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 1년, 증권사 PF 전략은]미래에셋증권, 수익성 급감에 'CRO 역할론' 무게⑧PF 신용공여 규모 감소, 보수적 기조 속 우량 딜 참여 눈길
전기룡 기자공개 2023-10-23 09:39:45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9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금융 시장에서 큰 손으로 통한다. 꾸준히 조단위 사업들의 조달 창구 역할을 해왔다. 그랬던 미래에셋증권도 레고랜드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한 투자은행(IB) 파트의 수익성이 급감한 게 현 상황을 방증한다.그럼에도 여전히 굵직굵직한 딜에 참여하면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업성을 갖췄다는 판단이 서면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렸다. 레고랜드 사태 시점과 맞물려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자리에 오른 이영준 리스크관리부분 대표(상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IB2사업부, PF 등 대체투자 총괄
미래에셋증권에서 PF 업무는 IB2사업부가 담당하고 있다. IB2사업부 산하에는 프로젝트금융부문이 위치한다. 프로젝트금융부문의 경우 전문성 추구 차원에서 프로젝트금융1·2·3부로 조직을 세분화해 놨다. PF 외에 대체투자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다.
총괄임원으로는 주용국 IB2사업부 대표(전무)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 전무는 오랜 기간 PF 전문가로 명성을 날려왔다. 부동산 명가로 통하는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석사)과 단국대 부동산대학원(박사)에서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사회생활은 대우그룹 내 시공사로 분류되던 경남기업에서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PF 업무에 발을 들인 건 2006년 현대증권 부동산금융부에 입사하면서다. 미래에셋증권에는 2011년 합류해 투자개발본부장, IB2부문대표를 거쳤다. 올해 초 5총괄·19부문체제를 5사업부·2실·20부문체제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IB2사업부 대표라는 직함을 새로 달았다.
특히 주 전무는 PF 등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수년간 미래에셋증권 내 연봉 톱5자리를 지켜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성과보수 이연지급 예정액으로 보수총액 17억원이 부여됐다. 이는 최현만 회장(51억원), 김성락 부사장(26억원), 김찬일 상무(21억원), 이형락 전무(17억원) 등에 이어 5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다만 올해에는 예전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PF를 포함한 IB부문의 상반기 영업수익이 전년 동기(4633억원) 대비 28.2%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46억원에서 418억원으로 78.5%, 반기순이익은 1355억원에서 348억원으로 74.4% 각각 급감했다.
부동산 PF에 신용공여한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PF 신용공여 규모는 1조1455억원이다. 레고랜드 사태가 발발한 지난해 3분기 시점(1조3571억원)과 비교하면 15.6%감소했다. 이는 업계 전체 감소폭인 9.4%보다 6.3%포인트 상회하는 수준이다.
◇리스크관리부문, 독립적 의사결정 능력 갖춰
PF 신용공여 규모가 감소한 원인으로는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거론된다. 미래에셋증권이 신용공여한 사업장들의 시공사들은 현대건설(AA-)과 현대엔지니어링(AA-), DL이앤씨(AA-), 롯데건설(A+), 포스코이앤씨(A+), 대우건설(A) 등 대부분 A급 이상으로 구성돼 있다. 안정적인 사업 추진에 무게를 둔 셈이다.
신용등급 A 이상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시공능력평가순위가 높은 호반건설, 태영건설 등이 시공사로 참가할 경우 투자 결정을 내렸다. 신용등급과 시평순위 두 요건 다 충족하지 못할 시에는 수도권 지역에 위치해 있는지 등을 살펴봤다. 향후 상환 가능성을 염두한 결정이다.
요건만 충족한다면 우량 딜에도 적극 참여한다. 일레븐건설이 용산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의 본PF를 추진할 당시 메리츠증권, KB국민은행과 함께 주관사로 참여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된다. 해당 사업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원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판매시설, 숙박시설 등을 짓는 게 골자다. 시공사로는 현대건설이 이름을 올렸다.
당시 꾸려진 본PF 규모는 1조3000억원이다. PF 주관사 외에 삼성화재, 수협은행, 새마을금고, 신협중앙회, 신한은행, 신한카드, IBK캐피탈 등 굵직한 금융그룹 계열사들이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현재는 본PF가 조성된 덕분에 오피스텔 '더 파크사이드 스위트'의 분양을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독립성을 갖춘 별도의 리스크 관리 조직을 통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체투자심사본부와 투자자산관리팀으로 두 조직 모두 리스크관리부문 산하에 배치돼 있다.
리스크관리부문장은 이 상무가 이끈다. 이 상무는 레고랜드 사태 여파가 본격 확산된 지난해 11월부터 CRO직을 함께 맡았다. 대체투자심사팀장과 투자심사본부장, 대체투자심사본부장을 거치며 역량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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