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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LG전자]시장 기대 못 받는 로봇사업…아까운 '선견지명'②로보스타·로보티즈 평가손 진행, 만성적자에 가시적 시너지 저조

원충희 기자공개 2023-10-26 08:32:35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15: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2017~2018년 잇따라 로봇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액수는 900억원 미만에 큰 규모가 아니고 지금도 평가손실이 진행 중이다. 이는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본 투자였다. 앞으로 인공지능(AI) 로봇이 가전의 미래가 될 것이란 약간 공상과학적인 발상이었다.

SF 같은 얘기는 생각보다 일찍 실현될 공산이 커졌다. 두산로보틱스의 코스피 데뷔로 로봇산업이 주목도가 높아졌다. LG전자도 올해부터 로봇 직접생산과 해외진출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LG전자가 투자한 로봇회사들은 시장의 기대감을 그다지 못 받고 있다.

◇외환위기 시절 손뗀 로보스타, 다시 품안에

LG전자가 2018년 7월 881억원을 들여 지분 33.4%(325만6500주)를 인수한 로보스타는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사실 외환위기 시절 구조조정 과정에서 떨어져 나갔다가 20년 만에 LG그룹으로 다시 편입된 히스토리가 있다.

LG산전(현 LS일렉트릭)의 로봇사업부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인 자산 매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로봇사업부도 분리돼 MBO(Management Buy Out, 임직원 인수)방식으로 독립했다.

그룹을 떠났음에도 홀로서기에 성공한 로보스타는 국내 산업용 로봇 업계에서 입지를 구축하며 2011년 코스닥에 상장에 성공, 2017년에는 중소 로봇업체 최초로 연매출 2000억을 돌파했다. 현재도 연간 14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호텔, 병원, 식당 등 다양한 공간에서 쌓아온 서비스 로봇 솔루션 노하우와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고속 성장하는 차세대 물류 로봇 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5세대 이동통신(5G)를 통해 움직이는 '클로이 캐리봇' 등이 대표 콘셉트다.

이 과정에서 로보스타가 기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로보스타는 LG전자의 'LG 클로이' 라인업 중 서브봇 등 일부를 위탁생산한 경험이 있다.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에 로봇 제품을 납품한 적 있다.

◇LG전자, 직접 로봇사업 진출…로봇자회사 시너지 관건

LG전자는 로보스타 투자에 앞서 2017년 로보티즈가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90억원을 투자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LG전자의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7.7%(96만1550주)다. 지분 20% 미만의 투자기업이지만 이사회에서 유의적인 영향력(이사선임권)을 행사할 수 있어 관계기업(지분법 평가대상)으로 분류됐다.

올 6월 말 기준 장부가액은 84억원으로 평가손실 상태다. 투자 후에도 딱히 가시적인 협업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201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에서 두 회사는 공동 개발한 로봇 자율주행모듈 시제품을 선보이면서 양산 계획을 밝히기도 했었지만 이후 뚜렷한 협업 성과물은 보이지 않았다.

최근 두산로보틱스 코스피 상장으로 국내 로봇산업이 다시 주목 받고 있으며 로봇주가 '성장주'라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주도주 역할을 했던 2차전지가 약세를 보이며 로봇주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런 점에 LG전자가 갖고 있는 로보스타, 로보티즈는 두산로보틱스 IPO 데뷔로 높아진 로봇주 수혜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로보스타와 로보티스의 만성화된 적자 해소는 물론 LG전자와의 가시적인 로봇사업 시너지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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