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큐로셀, 공모가 '강수'…밸류 조정에도 희망밴드 고수주당 평가가액, 5만1100원에서 4만2500원…할인율까지 낮춰 가격대 유지
양정우 기자공개 2023-10-10 07:02:32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큐로셀이 기업공개(IPO) 밸류에이션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면서도 희망 공모가 밴드는 그대로 고수하는 강수를 뒀다. 정정 신고를 통해 상장 밸류를 낮췄지만 공모가 할인율도 함께 내리면서 당초 제시했던 공모가 범위를 유지시켰다.고금리 장기화 추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약 개발까지 운영 자금을 조달에 의존해야 하는 바이오 섹터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런 불리한 여건에서도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개발사로서 공모 흥행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미래추정손익 손질, 낮아진 상장 밸류…피어그룹서 한미약품 제외
IB업계에 따르면 큐로셀은 최근 IPO 밸류에이션의 기준점인 상장 밸류를 조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기업가치 산정의 수치가 모두 바뀐 만큼 청약기일 자체가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로 변경됐다.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밸류에이션 수정의 핵심은 미래추정손익의 재산정이었다. 당초 당기순이익을 2025년 마이너스(-)246억원, 2026년 664억원, 2027년 955억원으로 각각 도출했으나 정정 신고를 통해 2025년 -263억원, 2026년 525억원, 2027년 808억원으로 조정했다. 추정 손익이 눈에 띄게 감소한 만큼 이 미래 수익으로 환산한 상장 밸류도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피어그룹에도 변화를 줬다. 주가수익비율(PER)이 가장 높았던 한미약품(35.1배)를 빼면서 비교기업의 평균 PER도 수정 전 24.5배에서 수정 후 22.3배로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공모가 할인이 적용되기 전 상장 밸류를 나타내는 주당 평가가액은 당초 5만1100원에서 17% 하락한 4만2500원으로 확정됐다.
눈에 띄는 건 변하지 않은 희망 공모가 밴드다. 통상적으로 밸류에이션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면 주관사가 기관투자자에 제시하는 공모가 범위에도 영향을 준다. 최종 주당 평가가액에 할인율을 적용해 산출한 게 희망 공모가 밴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큐로셀과 상장 주관사단은 이 할인 폭까지 동시에 낮추는 방식으로 희망 공모가 밴드는 그대로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본래 주당 평가가액 5만1100원에 할인율 41.7~34.4%를 적용했으나 이번엔 주당 4만2500원에 29.9~21.2%를 반영했다. 이로써 희망 공모가 밴드를 2만9800~3만3500원으로 동일하게 산출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산정을 보수적으로 고친 건 금융 당국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라며 "그럼에도 할인율까지 손을 대는 방향으로 희망 공모가 밴드를 과거 수치대로 유지하는 강수를 뒀다"고 말했다.
◇힘 빠진 바이오섹터, 강수 자신감…CB 리픽싱, 전환가액 70% 마지노선
큐로셀이 희망 공모가 밴드를 고수하는 스탠스를 취한 건 바이오 섹터에 힘이 빠진 시점에도 공모 흥행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일단 이 바이오사는 투자 시장에서 면역세포를 이용한 항암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인지도가 높다.
무엇보다 CAR-T 신기술을 연구하는 게 핵심 비즈니스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분리한 후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세포유전자치료제다. 기존 치료제와 달리 내성과 독성에 따른 위험성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큐로셀이 개발한 안발셀(Anbal-cel)은 국내 최초로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CAR-T 치료제이기도 하다.
여기에 IPO에 임박해 발행한 전환사채(CB)도 공모가 강수를 둔 결정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 말 88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당시 전환가액은 주당 3만7250원으로 확정됐다. 현재 희망 밴드 최상단 가격도 당초 CB의 전환가액보다 낮은 금액이다.
다만 이 CB엔 전환 조건으로 IPO 공모가 확정에 따른 리픽싱 조항이 붙어있다. 만일 IPO 공모단가가 전환가격과 이 가격의 70%에 해당하는 금액 사이에서 정해지는 경우엔 전환가격이 공모가로 조정된다. 리픽싱 한계치가 2만6075원으로 설정된 셈이다. 큐로셀로서는 이 마지노선을 사수하고자 희망 공모가 밴드를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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