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예상 시총 최대 3조, 차갑게 식은 투심 살릴까공모가 산출 과정에 국내 양극재 기업 포함, 76배 멀티플 적용
안준호 기자공개 2023-10-04 07:36:43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16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유가증권시장 입성 준비를 시작했다. 국내에선 최초로 상장하는 사례인 만큼 희망 공모가 범위 산출 과정에도 공을 들였다. 여타 이차전지 소재 기업처럼 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방식을 이용했고, 비교군은 중국 전구체 기업과 국내 양극재 회사를 비교군으로 선정했다.이차전재 밸류체인에서 전구체는 핵심 소재 중 하나로 꼽힌다. 막대한 설비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업종인 만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주관사단 역시 최대 3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제시했다. 공모 규모가 5000억원을 넘기며 올해 최대 딜이 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증시에서 이차전지 기업에 대한 투심이 급격히 꺾인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주가 급등한 국내 양극재 기업 피어그룹 선정…EV/EBITDA 배수 ‘76배’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5일 금융당국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지 3일 만이다. 공휴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승인 직후 곧장 증권신고서를 낸 셈이다. 오랜 기간 심사가 이어졌던 만큼 제출 준비가 이미 끝났던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1447만6000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주당 3만6200~4만6000원으로 최대 6659억원을 공모한다. 다음달 30일부터 5일간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일반 청약을 거쳐 11월 중순 상장을 마칠 계획이다.
밴드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3조3000억원이다. 예상 시총은 서울보증보험보다 작지만, 공모 규모로는 올해 최대의 빅딜이 될 전망이다. 시장 주목도가 큰 만큼 주관사단 역시 밸류에이션 산출 과정에서 ‘디테일’을 신경썼다. 기업가치 산정에 적용되는 배수는 EV/EBITDA를 사용했고, 피어그룹에 국내 양극재 생산 업체들을 포함했다.
EV/EBITDA 배수는 설비투자 규모와 감가상각비 비중이 큰 기업을 평가할 때 사용된다. 영업이익(EBIT)에 유무형 감가상각비(Depreciation & Amortization)를 더해 EBITDA를 구한 뒤, 이를 비교기업의 주가에 반영해 배수를 산출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우 76배의 멀티플이 적용됐다. 그간 상장한 이차전지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대 3조원이 넘는 ‘몸값’을 정당화한 근거는 국내 피어그룹에서 찾을 수 있다. 해외 피어그룹인 CNGR의 경우 EV/EBITDA 배수가 15.7배다. 반면 국내 피어그룹인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의 경우 적게는 63배에서 많게는 124배의 멀티플이 나왔다.
국내 피어그룹에 꼽힌 3개 기업은 모두 양극재를 생산하는 곳이다. 전구체와는 직접적인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업종이며, 기술 발전의 속도와 방향이 유사하다. 실제 전구체 기업이 상장한 해외 증시에선 두 산업이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 주관사 의견이다.
◇IRA 등 시장 상황 호재…이차전지 투심 악화는 ‘변수’
국내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주가는 지난해 이후 급등세를 이어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정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되며 이차전지 업종이 증시 전체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양극재는 IRA가 지정한 ‘핵심광물’에 포함되며 한국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이 각광받은 결과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역시 공모 과정에서 이를 적극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원재료 매입부터 전구체 생산까지 중국계 기업을 배제한 고유의 밸류체인을 구축한 상태다. 주력 제품인 하이니켈 전구체 생산능력은 중국 업체들에 아직 뒤처진다. 다만 중국 이외 업체들만 놓고 보면 4위 수준이다. 상장 후 생산능력을 대거 확충해 1위까지 노린다는 것이 회사 측의 계획이다.
공모 과정의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급등했던 이차전지 주가는 최근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피어그룹인 코스모신소재,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모두 최근 6개월 사이 주가가 고점 대비 두 배 가까이 내렸다. 에코프로 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 역시 이 기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150만원 이상까지 급등했던 주가는 현재 80만원 후반을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종 전방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이차전지 소재 기업 투심도 한풀 꺾인 상황”이라며 “몇 달 전에 상장했다면 이야기가 달랐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무조건 흥행을 장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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