이 노광장비에 사용되는 자외선 램프(UV Lamp) 유통 및 유지보수 제의를 받은 게 창업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당시는 디스플레이, 터치패널, 솔라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을 시작하던 시기였기에 보유 지식을 기반으로 장비 산업에서 뭔가를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일단 사업을 시작한 이후엔 장비사로서 튼튼하게 성장하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나인테크는 설립 초기부터 LG디스플레이 등을 핵심 고객사로 두고 안정적으로 성장했지만 2016년 2차전지 시장 진출이란 결단을 내리며 한 차례 큰 변화를 겪는다. 결과적으로 EV차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폭발할 것이란 예상이 맞아떨어지면서 새로운 기회를 열게 됐다.
박 대표는 "당시 주요 고객사에서 2차전지 파일롯 장비를 함께 개발하자는 제의를 받았고새로운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며 "이후 2년이란 긴 시간동안 유통, 유지보수, 콘텐츠를 활용하고 인력을 보충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나인테크는 기존 디스플레이 장비였던 롤투롤(Roll To Roll) 스퍼터 장비 제작 경험과 임프린트라는 터치패널 관련 롤투롤 장비를 생산했던 경험을 살려 롤투롤 방식의 라미앤스태킹(Lami&Stacking) 장비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2차전지 조립 공정의 메인 생산 장비이자 2차전지를 제조하기 위한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초창기엔 기술 연계성을 바탕으로 모바일용 중소형 장비(300mm) 개발에 참여했다. 이후 중소형 장비 개발 경험을 토대로 EV 차량에 들어가는 대형 장비, 대형 셀(600mm)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 납품으로 이어졌다.
◇영구채 조달 성공 코스닥 이목…열전소자·2차전지 기술개발 투자
나인테크는 최근 코스닥 상장사로는 이례적으로 규모의 영구채 발행에 성공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여기엔 박 대표가 평소 다져둔 금융시장 투자자들과 폭넓은 네트워크가 보탬이 됐다. 박 대표가 40대에 성균관대 신소재 관련 석박사 과정을 전공하며 늦깎이 공부에 도전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본시장 문을 두드리던 중 영구채가 회계상 자본으로 계상돼 재무적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이 있기에 발행을 추진했다"며 "조달 자금은 열전소자 사업과 2차전지 사업 확장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인테크는 이번에 조달한 160억원 규모 자금을 △열전소자 사업(대기업 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이전받아 개발중인 열전소자 기술의 사업화를 위한 생산라인 투자) △2차전자(산학간 공동개발 형태로 진행 중인 맥신 등 첨단소재 소재 개발 및 사업화) 등 활용할 계획이다.
나인테크는 이미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3월 배터리팩 제어 시스템(BMS) 제조 기술을 보유한 방산업체 탈로스를 인수했다. 배터리팩은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셀이 모인 팩 형태다. 배터리팩에서 전기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팩 하나하나를 제어하는 BMS 기능이 필요한데 탈로스가 바로 이 기술을 갖추고 있다.
박 대표는 탈로스가 리튬이온 폴리머 2차전지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 보호회로(PCM), 배터리 관리장치(BMS)와 배터리 팩 설계와 검증 기술을 갖추고 있어 나인테크와 2차전지 제품화 측면에서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코넥스 상장사인 탈로스가 이전상장 자격을 갖춘 뒤 본격적으로 코스닥 상장 작업에 나선단 계획도 세웠다.
박 대표는 "나인테크(NAIN)란 사명은 'NAvigator for INfinity'의 합성어로 무한을 향한 항해사를 뜻한다"며 "앞으로 2차전지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나인테크란 사명처럼 무한한 기술과 아이디어 개발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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