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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LG전자]'LG모터스'를 현실로 만든 ZKW·LG마그나①차량용 조명·파워트레인 조단위 투자, 전장부품 사업 궤도안착 기여

원충희 기자공개 2023-10-25 07:29:56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08: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가전업체로 유명하지만 최근 가장 주목 받는 분야는 자동차 전자장치(전장)부품이다. 2013년 신설된 차량부품솔루션(VS)본부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방대한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는 두 개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기여했다. LG전자 역사상 가장 거액의 지분 투자가 이뤄진 오스트리아 ZKW와 글로벌 차량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다. LG전자의 'LG모터스' 꿈을 현실로 만든 신의 한수였다.

◇영업권 손상 ZKW…시작부터 밸류 1조 LG마그나

LG전자의 전장사업을 대표하는 투자 포트폴리오는 단연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시스템 업체 ZKW(지분 70%)와 파워트레인 생산업체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지분 51%)이다. 파워트레인은 엔진이 없는 전기차에서 배터리 전기에너지를 바퀴를 굴리는 모터의 운동에너지로 바꿔주는 동력전달장치다.

LG전자는 길 안내 등 정보와 영화, 음악, 게임, SNS 같은 엔터테인먼트를 망라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VS부문이 담당하고 두 개 자회사를 통해 파워트레인과 차량용 조명 등 전장 3각 함대를 구축했다.

ZKW와 LG마그나 둘 다 종속회사인 터라 현재 지분가치를 확인하긴 어렵다. ZKW는 2018년 지주회사인 ㈜LG와 LG전자가 약 1조4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LG전자가 지분 70%를 쥐고 나머지 30%는 ㈜LG가 맡았다. 당시 LG전자가 지출한 금액은 9791억원,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었다.

*LG전자 2018년 사업보고서

M&A 이후 일각에선 적정가치보다 비싸게 사들였다는 우려도 있었다. 실제로 인수 후 평가한 ZKW의 순자산가치는 8567억원, 나머지 인수대금인 5423억원은 영업권으로 책정됐다. 이후 대규모 영업권 손상 처리로 43.7% 감소했다. 현재 VS부문의 남아 있는 영업권 잔존가치는 3052억원 가량이다.

LG마그나의 경우 2021년 LG전자 VS본부 내 그린사업 일부를 물적 분할한 뒤 마그나에 지분 일부를 팔아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했다. LG전자가 지분 51%, 마그나는 49% 구조다. LG마그나 실적은 고스란히 LG전자 VS부문에 반영되는 형태다. 지분 매각금액은 5213억원, 설립하자마자 기업가치 1조원을 넘은 상태에서 시작했다.

◇전장사업 3각함대 구축, 흑전 후 미래성장동력 자리매김

두 기업은 단순히 재무가치로만 보기는 어렵다. LG전자가 그룹 내부에서 LG모터스란 별칭을 얻을 만큼 전장사업을 확고히 다지는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본격적으로 전장사업에 뛰어든 시점은 2013년 9월쯤이다. 당시 VC(Vehicle Components, 자동차 부품)부문을 신설하고 인천에 VC연구소를 설립하고 자동차용 부품 연구개발에 나섰다.

그때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정도현 부사장(현 희성그룹 부회장)은 2013년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그룹 내 자동차 사업 관련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고 친환경 차량 부품을 미래 육성사업으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VC부문은 적자의 연속이었다. 2021년까지 8년간 흑자를 낸 해는 2015년뿐이었다. 그것도 50억원 수준의 소폭 흑자다. 적자 폭은 꾸준히 커져 2020년에는 3675억원에 달했다. 생활가전(H&A), 홈엔터테이먼트(HE), 스마트폰(MC), 전장(VC), B2B(BS) 등 LG전자의 5개 주요 사업부문 가운데 스마트폰과 함께 양대 적자 덩어리로 전락했다.

대안이 필요했다. 당시 CEO였던 조성진 부회장과 CFO였던 정도현 부사장은 결단은 M&A였다. ZKW 인수를 결정한 때가 2018년 4월, 고(故) 구본무 회장의 타계가 한달 뒤인 5월, 구광모 회장 취임이 6월인 점을 감안하면 M&A 자금구조는 사실상 LG전자의 대표적인 재무통인 정도현 당시 부사장의 작품이다. 그는 회장실 재무팀과 ㈜LG의 CFO(재경팀장) 등을 거치며 LG전자에서만 11년간 CFO를 역임했던 인사다.

*LG전자 2021년 사업보고서

정도현 CFO가 ZKW 인수를 전장사업에 기여했다면 그의 후임인 배두용 대표이사 CFO는 글로벌 차량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VS부문(2019년 VC→VS로 개편)을 흑자로 돌리는 데 기여했다.

덕분에 지난해 VS부문은 영업이익 1696억원으로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TV사업이 부진을 겪고 생활가전도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가운데 유일하게 우상향한 분야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3년 VC부문을 창설한 이래 10여년 만에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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