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료업 이차전지 도전기]강남제비스코 양음극 도전재 승부수, 제2의 강남화성 될까②연산 2000톤 규모 신규 공장 구축…김재현 사장, 대표로 사업 직접 지휘
김동현 기자공개 2023-09-21 09:13:53
[편집자주]
페인트로 대표되는 도료업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건축자재로 인식되지만 사실 전 제조업에 걸쳐 사용되는 원자재이다. 공업·목공·건축·전자 등 용도에 따라 제품을 개발하는데 그 원재료는 원유를 정제해 나온 용제·수지 등이다. 석유화학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만큼 도료업체들은 전방산업의 소재 분야로 사업 확대 기회를 꾸준히 모색했다.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이차전지 산업 역시 도료업계가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국내 도료업계의 이차전지 사업 준비 현황을 되돌아보며 성장 가능성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45년 남선도료상회라는 상호로 설립된 강남제비스코는 1960년대를 지나며 도료업종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업종으로 손을 뻗었다. 복합재료(강남KPI, 1963년), 건설(강남건영, 1964년), 화학(강남화성, 1971년) 등 도료업에서 뻗어 나올 수 있는 사업에 꾸준히 진출해 지금의 강남그룹을 만들었다.그룹의 모태인 도료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군 가운데 강남제비스코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계열사는 강남화성이다. 합성수지 사업 전반을 담당하는 이 회사의 상반기 연결매출은 1261억원으로 강남제비스코 매출의 39%(내부거래 제거 전)를 차지한다.
도료업을 기반으로 한 화학소재 사업의 가능성을 이미 알고 있는 강남제비스코는 또다른 소재 사업에 발을 내디뎠다. 이차전지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며 양·음극 도전재(전류전도물질) 법인 'KS첨단소재'를 설립했다.
◇연내 함안 생산시설 구축, 투자비 70억 투입
강남제비스코는 올해 4월 전기전자 화학소재 회사 신아티앤씨와 함께 KS첨단소재를 설립했다. 두 회사가 각각 5억원을 출자해 지분 50%를 나눠 가진 공동기업이다. 지분율은 강남제비스코와 신아티앤씨가 동일하게 50%씩 갖고 있지만 사업장은 경남 함안에 위치한 강남제비스코의 공장 내 부지에 구축된다.
함안공장은 2000년 준공돼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사업장으로 강남제비스코 전체 생산능력 중 약 30%(5만톤)를 담당하는 곳이다. 특히 지난해 평택공장·기술연구소가 준공하기 전까지 회사 기술연구의 중심 역할을 하던 사업장이다.
우선 연말까지 2000톤 규모의 도전재 양산 시설을 구축·안정화하는데 들어가는 투자금은 약 70억원 수준이다. 이미 부지를 확보했던 상황인 만큼 초기투자 비용이 크지 않다.
강남제비스코가 예상하는 투자금 회수기간은 3~4년 정도이다. 아직 시제품에 대한 고객사 평가 단계를 거치고 있지만 CNT도전재 시장의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어 생산설비 구축이 예정대로 완료되면 수익성 확보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강남제비스코의 KS첨단소재 향후 목표 생산능력은 6000톤 규모다.
◇신사업 무게감, 연구원 출신 임원진 출동
KS첨단소재 신설은 2015년 베트남 법인 설립 이후 강남제비스코가 무려 8년 만에 신사업 목적으로 신규 출자에 나선 사례다. 2021년 공동기업이던 강남화성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사례도 있긴 하지만 이는 1971년 강남화성 설립 이후 긴 시간 합작관계를 유지하던 일본 정밀화학업체 DIC가 사업에서 발을 빼며 이뤄진 결정이다.
KS첨단소재가 오랜만에 진행되는 강남그룹의 신사업인 만큼 강남제비스코는 회사의 주요 임원을 KS첨단소재의 이사진으로 내려보내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특히 소재 신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연구원 출신의 임원이 이름을 올렸다.
먼저 합작법인인 KS첨단소재의 대표이사로는 김재현 강남제비스코 대표(사장)가 낙점받았다. 김 대표는 2015년까지 GS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다 2016년 강남제비스코의 복합재료 계열사 강남KPI 대표로 선임되며 강남그룹과 연을 맺기 시작했다.
원유를 정제해 나온 정유와 그 파생품을 원재료로 하는 도료·화학재료 사업은 그 특성상 석유화학 업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GS칼텍스에서 수석연구원까지 지낸 김 대표가 곧바로 강남제비스코의 주요 계열사 중 한곳인 강남KPI 대표로 직행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김 대표는 강남KPI 합류 2년 만인 2018년 강남제비스코 대표로까지 올라가며 능력을 입증받기도 했다. 이번 KS첨단소재 대표로도 선임되며 초창기 신사업을 안정화하는 데 직접 나서게 됐다.
김 대표와 함께 나란히 이사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인물 역시 연구소 출신인 김재영 미래사업T/F 팀장(상무보)이다. 김 상무보는 2021년 말까지 기술연구소 연구3실장을 맡다가 이듬해 초 연구소 내 미래사업T/F 팀장으로 선임됐다.
본래 있던 연구3실은 산업 중간재로 쓰이는 수지를 연구하는 곳으로 김 상무보는 연구3실을 거쳐 미래사업T/F 팀장으로 신사업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다 KS첨단소재 이사직까지 겸하게 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HBM 없이도 잘 나간다' 삼성전자, 10조대 영업익 복귀
- 모회사 믿을 구석 없다…신세계푸드, 자력 조달 확대
- 교보증권, 'K-택소노미' ESG 투자원칙에 반영
- 공모채 추진 SK에코플랜트, 김형근 대표 첫 시험대
- [IB 풍향계]'부정적' 단 롯데케미칼, 신종자본증권 카드 꺼낼까
- 'iM증권' 변신 앞둔 하이증권, 새 키맨 뜬다
- [거래소 심사조직 집중해부]전직 임원부터 실무자까지 로펌행 '러시'
- [Market Watch]회사채 리테일 '칼 빼든' 금감원, BBB급 변곡점될까
- [증권신고서 정정 리스트]하스, 미래손익 추정치 '시나리오별 증명' 첫사례
- [Company & IB]'돌아온 빅이슈어' 대한항공, 희비 갈리는 IB들
김동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60배 뛴 E1의 친환경에너지 판매목표, LNG발전 인수 '나비효과'
- [지속가능경영 리뷰]SKIET R&D 방향성은 유효, 소재 포트폴리오 다변화
- 문호 개방한 GS칼텍스, LG·삼성 출신 인재 영입
- [지속가능경영 리뷰]LX하우시스 ESG 한축 담당한 'CPO' 한주우 부사장
- [R&D회계 톺아보기]전고체 로드맵 세운 포스코퓨처엠, 자산화율 두자릿수대 회복
- SKC 포트폴리오 전환 영향, 그룹 계열사 순감 시작
- 조현상 부회장의 HS효성 '빌드업'
- [이사회 분석]SK이노 재무라인에 넘어온 어스온·엔텀, 수익성 입증 과제
- '리밸런싱' 등판 검토 머티리얼즈, SK㈜ 수익성 뒷받침
- [중견화학사는 지금]'합작사' 삼남석유화학, 주주사 배당·매출원 역할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