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료업 이차전지 도전기]바인더도 있다, 미래 내다본 노루페인트 기술 승부수⑤이차전지 바인더 원천기술 확보…특허 파트너 대주전자재료, 실리콘음극재 확대
김동현 기자공개 2023-09-26 07:22:08
[편집자주]
페인트로 대표되는 도료업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건축자재로 인식되지만 사실 전 제조업에 걸쳐 사용되는 원자재이다. 공업·목공·건축·전자 등 용도에 따라 제품을 개발하는데 그 원재료는 원유를 정제해 나온 용제·수지 등이다. 석유화학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만큼 도료업체들은 전방산업의 소재 분야로 사업 확대 기회를 꾸준히 모색했다.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이차전지 산업 역시 도료업계가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국내 도료업계의 이차전지 사업 준비 현황을 되돌아보며 성장 가능성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12월29일, 노루페인트 주가는 전일 대비 9.77% 상승한 1만4600원에 장을 마쳤다. 상승세는 다음날에도 이어지며 그해 마지막 장을 1만4900원에 마감하며 1만5000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다만 새해 들어 주가 급등에 대한 조정이 이뤄지며 현재는 9000원선에서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지난 2년 사이 최고점을 찍었던 당시의 주가 상승 배경에는 이차전지 신사업 추진 가능성이 꼽힌다. 노루페인트가 대주전자재료와 이차전지 전극용 바인더 제조에 관한 특허를 취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시장의 이목이 쏠린 것이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 노루페인트의 이차전지 사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도료업을 중심으로 물류(노루로지넷)·농생명(더기반·기반테크) 등으로 사업 범위를 점차 확장한 노루그룹이지만 이차전지 소재 시장의 경쟁이 점차 심화하며 노루페인트도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장의 사업화 대신 원천기술 확보에 보다 공을 들이며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2019년 첫 출원 이후 이차전지 바인더 특허 3건 등록
이차전지 전극은 크게 활물질, 도전재, 바인더 등 3가지 물질로 이뤄진다. 여기서 핵심 축이 되는 물질은 전기화학반응을 일으키는 활물질(양극·음극)로 볼 수 있지만 전류 전도 물질인 도전재와 접착제 역할을 하는 바인더 역시 빠질 수 없는 물질이다.
도료업계가 관심을 보이는 이차전지 소재 분야가 바로 도전재와 바인더다. 전기·전자, 자동차 등의 재료로 들어가는 도료는 원래도 접착제 역할을 하면서 여기에 방열, 내열 등의 기능을 더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이에 도료업계는 화학소재로 사업범위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전재나 바인더 등으로 연구 범위를 확대했다.
노루페인트가 주목한 기술은 바인더다. 활물질과 도전재를 하나로 연결하는 이차전지용 음극 바인더에 대한 특허를 2019년 2월 처음 출원했고 이후 지난해까지 총 3건의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이중 특히 관심이 쏠린 특허는 2021년 5월 대주전자재료와 공동으로 이름을 올린 바인더 제조 특허다. 1981년 설립된 대주전자재료는 세라믹콘덴서용 절연재료를 시작으로 전자재료 사업을 확대하며 2019년 실리콘음극재를 양산하기 시작한 기업이다.
실리콘음극재 시장이 아직 본격 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한 사업자로, 양산 첫해 대주전자재료는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에 실리콘음극재를 공급했다. 지난 3년 동안 해당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은 600억원대 규모다. 아직 바인더 개발 초기 단계인 노루페인트는 이미 시장에 진출한 대주전자재료를 파트너사로 두면서 든든한 우군을 사전에 확보한 셈이다.
◇시선은 미래로, 실리콘음극재 바인더 겨냥
다만 노루페인트는 현재까지 바인더 투자나 사업화 시기 등을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차전지 소재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노루페인트가 처음 도전하는 분야이기도 하고 아직은 연구소 내 원천기술 연구개발(R&D) 단계로 제품화를 위한 사업성 검토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연구소 차원에서 미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는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5월 등록한 신규 특허를 들 수 있다. 해당 특허 역시 이차전지 전극용 바인더라는 점에서 앞선 2개 특허와 다르지 않지만 노루페인트는 이 기술에 대해 "구체적으로 실리콘계 음극 활물질의 탈리를 방지하고 고온 환경에서 효과적인 성능을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차세대 음극재이자 '꿈의 소재'로 여겨지는 실리콘음극재를 겨냥한 기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파트너사인 대주전자재료가 연 3000톤 규모의 실리콘음극재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2만톤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속해서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노루페인트의 협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노루페인트가 목표로 하는 이차전지 R&D 분야는 음극재 바인더 외에도 분리막 바인더, 패키징 소재(접착제·몰딩제·충격흡수폼) 등이 있다. 송준서 연구소장(상무, 연구소 자동차부문장 겸임) 아래 정훈 상무보(소재부문장)와 이성곤 상무보(건축부문장)등이 임원급으로 연구조직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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