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수익 저하 상쇄하는 '사업재편' 성과 구광모 'ABC' 사업 추진 적임자 평가...글로벌 네트워크 독보적

정명섭 기자공개 2023-10-23 07:30:26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 화학 계열사인 LG화학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은 지난 몇 년간 녹록지 않았다. 석유화학 업황 저하가 가장 큰 요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중국 경쟁사의 설비 신·증설로 인한 공급과잉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음 달 LG화학 정기인사에서 예년 대비 임원 승진 인사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은 회사의 현 상황을 잘 보여준다.

LG화학 대표이사인 신학철 부회장(사진)의 거취에도 변화가 있을까. 계량지표를 보면 긍정적인 평가만 하기는 어렵다. LG화학은 2018년 신 부회장 부임 이후 매년 매출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22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2022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나 줄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가량 감소했다.

중장기적으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과 첨단소재부문의 성장이 석유화학 부진을 상쇄할 전망이나 단기에는 수익성 하락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신 부회장의 공로를 단순히 재무 성과에 한정해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랬다면 실적이 크게 떨어진 작년이나 올해 초에 물러났어야 했다는 것이다. 신 부회장이 LG화학에 합류한 이후 추진해왔던 사업재편 등 일련의 과정들을 종합해야한다는 평이 더 많다.

신 부회장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18년에 취임한 이후 직접 영입한 인재다. LG그룹 부회장 3인 중 유일하게 외부 출신이다. 그는 한국3M 평사원으로 입사해 한국인 최초로 미국 본사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구 회장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에서 근무하며 경영수업을 받을 당시 신 부회장을 눈여겨본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은 석유화학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구 회장이 그를 LG화학 CEO로 기용한 건 석유화학을 넘어 이차전지와 첨단소재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의도였다. 여기에는 LG화학을 3M처럼 100년 넘게 지속할 수 있는 기업으로 키우고 싶은 염원이 담겼다.

신 부회장이 2021년 말 권영수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이동할 당시 후임 (주)LG 대표이사로 갈 것이란 소문이 있었으나 결국 LG화학에 남은 이유도, 2022년에 연임에 성공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LG화학의 사업재편은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수익성이 악화한 석유화학 부문에선 가동 중지, 사업 철수, 지분 매각 등을 추진 중이고 비주력 사업도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 매각에 나서고 IT 소재용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약 1조원에 중국 기업에 매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 6월 기준 LG화학의 매출 비중은 △LG에너지솔루션 60.3% △석유화학 30.4% △첨단소재 5.5% △생명과학 1.9% 등이다. 작년 말 기준 40.8%였던 석유화학 비중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

올해 회사 반기보고서를 보면 LG화학 이사회는 비계량지표 측면에서 신 부회장의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 자금 조달 같은 '인오가닉' 전략과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 마련 등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구광모 회장의 신성장동력인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와 맞닿아있는 변화이기도 하다. LG화학은 ABC 사업 중 'B'와 'C'를 맡고 있다. '구광모의 LG'의 최전선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특히 바이오는 구 회장이 LG를 대표하는 거목으로 키워달라고 주문한 사업 중 하나다. 단기간에 승부를 볼 수 있는 사업이 아닌 만큼 신 부회장에게 회사를 이끌 시간이 더 부여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신 부회장은 20년 넘게 3M에서 근무하며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는 LG그룹 주요 경영진과 차별화된 역량으로 평가된다. 그는 2021년부터 매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초청받고 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선 국내 기업인 최초로 화학·첨단소재 산업 협의체 의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