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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공기업 재무점검]한국도로공사, 차입 줄이지 못하는 이유③정부 계획상 매년 도로망 확충·개량…물류시설 구축 등 신사업 추진도 부담

고진영 기자공개 2023-10-30 07:33:46

[편집자주]

공기업은 재벌그룹에 못지않은 덩치와 경제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곳이지만 반대로 방만경영, 빚쟁이 시한폭탄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같이 갖고 있다. 효율성보다 공공성이 더 강한 조직인 탓에 민간기업과 같은 궤도에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들의 재무상황은 시장 안정성과도 직결되는 만큼 면밀히 살펴볼 필요도 있다. 규모 면에서 독보적인 대형 공기업들 위주로 재무상태를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4:3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확장과 유지보수를 위해 매년 대규모 자금을 쓴다. 이 탓에 차입 규모가 빠르게 확대 중이지만 정부가 고속도로망을 계속 늘리고 있다 보니 사업비 축소가 쉽지 않은 처지다. 추진 중인 신사업도 자금조달 부담을 더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국내 고속도로 가운데 일부 민자노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간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고속도로 노선이 43개(4949km)인데 한국도로공사가 35개 노선, 수탁구간 159km 포함해 4238km를 운영한다. 또 균형발전과 정체 노선 개선 등을 위한 정부 계획에 따라 고속도로망을 계속해서 확충 중이다.

올해 역시 총 사업비로 7조6898억원을 예정해 두고 있다. 사업비 가운데 고속도로 건설과 시설개량 투자에 배정된 예산이 각각 3조6830억원, 1조2092억원 등 4조8922억원가량이다. 이중 상반기까지 이미 2조8000억원 정도를 사용했다. 하반기 지출을 줄여야 예산을 맞출 수 있다는 뜻이다. 나머지 예산은 도로관리사업(1조3429억원)과 휴게시설운영(4541억원), 민자노선 통행요금 인하(4310억원) 등에 쓰인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9조원 넘는 돈을 총 사업비로 썼는데 올해는 예산을 낮춰 잡았다. 정부가 해마다 조단위 출자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 순차입금이 32조원까지 확대된 만큼 지출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고속도로 건설과 시설계량 및 유지 등에 연평균 8조5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인 데다, 신사업 발굴까지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추가적인 차입 확대를 피하기 어렵다.

한국도로공사는 현재 5대 미래 신성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속도로를 활용해 환승 시설을 구축하는 복합환승 모빌리티 서비스 △스마트 물류네트워크 구축사업 △지하고속도로 및 상부개발 △도로운영 투자·중심 해외사업 △빅데이터 기반 마스(MaaS, 서비스로서의 이동수단) 플랫폼 구축 등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하고속도로 개발은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에 반영됐으며 이 노선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절차를 밟는다. 경인(인천-서울), 경부(용인-서울), 수도권제1순환 (구리-성남), 영동(용인-과천) 등 4개 노선이고 사업비는 1조3000억원가량을 계획하고 있다.


또 도로운영 해외사업의 경우 성장이 예상되는 해외건설시장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한국도로공사는 사업관리나 시공감리 등 컨설팅을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해왔다. 하지만 통상 컨설팅 부문이 건설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8%에 불과하고 도로공사의 역할도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수주규모 확대를 위해 도로운영, 유지관리 분야를 중점 사업영역으로 해외사업 전략을 조정한 상태다.

지난해엔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 운영유지관리(O&M) 사업을 정부간 협력 방식의 수의계약 형태로 수주하기도 했다. 1005억원 규모다. 관리인원 480명이 투입돼 한국도로공사가 요금징수, 도로 구조물 유지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파드마대교와 연결되는 1040억원 규모의 N8 고속도로 운영 및 유지관리사업도 연속으로 따내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 스마트 물류네트워크 구축은 유휴부지에 물류시설을 공급하고 교통·물류 결절지에 광역거점 물류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도시거점 물류시설의 경우 유휴부지를 활용해 기흥, 여주, 하남교산 등에 6개소, 고속도로 자산을 활용해 15개소, 신규 부지개발을 통해 4개소 등 25개소를 2026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또 광역거점 물류시설은 수도권 2개소, 지방 5개소 등 7개소를 2030년까지 건설한다. 유휴부지가 있지만 신규부지 확보도 필요하기 때문에 대규모 사업비 소요가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한국도로공사의 차입금의존도가 42%를 넘는데 앞으로도 외부 차입에 기대는 현금흐름이 예상되는 배경이다. 해외사업을 확대할 계획인 만큼 외환 조달과 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도 재무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이슈로 지목된다. 2022년 말 기준 한국도로공사의 전체 사채(31조1335억원) 가운데 해외채는 3조5335억원 뿐이었고 대부분 원화채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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