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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아쿠아트리의 '모험적' 파트너십 하이브, SI로 300억 투자·하이브IM은 퍼블리싱 맡아…박범진·방시혁의 상호 신뢰

이지혜 기자공개 2023-09-06 10:42:12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6: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신생 게임회사 아쿠아트리에 거액을 투자하는 것을 놓고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아쿠아트리는 설립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게임사다. 이렇다보니 아쿠아트리가 포트폴리오로 내놓을 만한 게임도 없다.

그런데도 하이브가 아쿠아트리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사람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다. 아쿠아트리는 박범진 전 넷마블네오 대표(사진)가 설립한 곳이다. 인력이 곧 경쟁력인 게임업계에서 박범진 사단이 출사표를 던진 만큼 하이브가 파트너로 나섰다는 의미다.

아쿠아트리가 파트너로 하이브의 자회사인 하이브IM을 지목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투자하겠다는 기업도, 퍼블리싱 경험이 상당한 기업도 줄을 섰지만 아쿠아트리는 경험이 적은 하이브IM을 굳이 선택했다. 하이브의 주요 임원이 게임사 출신인 데다 방시혁 의장의 게임사업 의지가 강력해 아쿠아트리 경영진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 '박범진 사단' 믿는다…신생 게임사에 과감한 SI 투자

4일 하이브에 따르면 아쿠아트리에 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이브가 SI(전략적 투자자)로서 지분투자를 진행하고 자회사인 하이브IM은 아쿠아트리의 게임 신작의 퍼블리싱을 맡는 구조다. 하이브는 하이브IM 지분을 85% 들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에 열려 있는 하이브지만 이 정도 규모가 흔한 사례는 아니다. 더욱이 하이브와 하이브IM이 투자를 결정한 아쿠아트리는 설립된 지 이제야 두 달이 넘은 기업이다. 법인 등기에 따르면 아쿠아트리는 자본금 6억원으로 올 6월 19일 설립됐다. 서울시 강남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이렇다보니 아쿠아트리는 아직 포트폴리오로 내세울 만한 게임이 없다. AAA급 대작 MMORPG인 미공개 신작 ‘프로젝트A(가칭)’를 개발하고 있다고만 알려졌을 뿐이다.

그런데도 하이브가 수백억원 단위의 투자를 결정한 데는 인력이 주효했다. 정우용 하이브IM 대표이사는 “박범진 사단의 탁월한 게임 개발 역량과 글로벌 서비스 경험을 높게 샀기에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범진 대표는 1979년생으로 넷마블그룹 게임개발의 중추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2015년 넷마블에 입사해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국내 모바일게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제2의 나라’도 흥행시켰다. 이에 박 대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넷마블의 비약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이런 공로에 힘입어 박 대표는 넷마블네오 각자 대표에 올랐지만 지난해 12월 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다 약 반 년 만에 아쿠아트리라는 게임사를 새로 차리며 업계로 복귀했다.

이렇다보니 아쿠아트리에 투자하려는 기업도 줄을 섰다. 하이브 외에도 텐센트 등 유력 게임사들이 투자하겠다며 앞다퉈 달려들었다. 심지어 넷마블도 아쿠아트리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겠다고 나섰을 정도다. 그러나 아쿠아트리가 넷마블의 전략적 투자를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 입장에서는 박 대표가 핵심 인력까지 데리고 나가 새 회사를 차린 만큼 달갑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전략적 투자자도 아닌 아쿠아트리의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길만 남았으니 넷마블의 체면이 다소 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이탈은 넷마블 안팎으로 파문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IM, 퍼블리싱 경험 적어도…'글로벌 기업의 저력' 믿었다

비단 하이브의 투자만 이목을 끌었던 것은 아니다. 아쿠아트리가 하이브IM에 프로젝트A의 판권을 맡긴 것도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이브IM 역시 게임 퍼블리싱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하이브IM은 지난해 말 게임개발사 플린트가 개발하고 있는 '별이되어라2:베다의 기사들'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게임업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반면 박 대표가 몸 담았던 넷마블은 게임 개발 자회사와 외부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퍼블리싱해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에 직접 공급하는 것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업력도 상당해 게임 퍼블리싱 분야에서 넷마블은 선두주자로 꼽힌다.

다시 말해 하이브도, 아쿠아트리도 모험을 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지원 대표를 비롯해 하이브에는 게임사 출신 임원들이 포진해 있어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며 “하이브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방시혁 의장이 게임사업을 밀고 있어 아쿠아트리가 하이브를 신뢰했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지난해 말 열린 지스타2022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이라는 비전을 가진 하이브가 게임사업을 통해 고객에게 더욱 새롭고 즐거우며 다채로운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게임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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