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15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로보틱스가 지난해 세운 북미법인 유상증자를 마무리하고 북미 사업 확대에 한층 속도를 낸다. 현재 두산로보틱스는 대부분의 매출을 해외에서 내고 있다. 유럽이 가장 크고 북미가 그 다음으로 큰 시장인데 유럽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잠시 휘청이고 있는 만큼 일단 북미에 집중하기로 했다.

두산로보틱스는 현재 해외법인으로는 북미법인 1곳만 두고 있다. 북미법인은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생산은 하지 않는 판매법인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6월 북미법인을 설립하면서 350만달러를 설립 자본금으로 납입했고 올 8월 유상증자에 참여해 300만달러를 추가 투입했다. 이밖에 올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80만달러를 운영자금으로 대여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실 가장 큰 시장은 유럽이다. 유럽은 전체 협동로봇 시장의 34%를 차지한다. 북미는 29% 수준으로 뒤를 잇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역시 유럽과 북미를 해외시장 공략 일순위로 삼고 지난해 상반기 북미법인을 세운 데 이어 하반기 유럽법인도 세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 시장이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로봇에 대한 높은 수요가 확인되고 있는 북미 시장을 먼저 공략하기로 방침을 틀었다.

북미는 팬데믹 이후 극심해진 구인난, 엄격한 이민법 등으로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다. 소비가 살아나면서 제조·물류·서비스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들의 구인난이 가중됐다. 협동로봇을 비롯한 산업용 로봇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실제 두산로보틱스의 북미 판매가 가파르게 늘고 있기도 하다. 두산로보틱스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1년 370억원에서 지난해 450억원으로 22% 증가했는데 여기엔 북미 매출이 82억원에서 125억원으로 무려 52% 증가한 점이 한몫했다.

반면 유럽 시장은 주춤하다. 2019년 두산로보틱스 전체 매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35.1%였으나 지난해 30.8%까지 뒷걸음질했다. 같은 기간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10.7%에서 27.8%까지 높아졌다.


두산로보틱스는 북미법인 설립 이후에도 다양한 기업과 손잡고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로봇 및 기계자동화 기업 '크로스컴퍼니', 전기공급 유통 기엄 '밴미터' 등과 제휴해 유통망을 확보했다. 이밖에 기계 유통 기업 'IAS'와 파트너십을 맺어 미국 북동부 지역 공략을 강화했고 자동화 솔루션 기업 '에어오일시스템즈'와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한 만큼 앞으로 유통망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달 15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이어 21∼22일에는 일반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격은 2만1000∼2만6000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3612억∼1조6853억원이다.

두산로보틱스 지분 91%를 보유하고 있는 ㈜두산 주가 역시 기업공개(IPO)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주가 상승률이 82%에 이른다. 두산로보틱스의 공모 이후 ㈜두산의 지분율은 68.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